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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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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8-11-26

올 여름내내 달궈진 세상밖엘 난 나가지 못하고 방 안에서 선풍기와씨름을 냅다 했었다

마당에 단풍나무가 잎이무성해질수록 내 더위는 헉헉 거렸고 선인장이 너무커서 중간을 자를때 난 이미 더위에 넘어간 상태였다

호박과 가지가 달릴때 짜증이 났었고 토마토가 익어갈수록 난 밥맛을 잃었다

그렇게 더위는 날 이런저런 이유로 맞바꿔 갔다

9월 그리고 10 또 11월 .........

\"순엽아 우리여행가자\"\"
\"어디로?\"
\"강릉\"
\"그래 가자 차가지고 ?\"
\"아니 버스타고 또 버스 타고 그리고 쉬고 걷고 구경하고 또 먹고 놀고 구경하고 어때?\"
\"야 차 없으면 난 못가 다리 아퍼 \"
\"아냐 아프면 쉬었다 가면 되 차가져가면 기름값도 그렇지만 주차할데고 없고 나 안가져 갈래\"
\"그래 그럼 그러자 \"
옥이와 순엽이는 강릉에서 1시에 만나기로 했다

화장을 곱게 하고 싶었지만 겨우 스킨 ,로션 그리고 썬크림 이게 다다

눈썹도 살짝 그렸고 다른건 할게 없다 아니 할수가 없다

이마에도 났고 머리뒤에도 속에도 그리고 목덜미에도 거기다가 윗입술 안쪽이 헐어서 팅팅 불어 터진것처럼 부어있었다

루즈를 이쁘게 바르고 싶었지만 찌그러진 윗입술을 바를수 없어 그냥 옥이는 장갑과 목머플러와 바바리를 입고 선배가 사준 양말을 신고 좋아서 한바퀴 거실을 돌아본다

양말이 새거라서 폭신하다

선배가 이번 검사에서 좋은결과 나왔다고 선물한 등산 양말이다

노란색에 빨간 굵은 줄무늬 ........

물병과 약을 챙기고 사과와 고구마 한개 그리고 단호박 찐것 조금 이렇게 비닐봉지에 넣고 단화를 신는다

대문을 닫고 친구가 운영하는 잔치집 가게에 들린다

\"야 나 여행간다 맨날 자기네 들끼리 몰려서 일하고 난맨날 향교만 지키라고 하고 오늘은 나도 향교 안지킨다 \"
\"까르륵 하하하 호호호 클났네 ㅇㅇ엄마가 안지키면 향교 떠내려 가거나 누가 가져가면 우리 동네 사람들 어디 가서 잔담 ㅎㅎㅎ 그러게 여행 가지말고 향교 지켜 ㅇㅇ엄마 하하하하하 키득키득~~\"
\"하하하하 나두 싫어요 없어지던가 말던가 우리동네 없어진거 내가 알면 난 집에 안오고 거기 강릉서 잘거야 히히히\"
\"이쁘게 하고 가네 갔다와요 오늘 우리 동네 이제 푹 죽어 있겠다 지킴이가 어디 가서  ㅎㅎ\"
\"오늘은 동네 누가 지키건 말건 난 간다~~~~\"
:\"그래요 갔다와유 좋겠다 가서 앤도 만들고 재미있게 놀다와유\"
\"그래요 갔다올게요 기다리지 마요 난 안올지도 몰라 ㅎㅎㅎ\"
옥이가 바바리 를 바람에 날리며 가볍게 돌아서 나간다

\"띨리리~~\"
\"여보세요?\"
\"나야 어디니? 나 벌써 탔는데 1시에 볼수 있는거지 ?\"
\"그래 거기터미널서 보자 \"
\"차안에서 옥이는 물한잔 마시고 잔다\"
\"야 어디디 ~~1시 되어 가는데\"
\"다왔어 나안보여?\"
ㅎㅎㅎㅎ ㅋㅋㅋㅋ 하하하하하

