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오늘은 제가 태어난 날이랍니다.
학창 시절, 이날이 되면 전교생들이 운동장에 모여서 조회를 했지요.
사람 민망하게...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라고 이렇게까지...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 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 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 공영 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 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고, 경애와 신의에 뿌리박은 상부 상조의 전통을 이어 받아, 명랑하고 따뜻한 협동 정신을 북돋운다. 우리의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며,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 과 의무를 다하여 스스로 국가 건설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국민 정신을 드높인다.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 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 자유 세계의 이 상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된 통일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를 지닌 근면한 국민으로서,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 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
기억나시는지요?
그래요. 사실 이 날은 국민교육헌장 선포기념일이지요.
그래서 조회도 했고...
설마 정말 제 생일이라서 조회를 했으리라 생각하신 분은 없으시겠지요?
너무 썰렁했나요?ㅠㅠ
제 생일에 가장 많이 들었던 축하곡은 겨울아이였어요.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당신은 눈처럼 깨끗한 나만의 당신
겨울에 태어난 사랑스런 당신은 눈처럼 맑~은 나만의 당신
하지만 봄 여름과가을 겨울언제나 맑고 깨끗해 겨울에... >
이 노래를 들으며 축하 받던 날들은 정말 제가 세상의 주인공이 된 듯 꿈같이 기쁘고 들떴지요.
주변 사람들에게 참 사랑도 많이 받는 것 같았고.
그러나 이젠 그런 기억도 아련한 추억이 되었어요.
형제들로부터 친구들로부터 지금도 축하 문자는 받지만 예전처럼 귀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감동은 없고 무미건조할 뿐입니다.
그냥 집에서 미역국 끓여 먹고 식구들에게 축하 노래(생일 축하합니다...하는) 듣고 케잌이나 자르고...
남편은 늘 이렇게 물어요
뭐 필요한 것 없어? 무슨 선물 받고 싶냐.
전 늘 이렇게 대답해요.
책이나 한 권. 아니면 지폐 한 장.^^(수표 말고...)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만 받고 만 것이 대부분이지요.
남편에게 뭐라도 사 달라고 하면 아마 무리가 되더라도 남편은 사 줄 거예요.
그것을 잘 알기에 오히려 전 아무 것도 욕심나지 않아요.
만약 쓸데 없는 것 사느라 돈 낭비하면 그게 더 속상하지요.
지지리 궁상으로 보이겠지만 전 그래도 민족하는 걸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한가지를 부탁했어요.
영양크림 좋은 거 사달라고 했지요.
남편은 화장품 같은 거 뭘 사야할지 몰라요.
저도 많이 얻어 쓰고 대충 해결하고 해서 화장품 잘 모르지요.
<원래는 지성피부인데 나이들면서 복합성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피부가 건조하네요. 이럴 땐 어떤 화장품이 좋아요?>
이런 글을 지식인에 올릴까 봐요.
아마 제가 알아보고 사고 남편은 돈을 지불할 거예요.
얼마 전부터 얼굴이 너무 당겨서 스킨 로션 만으로는 해결이 안되거든요.
이제 피부가 본격적으로 늙나 봐요.
영양 크림 바르면 좀 나아지겠지요?
아직 못 샀는데 어떤 게 좋을까요? 그냥 간단하게 바르는 것 중에...
사진을 올렸어요.
제 얼굴을 찍기만 하면 다 혐오스럽게 나오는데 이 사진(아래 사진)은 잘 나왔지요? 어제 딸아이가 핸폰으로 찍었답니다. 위 사진은 3년 전 사진이구요. 민망한 대로 올려봅니다.
아들녀석은 짱구엄마를 보며 제 생각이 난다고 하고 딸아이는 아따 맘마를 보며 저랑 비슷하다고 하지요.
제 생각에도 좀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도 두 엄마 모두 친근하게 느껴지니 좋기만 해요.
이번 김장은 어머님과 단 둘이서 했는데 아주 좋은 분위기 속에서 했답니다.
그리고 딸아이가 와서 정신없이 바빴답니다.
이제 아주 오는 것이라서 택배 박스만 다섯 개더군요.
빨래랑 책정리, 옷 정리로 일거리가 잔뜩이었어요.
아들 녀석이 그래요.
이제 누나 우리 집에 사는 거야?
졸지에 집 없는 누나가 되고 말았어요.
이제 방학이 되면 컴은 바빠져요.
노리는 이들이 많아지거든요.
저도 요령껏 차지해야 하는데 그게 만만치가 않을 것 같아요.
오늘은 제 차지가 될 시간이 그래도 다른 날보단 많겠지요?
제 생일이니까!!!
월요일부터 식구들에게 그랬지요.
이번 금욜날을 잊지말거라. 이번 주는 엄마 탄생 기념 주간이니 하루로 끝낼 생각마라.
어젠 그랬어요.
오늘은 해피버스데이 이브다!!!
다들 오늘 하루동안 잠적하겠답니다. ㅠㅠㅠ
그래도 오늘 00;00;01초에 일단 1차 축하 받았어요. 제가 그때까지 다들 못자게 했거든요. 엎드려 절받기도 꽤 재미 쏠쏠해요.
우스개 이야기 하나하며 글 맺을게요.
딸아이가 얼마 전 집에 잠시 다녀가면서 입었던 후드 티 주머니에 휴대용 생리대가 하나 있었나 봐요.
근데 아들녀석 그것도 모르고 그 옷을 입고 학원에 갔답니다.
콧물이 나오던 차에 주머니를 뒤져보니 생리대가 나왔고 그걸 휴지로 안 아들은 잘 됐다 반가워 그걸 열어보려고 어찌어찌하는데 학원선생님 왈
-너, 그런 아이였니?
**생일도 지났으니 사진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