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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카페


BY 올리비아 2008-12-17

다사다난했다..올해는...

늘 잉꼬부부같았던 영희(올케)가
갑자기 철수(오빠)랑 이혼하겠다고 하질 않나..

 

부부싸움하며 늘 시끄럽게 살던 동생부부.
뜻하지않게 제부가 세상을 떠나질 않나..

 

그러고보면 부부가 자의건 타의건
함께 영원하기가 참으로 어려운일인가보다.

 

며칠 전 모처럼 대전에서

세자매와 올케언니가 뭉쳤다.

 

자.. 일년에 한번하는 숙제 해야지?
흠...어디가 좋을까?

대학가에 카페로 가볼까나?
그래 울 아들이 거기 가봤는데 잘 맞힌다더라..

 

얼만디?
만원쯤 할걸..
가자!!

 

\"그깟거 돈아깝게 뭐땀시 가는겨!\"
순간 우리의 양여사(엄니) 엿듣고는 끼어든다.

 

\"길순아 이 기집애야 말좀 작게하지 엄마 들었잖여\"

\"엄마 걱정마 안가~~\"

 

\" 에구~나도 소싯적에 가보긴 했었는디..
야 늙어보니 다 소용없드라·~~~\"

 

\"칫 ~엄마도 다 가봐놓곤 우리보고 가지말래~\"

 

\"허긴.. 너희들때 점 보러다니는게 재밌을때긴하지~

그것도 다 한때다~\"

 

캬~ 역시 우리가 안 간다해도 갈줄 아는
우리의 현명하신 양여사.. 아니 양도사..멋져부러.

 

진짜 점쟁이가 바로 옆에 있건만
우리 네여자들 바로 차에 몰려타서는
대학가에 소문난 사주카페를 두리번거리며 찾아
카페에 들어간 순간...

 

캬~간판은 분명 카페인데

분위기는 완전 다방분위기 아닌가~

구수한 커피향과 함께
아날로그틱 허니...

이게 얼마만에 맡아보는

올드한 분위기란 말인가...

 

익숙한 이 분위기..
순간 예전에 미팅다니느라

발바닥에 땀흘렸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언니야~그때 나 진짜 여러사람 쥑여줬다..ㅡ,-
근디 언니는 단한번 첫미팅때 오빠만나서

결혼까지 했으니참말루 억울하겠어..ㅋㅋㅋ\"

 

\"마쟈 ~우리 미팅할때 각자 소지품꺼내서
파트너 정하기 그런거도 했었잖아..
넌 그때 뭐 내놓았니?\"

 

\"난 아카시아껌..그 껌잡은 놈

그날 운수대통했잖여.캬캬캬\"^^

 

\"칫~지금의 언니보면

그 껌 안잡은 넘이 운수대통한걸걸..\"

 

하여간 길순이 저 가스나
업된 분위기 초치는데 선수다.

 

그나저나 사주보는 사람들이 왜케 많은겨~
카페벽을 바라보니 방송3사에 나간 자료들로

벽면을 가득 채워 있었다.

그 사진속의 주인공을 선택하려고 하자

그분은 오늘 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카페를 둘러보니 각테이블에 노트북을 펼치고
열심히 사주를 봐주는 여러사람들을 둘러 보면서
오히려 우리가 점을 치기 시작하는데...

 

저 여자는 어떨까?
음..왠지 눈치로 보는거 같은데...

저 남자는 어떨까?
흠..글쎄...

 

의심많은 우리..

 

\"대학가에서 젊은애들 대충 눈치로
애인문제 결혼문제나 얘기해주는건 아니겠지?\"

 

\"설마.. 그럼 티브에 까지 나오겠냐 \"

 

-부디 돈만원이 헛돈되지 않게 하소서..-

 

\"그럼 내가 먼저 볼께!!\"

올해 가장 풍파가 심한 길순이가 말을 꺼낸다.

\"올해 남편이 죽었는데 그거 못맞히면 다들 볼것없어!\"

 

하여간 가스나 지입으로 화끈하게 말허네..쩝
그려그려...그러자.

 

우리도 화끈하게 대답해주고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의  순서를 기다리는데..

 

잠시 후 그 남자가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꼼꼼한 성격을 가진듯한 젊은남자가
노트북을 펼치더니만 우리 네여자들을

휙~둘러보더니 누가 볼거냐고 묻는다,

 

우린 계획대로 길순이의 사주를 먼저 불러주었다.

컴퓨터를 조물락조물락 거리더니 잠시 후..

그 남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데..

 

올해 혼자될 운명이라고 한다.

 

허거걱 ..

우린..

.

.

 

생년월일만 말했을 이고..

 

그 남자의 말에 순간

놀랐을 이고

 

맥박수만...

빨라졌을 이다.

 

\"아..네... 그렇게 되었어요..\"


동생의 대답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가는 사이에 길순이를 제외한 세여자들

 

서로서로 두툼한 엉덩이

마구 꼬집으며 귓가에 속삭인다.

