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부처님 오시는 날 다음날 인가 싶다.
이혼한 전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아이들을 보여주겠노라고...
깜짝 놀랬다.
3년 만의 통화....잊을 만 하면 하는 전화 였지만 이번은 왠지
느낌이 달랐다.
기대에 부푼 난 전남편의 얘기를 들으며
우리 둘 울고 말았다.
혼인 신고 안하고 3년 같이 살던 여자가
집을 나갔단다. 전세집도 여자 앞으로 되어있고,
천오백이 들어있는 통장을 들고 연락도 없이 나갔단다.
나가기전 남자가 있는듯 했단다. 사기를 당한것 같다며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안됐다 싶기도 하고 해서 몇일 동안 연락을 해왔다.
다시 자기가 연락한 건
중1이 된 딸 때문이란다.
사춘기도 되고 보니, 엄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고,
친모 자리를 무시할 수 없었단다.
여름 방학때 애들을 데리고 내가 사는 곳으로 오겠다고 하기에
애들만 놓고 혼자 올라가 있어라 했다.
그럼 일주일이나 열흘 뒤에 내가 전주로 애들 데리고 올라 가겠다 하니
노발대발이였다.
자기가 애들만 데려다 주는 사람이냐며...
애들 아빠 대로라면 애들과 같이 내려와서 있는 동안 넷이 같이
지내겠다는 거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집에서....
그럼 내가 그 인간이랑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해야 한다는 거였다.
딴 년이랑 3년을 살다가 헤어진지 겨우 한달도 안된 그럼 남자랑
애들과 함께라는 이유로 같이 있어야 한다는게 소름이 끼쳤다.
내가 이상한건지...주위 사람들에게 의논을 해봤다.
당연한거란다. 여자는 남자랑 달라서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살닿는게 아니라도 소름 끼칠수 있다고
아직 그 많은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기에...
말로는 용서가 다 되었다 하더라도....
3년만에 딸이랑 매일이다 시피 통화를 했다.
너희들하고만 있고 싶어 아빠에게 너희들 놓고만 가라고 했더니.
욕을 하고 난리가 났다고 하니,
엄마가 좀 참고, 아빠를 달래지 그랬다고 한다.
딸의 말에 서운하기도 했고,
엄마보고 싶은 간절한 딸의 마음을 다 읽어 내지 못한 내 자신의
가벼움에 화가 났다..
내가 이상한가?
결국은 전 남편은
해선 안될 짓을 하고 말았다.
애들 얼굴조차 목소리 조차 듣지 못한 여름방학이 지나고
추석전에, 어느 날 저녁에
음성 메세지가 두 개 날라왔다.
울먹거리며 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줌마. 두번 다시 전화 하지 마세요. 보고 싶지도 않으니 전화하지마세요.\"
또 하나는 아들의 목소리 였다.
\"도대체 왜 아빠 욕하고 다녀.
우리들 버리고 나갔음 그냥 살면되지. 왜 전화 하고 난리야.
자꾸 그럼 인간 쓰레기 만도 못한거야\"
이런!!!!
이게 무슨 개 뼈다귀 뜯는 소린인지.
친구한테 음성을 들려줬더니
같이 부둥켜 안고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였다.
10년지기 친구가.
이런 사람하고 네가 결혼생활 했다는게 믿기지기 않는단다.
어떻게 애들을 시켜 이런말을 남길수 있냐고...
안그래도 어린 아들은 5살 부터 아빠한테 세뇌를 받고 자라,
엄마 라는 존재를 자식을 버린 못땐 엄마로 알고 앙심을 품은지라
더 가슴이 아픈데 말이다.
딸은 울먹이면서 남긴 음성이...
어쩔수 없었다는 마음이 묻어났다.
그래....내가 모르겠니 니네 아빠라는 사람을...
암 알고 말고...괜찮아 이현아...
오죽하면 니가 그런 음성을 남겼겠니...
그래도 커가는 아이들한테 무거운 짐을 얹힌 그 인간은
용서가 안되는구나..
문자를 남겼다....니가 애들 아빠맞냐구...어찌 그런걸 시키냐고...
시킨게 아니라 지네들이 한거란다.
지 핸드폰으로???
나참....콩으로 메주 쑨다해도 안믿는 인간
그 인간의 말을 믿으라고...
내가 애들을 몰라? 모르지...아들은 니가 세뇌를 시켰으니
니밖에 모르니 충분히 그럴수 있다 하더라고..
이현이는 아니다. 왜냐면 걘 그동안 나랑 통화 하면서 한말이 있거든
도저히 인간으로서 이해가 안가는 놈이였다.
귀신이 씌였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긴 그 인간이 정말 애들 생각해서 나한테 다시 전화했겠어.
통화되고 3번째 통화했던날.
5학년 아들놈이 공부를 너무 잘해서 영재들만 간다는 모 중학교에 보내라는
학교샘 추천으로 보낼거라면서 입학금만 삼백이니 사백이니
내뱉은 인간이였다.
주위에선 다시 혼자 애들 키울려고 하니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너한테 도움 받을려고 하는거란다.
사실 애들 교육 같이 시킬수 도 있다.
하지만, 나랑 다시 어찌 해볼거라면서 속을 숨긴채,
넝구렁이 마냥 애들을 앞세워 뭐라하면서 서두르는게 너무 휜히 보였다.
그래 모든게 다 그럴수 있다 친다해도,
애들을 시켜 차마 글도 다 남길 수 없는 말들을
음성을 남기는 악마 같은 놈을 어찌 용서 할수 있냐구...
그래...살아보니, 너 뜻대로 되는게 없겠지..
있을때 좀 잘하지...
주위언니들은 애들을 잊어란다.
그런 애비 밑에 자란 애들 잘 자라도...나에 대한 불신땜에
편한 사이 되긴 글렀단다.
돈만 벌어란다.
돈이라도 있어야 나중에 늙어서 봐도 무시 못한단다...
정말 그럴까...
하긴...요즘은 돈이 효도 하고 친구도 돈이 있어야 붙고 그런다고들은 하지만...
하지만, 우리 애들은 편부가정애들 비해
착하고 밝다고들 하는데....
크면 왜 집을 나와야만 했는지....이 엄마를 이해 할거라는
한줄기 빛같은 희망은 있는데...
음성 남기기전...매일 오다시피 한 딸애 전화가 석달째 오지를 않는다.
상처를 많이 받았을텐데...
조성민 보다 더 나쁜 놈이 우리 애들 아빠인것 같다.
내가 그런 놈하고 7년을 살았다는 자체가 수치스럽다.
어휴...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아프다...
(오랜만에 와서...좋은 글은 못남기고...훗...죄송해요...^^이젠 자주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