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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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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수기-8


BY 낸시 2008-12-18

이민수기-8

 

쉽지 않았어.

꽃과 나무를 사다 심으면 자꾸 뽑아가.

정원은 꽃과 나무가 어우러져야 그럴 보이는데 나무는 값이 만만치 않잖아.

거금을 들여 심은 나무들이 다음 날이면 그루씩 뽑혀 나가고 없는 거야.

시커멓게 들어난 구덩이를 보면, 가슴이 덜컥하고 눈물이 핑돌아.

이를 악물어 보지만 아까운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

정원을 만들 때는, 여기에 이러이러한 나무를 심고, 저기에 이러이러한 꽃을 심고, 나무와 꽃의 크기도 고려하고 색깔도 고려해서 정하지.

사람으로 말하면 나무는 뼈대같고 풀꽃들은 같은 것인데,  나무들을 쑥쑥뽑아가니, 내눈에 보이는 정원은 엉망으로 뼈대가 흐트러진 사람을 보는 같아.

 

보수가 진행 중인 건물 안에 의자를 들여놓고 밤새워 지켰지.

키가 크고 시꺼먼 하나가 시커먼 쓰레기 봉투를 들러매고 나타났어.

의심스러운데 건물 벽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

보이는 곳으로 위치를 옮겨보려는데 남편이 튀어나가.

놈은 쏜살같이 달아나고.

겁이 덜컥 , 저러다 후미진 곳에서 놈이 남편을 해칠 것만 같아 따라 뛰었지.

여보, 돌아 ! 여보, 제발 그만 돌아와!…

남편도 놈도 보이지 않고, 무서움에 달달 떨며 남편을 애타게 불렀지.

행여 남편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줄 알고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어.

도둑놈을 따라 잡을 수는 없었겠지, 한참 만에 남편이 터덜터덜 돌아왔어.

얼마나 반갑던지. 싸우고 안살고 싶을 순간을 떠올려야지했다니까.

전에 남편 미워하고 욕하고 안살겠다고 것들 그저 앙탈에 불과했다는 것을 절로 알겠더라고.

오밤중에 남의 나라 도시에서 우리 부부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살펴보니 사이에 놈은 나무를 그루나 슬쩍 했어.

금방 사다 심은 나무라 슬쩍 당기기만 해도 뽑히긴 하지만 정말 재빠른 놈이야.

하긴 그러니 도둑질도 하겠지.

도둑이 하는 짓을 보니 우리도 방법이 생각 나서 쇠줄을 사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묶었지.

하나를 뽑으면 줄줄이 딸려나가 그리 쉽게 쓰레기봉투에 주어담지 못하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괜찮은 방법이었나봐.

다음날 보니 뽑힌 나무가 자리에 그냥 놓여있더라고.

다시 심어두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다음에 보니 쇠줄을 풀고 뽑아 갔어.

바로 건너에  경찰본부가 있고 법원도 있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어.

하지만 속상한 마음에 경찰서를 찾아가서 꽃나무 도둑 잡아 달라고 울었어.

, 나도 알아, 그런 아니라도 경찰이 얼마나 바쁘겠어.

날더러 이상한 아줌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