 

\"다음 순서 나다..\"
\"아녀.. 나여...\"

 

혹시나싶어 그 남자의 컴퓨터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나도 예전에 문화센타에서

역학 3개월 다닌적이 있어서
옆에서 슬쩍 바라보았지만

방식이 달라서 그런지 도통 모르겠다.

 

잠시후..

 내 생년월일을 불러주니

그 남자가 하는 말..

\"재주가 참 많네요..\"

 

\"마쟈요 울언니 못하는게 없어요
그림,노래,글쓰는거..참 언니 요즘 춤도 배우지?\"

 

(참나..누가들으면 기생입문 하는줄 알겠네..)

 

\"춤이 모여 무용이지 가스나야.\"
\"무용이나 춤이나뭐 그게그거지..췻\"
\"왕년에 에어로빅강사까지 한가스나가 말하는 폼새하고는..\"

 

\"근데 끈기가 없네요.\"

 

헉..
순간 세여자들 동시에 박장대소하며 하는 말

\"맞아요맞아!! 울언니 끈기 진짜 없떠여~캬캬.\"
\"-,-;.\"

 

한가지일을 꾸준히 해보세요 그럼 성공할겁니다.
뭐를 한다냐 이왕이면 돈도 왕창 벌면 좋을텐데...

 

\"제가요 공인중개사증이 있는데
부동산사무실을 차리면 어떨까요..

나하고 맞을까요?\"

 

잘 맞는단다..
하지만 시기가 지금은 아니라고..
(속으로 말했다 그건 저도 알거든요.-,-)

 

하여간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하세요..

 

\"에라이..나 걍 춤만 계속 출껴..
너희들 일 잘 안풀리면 나한테 와

내가 살풀히 한판 춰줄테니깐.
살풀이 한번 출때만다 돈줘야해..알찌?\"

 

그렇게 내 순서를 마치고 막내동생하고
언니사주를 보는데 유난스럽게 자주 나오는 말..

 

요즘 세상이 그런건지 어쩐건지
이혼수..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


문제는 이혼이야기를 들어도

듣는사람도 썩그리 기분나빠하거나
놀라지 않는다는 거다.

 

성격 무쟈게 집요한 막내동생에게도
이혼이야기라는 말이 나오자 순간
가수 민해경 눈을 꼭 빼닮은 동생의 눈이
눈밖으로 더 튀어나오더니만

 

왠지 반기는듯한 이상야릇한

표정으로 나직하게 묻는데...

 

\"저기요... 혹시 제가 이혼하면..

어떤남자를 만나게되나요?\"

 

이런 미친~

옆에서 지켜보던 세여자들
점쟁이보다 더 빠르고 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속사포같이 마구 쏘아부친다.

 

\"야!!지금 너 신랑같은 남편이 어딨다고 헛소리여~
너같이 피곤한 성격 다 받아주지.
집안일 잘해줘 애들 잘봐줘!
너 그런 소리하믄 벌받아 이것아!
너같이 게으르고 피곤한 성격 다 받아주는 남자는
너 남편말고는 이 세상에 없는줄만 알어!
하여간 넌 이혼하면 무조건 너만 손해인줄만 알어.
글구 이제와서 지금 너가 남자를 다시 만나면
헌남자 만나지 새남자 만날거 같으냐!~~&%$@&#\"

 

막가파 세여자들의 혹독하고 엽기적인 대화에
사주쟁이 남자도 박장대소하고 웃는다.

 

이혼이라해서 이혼을 꼭 한다는게 아니고
부부사이가 그해에 유독 안좋을수 있으니
그걸 미리 알고 잘 극복하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하여간 올케언니와 난
철없는 두동생들 정리해주느라

진땀 꽤나 뺐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께

새집달라는 말은 있어도

 

헌남편 주고

새남편 받는법은 없는거다..

 

에휴~~~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한해..

 

사주카페에서 네여자들
쫑파티하듯 커피한잔에 잠시 시름잊고
이렇게 웃으며 한해를 마무리를 하고 돌아왔다.

 

어쨌든 올해도 어느덧 다가버리고
열흘정도 남은 이 싯점에

 

새해를 맞이해서
바라는게 뭐냐고 묻는다면...

 

난...

 

 

새 남편이고...

새집이고

 

다.. 구찮을뿐이고...

 

먹고사는게 힘 안 들면

좋을 뿐이고...

 

가족 모두 건강하면

그저 좋을 뿐이다...^^

 

ㅎㅎㅎㅎ

여러분들도 올해
안좋은 추억일랑

하루빨리 모두모두 잊어버리시고
새해에는 좀더 좋은 모습이길 바라봅니다..

 

에구...
그나저나   이년(年)이 가면
저놈이 오면 좋으련만

계속 년만 오고 있으니
놈 만나긴 다 글러버린거 같구먼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