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삼월이 오면 나는 우울증에 시달린다 남들은 찬란한 봄이라 마음이 들떠는데............ 짝궁 친구가 맛난것 사준다고 전화 해도 짜증을 내고 직장동료가 농담을 해도 짜증을 낸다 십 오년전 삼월 어느 날 나는 빈몸으로 집을 나서야 했다 며칠째 술에 절어진 남편이라 사람에게 폭행과 폭언에 시달이다 못해 오직 그 자리을 비켜나는 방법으로 택한게 가출이였다 그로서 27년의 혼인생활이 막을 내린 셈이다 술만 먹지 않으면 세상 법없이도 사는 사람 아무리 어려워도 누구에게도 손내밀지 않고 제 처자식 먹여살리려고 온갓 굿은일 마다 않고 열심히 사는 그런 사람인데 ........... 빈털털이로 집을 나선 나는 무작정 서울로 향해 기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에 살고 있던 친구는 나를 보며 나 보다 더 서럽게 울어주었고 옷이며 밥이며 챙겨 주면서 맘 편하게 한 동안 머물러 있으라고 했지만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친구집에서 오래 있을 수가 없서서 친정 언니에게 도움을 청해 지하 단칸 셋방을 얻어서 이불 한 채 냄비하나 수저 한 벌로 홀로서기을 시작했다 배운것도 가진것도 없는 서울 생활은 지옥이었다 몸으로 하는 일은 무엇이던 하면서 살아온 세월이 너무 분하고 억울해 뜬눈으로 밤을 세우며 밤마다 그 사람을 죽이고 나 또한 이 더러운 세상을 떠나기를 갈망했다 세월은 말없이 흘러가고 1997년도 어느 사찰에서 진행하는 봉사단체에 가입해서 봉사을 시작하면서 내 인생관도 달라져 갔다 나 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 있다는걸 새삼 깨닫게 된거다 자원봉사는 1988년도 부터 대구에서 시작 했지만 그 때는 느끼지 못한 더 절실함이 내게 닥아왔다 봉사활동을 통해서 좋은 벗들도 사귀고 부처님 법을 배우며 그 사람을 용서 하게 되고 자식들을 원망을 하지 않게 되었다 호사다마라고 할까 서울 생활이 자리 잡힐 무렴 1999년 가을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병마가 찾아왔다 구안와사 학명으론 안면 근육 마비증 몸뚱이 하나로 살아가는 내게는 천형이 따로 없었다 당장 호구지책이 망망 하지만 친정 형제에겐 손을 벌리지 못했다 자식들은 제 아비편이 되어 소식을 끊고 지내고 멀리 있는 자식보다 이웃 사촌이란 말대로 봉사을 함께 했던 친구와. 짝궁친구가 번갈라 가며 밑반찬을 해다주고 위로금도 주며 용기을 잃지 말라는 위로하는말에 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한 번 찾아온 병마는 쉬 떠날 생각도 안하고 한 달을 집안에 들어 앉아 있어서니 통장이 딱한 사정을 알고 수급자로 추천을 해주었다 내 인생은 다시 처참한 길거리표 인생이 되었다 동내 골목마다 쌓인 쓰레기을 치우는 작업을 하며 생계비을 받아야 하는 서러운 생활 이 뇬 팔자는 왜이리 박복한지 가난한 부모님의 막내딸로 테어나 초등학교을 겨우 졸업하고 상급학교 진학은 꿈도 못꾸고 어린 나이에 주린배를 움켜쥐고 공녀로 남의집 부엌살이로 일 하며서도 공부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했다 그렇게 세월은 가도 가난은 내 손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아 혼인 생활도 가난의 연속이였다 첫 출산을 하고 쌀이 없어 보리밥을 미역국에 말아 먹어며 얼마나 울었던지 눈물국이 되었다 밥이라도 제때 먹을 만하니 또 사업을 한답시고 다니다 실패해서 막내을 낳을 땐 보리밥 조차 먹기 어려웠다 끝없는 고생속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남매을 대학 까지 보내고 막내을 결혼 시켜서 손녀을 보아도 그 못된 술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술 주정은 여전 했다 아이들이 어려서는 아이들 때문에 참았지만 이제 다 성인이 되어서니 엄마을 이해하리라 생각햇는데 자식들은 아비편을 들어주며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찾아서 떠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힘들게 살면서 홀로서기 한걸 한번도 후회 한적은 없다 일과 공부을 병행하면 중등과정도 수료하고 봉사도 열심히 하고 취미생활도 마음껏 했다 늦은 나이에 인터넷을 배워서 온라인 친구을 오프라인으로도 만난다 돌아보면 내생에 공부하던 시절이 젤 행복 했다고 말하고 싶다 영어단어 하나씩 알아갈때 마다 얼마나 나 자신이 대견 하던지 조금 욕심을 낸다면 다시 공부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건 꿈으로 간직 해야 할것 같다 아직도 내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일이 있고 나을 아껴주는 동료가 있어서 행복하고 사춘기 시절 사고뭉치로 속을 썩이던 막내가 자칭 효녀가 되어서 이 에미을 챙겨주어서 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