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칼국수를 먹을까? 아님 밥을 먹을까?
라고 신랑에게 묻는다... 남편은 그냥 반 반이란다
어쩜 그런 생각도 나랑 같을까? 나도 그냥 반반인데..
그래? 그럼 강원아줌마가 결정한다.. 팥고구마 칼국수야 오늘 저녁메뉴는..
먼저 카드 포인트 점수로 신청하여 받은 키친아트 냄비에 물을 부어 가스불에 올린다..
이십년 가까이사용한 냄비도 버리지 못하고 커무튀튀한 냄비가 많은 강원아줌마는
그릇욕심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그래도 공짜로 받은 반짝 반짝한 새 스텐냄비에 마음이 흐믓하다..
그다음 반고구마 두개를 송송 썰어서 냄비에 넣고,
하루정도 불려서 삶아놓은 아주 실하고 통통한 팥을 냄비에 같이 넣고 펄펄 끓인다
그러면 팥색 물이되고 팥이 이리저리 통통 떠다니게 된다.
어느정도 끓은 후 고구마를 먹어봐서 어느정도 익어가면 물국수를 이인분 넣는다..
물국수는 새로나온 오곡칼국수가 짜지도 않고 맛있다.. 좀 비싸긴 하지만.
펄펄 오분정도 끓여서 국수가 풀어지지 않을 정도 되면 아무 양념 필요없이 약간의 소금간만 하면 된다..
결혼 후 시어머니표 팥 칼국수를 남편은 즐겨먹었고 서울댁인 나는 첨으로 팥칼국수라는 것을 먹어보았다.
팥을 불리고 삶아서 으깨야 하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그걸 보고 배워서 내가 가끔 해주었는데. 그게 점점 나도 맛있어진다..
강원아줌마가 개발한 팥 고구마 칼국수는 팥을 부수지 않고 팥알 그대로라 하니 간편하다.
팥알과 고구마를 건져먹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달콤한 고구마와 팥과 쫄깃한 칼국수맛의 조화라니...
남편도 엄마표보다 강원아줌마의 고구마 국수를 더 좋아하니 남편은 완존 나의 포로가 되었다..ㅎㅎ 통쾌하게
이참에 팥고구마 국수 장사로 나서볼까보다..
칼국수를 덜어서 같이 먹으면서 오늘 읽은 도라지님의 수필이야기를 남편에게 최대한 잼있게 이야기 해준다..
여보.. 글쎄 ..운교동성당이 어떠고.. 춘천..자취방.. 만두.. 누런 봉지의 쌀..
김치와 콩장이야기...
너무 맛있어서 김치와 밥을 맛나게 먹는 동생과.. 맛없는 콩장만 집어먹던 언니가..
\"이 포시라운 년아..너도 콩먹어\" 라고 했데...
하하하...남편은 국수를 먹다말고 큰소리로 웃었다.
남편은 언제나 친구들과 전화하거나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하하하..하고 큰소리로 웃는다..
나도 덩달아 잼있어서 하하하 웃는다..
(이런 원래 자기말에 웃으면 프로가 아닌데..심각모드로 하려고 했으나 실패했음)
자기 ! \'포시라운\'이 무슨 뜻인줄 알아? 라고 했더니 첨듣는 말이라고 한다..
열심히 포시라운 에 대하여 나름대로 국어교육을 시켜주었다..
춘천에 첨와서 이층에 세들어 살 때에 아래층 주인집 아주머니가 우리남편의 큰소리로 하하하 하고 웃는 웃음소리가
가끔 들려서 듣기좋았다고 이사가던 날 말해줬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오늘 남편의 듣기 좋다던 하하하 호탕한 웃음을 이끌어냈고 포시라운이라는 이쁜 말도 배웠으니 웬지 뿌듯한 날이다..
오늘 자원봉사 간 곳에서 포시라운의 말뜻을 아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경상도 사람들은 쓰는 말이라고 하시면서 \" 사치스러운, 공주과같은..\" 등등의 나쁜 소리라고 설명해주시더라구요..
\'포시라운 년\'이라고 소리를 들어도 말의 어감이 이뻐서 그리 노엽거나 서운 할 것같지 않다..
적당히 사치스럽고 나를 위해 공주과 같이..
강원아줌마도 \'포시라운 년\'이 되어볼까나..
맛난 팥고구마 칼국수를 한냄비 비운 전 넘 배가 불러서 글쓰러 에세이 방에 왔고
남편은 배 꺼트리러 운동나갔네요.. 전 추울때 산책했더니 다리에 두드러기가 나서..
마음만 남편과 함께 가고 집에서 자전거 운동합니다..
추운데 나가면 두드러기 나려고 다리와 엉덩이가 간질간질한 ,,, 전 포시라운 년 맞지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