홈리스는 집없는 사람을 말한다.
집없는 사람도 종류가 여럿이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쉼터에서 재활교육 받고 홈리스 생활을 청산하고 금방 자립하는 사람도 있고, 이 쉼터 저 쉼터 전전하면서 자립할 생각은 없이 홈리스 생활을 즐기는 듯한 사람도 있고, 그 마저도 싫어서 길거리에서 구걸하면서 잠도 길바닥에서 자는 사람이 있다.
우리 식당자리 근처에는 홈리스 쉼터가 여러곳이란다.
임대계약을 하기 전에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홈리스 쉼터가 근처에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군소 자선단체에서 운영하는 홈리스 쉼터가 그리 많이 산재하여 있는 것은 미처 몰랐다.
거짓말을 더하면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 모두가 홈리스이고 거짓말을 빼면 반을 좀 넘는다.
철없던 여고 시절 내 꿈 중의 하나는 거지가 되는 것이었다.
예절, 관습, 권위…이런 것들로 부터 자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거지가 되면 그런 것 무시하고 살아도 되는 줄 알았던 것이다.
물론 철없던 한 때의 꿈으로 그쳤지만 , 거지를 보는 내 시각은 다른 사람보다 조금 너그럽다고 할 수도 있고 친근감까지 느낀다고 할 수도 있었다.
아이들을 키울 때도 거지를 만나거든 적선하는 일에 야박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평생 거지에게 적선하는 돈을 다 합한들 까짓 얼마나 되겠느냐고 그런 일에 망설이지 말라고 했다.
어리석고 철없는 생각이었다.
적어도 홈리스로 인해 버려진 땅이었던 그곳에 꽃밭을 만들기 전까진 그랬다.
꽃밭을 만드는 것이 땅파고 거름주고 꽃심고 물주고…이렇게 생각했었다.
안이하고 낭만적인 생각임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름 한낮이면 섭씨 사십도를 오르내리는 텍사스의 불볕더위와 가뭄, 예상치 못했던 복병이었지만 참고 극복할 만 하였다.
한낮의 더위를 피해 아침 저녁으로 꽃을 가꾸고 물을 주면 된다.
살인개미라고까지 불리는 텍사스의 불개미, 이것은 불볕더위와 가뭄보다 좀 더 강한 놈이다.
허리 잘록하고 윤이 자르르 흐르는 까만 옷을 입은 멋쟁이 왕개미에 익숙한 나는 개미는 귀여운 곤충 쯤으로 알고 있었다.
불개미에 물려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저 먼나라 이야기로 들렸다.
그런데 실제 물려보니 얼마나 따끔따끔하고 화끈화끈한지 미치고 팔딱 뛰겠다.
진물이 나도록 박박 긁으면 좀 나은데 잠시 후 또 가렵기 시작한다.
가려움이 어느땐 한 달도 가고 두 달도 간다.
바지 속으로 기어들어가 허벅지를 타고 팬티 속까지 침범한 놈이라도 있는 날은 정말이지 얼마나 짜증이 나는지 엉엉 울고 싶다.
자칫 개미집을 건드린 것을 모르고 있다 집중공격을 당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