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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81

퇴화되지 않도록


BY 쇼코 2008-12-17

소개팅 남자를 만난곳은 개업한지 얼마안된 샤브샤브집 ..

들어서자 마자 창가에 놓여진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는 남자가

번쩍 손을들었다.

가게에 있는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큰소리로

쇼코의 이름을  불렀다.

살짝 붉어진 쇼코의 빰을 적셔준 차가운 얼음이 담긴 물잔이

테이블 위에서 땀을 만들어 질때까지 그들은 앉아서 이야기를 했다.

그때 누군가 열어놓은 창문 너머로 밖의 소리가 들려왔다.

쇼코는  희미한 매미소리를 들은 듯했다.

초여름이다

쇼코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

앞에 앉아있는 남자는 목이 마른 듯 물잔을 큰소리를 내며 비워냈다.

쇼코는 남자가 여름 이미지를 가지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쇼코는 계절이 바뀌는 걸 좋아한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계절의 추이를 즐기며

으레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겨울이 되면 잠도 많이 자고 가을에는 많이 먹고

사실 여러가지 이유를 대면서

모든 계절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닌다.

쇼코는 여름을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초여름을 ...

올해  태어난 매미가 나무그늘 아래서 맴맴 울어대기 직전...

아침마다 긴팔과 반팔사이에서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는 계절..

초록의 신록들 사이로 따뜻하게 비쳐주는 햇살...

가을이 독서의 게절이라면 연애의 계절이 여름이라고

쇼코는 자신있게 주장한다.

그래서 그녀는 여름을 맞이하여 남자를 만나고 있다.

 

남자는 여름남자였다.

살짝 그을린 팔..피부위로 굵은 혈관들이 국도처럼 구불구불 내려오는 것을 한참 보고 있을때

쇼코는

이 남자와 사귀게 될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에게 비칠까봐

얼른 생각을 삼키듯 물잔에 물을 마셨다.

그와 함께 식당을 나오자 환한 햇살이

주인공을 비추는 조명처럼 우릴 비췄다

마주 보고 웃었다. 

정말 여름은 사랑하고 싶은 계절이다.

 

결혼전에 쓴 일기 였는데

결혼하고 나서 이 글을 읽고 있으니 드는 생각이 있다.

 

이제는 신랑외의 새로운 사람에게서 어떤 감정이  눈뜨는

이런 순간이 자연스럽지 않을꺼란 생각이 들어서

조금은 속상하다.

결혼은 나로써만 살수 없게 한다.

한 남자의 아내이고. 아이의 엄마로써 역할때문에

여자인 나로써의 감성은 퇴화되는것 같다.

안쓰면 없어지거나 기능이 축소되는

이를 테면 심해의 물고기의 눈. 날지 못하는 닭의 날개처럼

 

뜨거운 감성의 에너지는 한정되어있어서

다른 많은 역할들로 쓰이고 나면 바닥나 버려서

이런 감성에 빠지는 일은 드물거다.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지키는 대자연의 순리면에서

지극히 온당하고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에너지 법칙이

오늘은 슬프다.

여자로써의 말랑말랑한 감성이 퇴화되어버릴까봐..

어느 날 .야생의 닭이 뜰에 갇히는 날 

힘찬 날개짓을 했던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맘껏 사랑하던 능력을 잃지 않도록..

한번씩 써봐야겠다.

남편을 ...

좀더 따스한 눈길로 대해야겟다.

 

 

 

 

\"다이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