서로 안고 웃는다 등도 쓰다듬어 준다

\"야 우리 이제 어디로 가지?\"
\"어디로 가긴 강릉왔으니 경포대 구경하고 주문진으로 가자 \"
\"그래\"
사람들한테 물어 길건너 버스를 타고 경포대 도착

한적하다 경포호 호수는 잔잔하고 새들의 움직임만이 바쁘다

멀리 남녀가 자전거를 탄다 포장마차도 문을 안열었고 횟집마다 불만 밝다

멀리엔 아파트와 모텔들이 보이고 한쪽엔 잘 생긴 소나무들이 쭉~쭉 뻗어 하늘이 낮게 드리우고 말이 끄는 마차는 차라리 사람이 없어 말의 쉼이 편해 보인다

커피와 뻔데기 장사도 앉아 졸고 지난 여름 시끌벅쩍 했을 백사장은 휭~하니 내옥이 맘마져 쓸쓸하다

파도는 넉넉히 부서지는데 가까이 \"오리 바위\"위엔 갈매기 배설물로 하얗게 보인다

\"야 저기가 오리 바위고 저 뒤가 십리 바위란다 내가 어릴적 여기 오죽헌에 살았는데 땀띠가 많이 나서 엄마가 씻고 오라고 혼을 내면 여기와서 얼굴 세수하고 집에 가곤 햇었지 담날이면 얼굴이 서걱서걱한게 허옇게 땀띠가 벗어지고 말야 ㅎㅎㅎ\"
\"여기저거 다 소나무가엄청 났었는데 이젠 요기 뿐이네 다 잘라먹고 ..그땐 사람들도 없었고 소풍도 우린 이리로 왔었다\"
\"그랫구나 좋았겠다 오늘따라 왜 이리 쓸슬하니?\"
:쓸쓸 ㅎㅎㅎ난 좋은데 외롭지 쓸쓸하진 않은데 난 ,,,,,,,,요즘은 다 그렇지 머\"
\"그러게 내가 문자 했엇잖아 건데기 있으면 꼬셔서 델로 오라고 ㅎㅎ\"
\"이그 그런 넌 \"
\"나 난 모습을 봐라 내 모습을\"
\"그래 넌 그렇게 운동하고 그러는데 얼굴은 좀더 작아진거 같은데 왜 이리 까맣게 변했니 양쪽 볼에 주름살도 많아지고 주근께도 더 많아지고 멀리서 봐도 환자 같아 \"
\"그래?그래도 화장하고 온거야 이쁘라고 그렇게 까맣게 보이니?\"
\"그래 화장좀 더해라 \"
옥이가 속이 찡~하다

화장하고 안아픈것처럼 하고 나간건데 친구가 알아본다

어쩌랴 할수 없이 아픈걸 티가 나는데 ..옥이가 시무룩하다

\"야 우리 점심이나 먹자 멀먹을까?\"
\"난 물회 \"
\"그래 그럼 같이 먹자\"
둘이 작은식당에 들어가 물회에 밥 반공기를 먹고 주문진항으로 향한다

양미리와 도루묵이 한참이다

오징어도 오늘따라 풍년인지 큰것이 12마리 만원이다

\"야 우리 양미리 하고 도루묵 궈서 먹고 사가지고 가자\"
\"그래 그러자 근데 난 들수 없으니 도루묵만 조금 사가지고 가야 겠다 울랑도 들고 다닐수 없으니 먹고만 오라 했거든\"
둘은 양미리와 도루묵을 궈서 먹는다

\"아줌마 우리 소주 한잔 얻어주면 안되요 먹진 못하지만 생선이라서요 ㅎㅎ\"
\"그래요 그럼 \"
주인 아주머니가 식당으로 가서 손님상에서 나온 소주을 종이컵으로 반잔 받아주신다

\"야 너부터 먹어\"
\"응\" 옥이가 살짝 마신자

\"캬악~~조오타 아그\"
\"ㅎㅎㅎㅎ 그리 좋냐 ?크윽~\"
둘이 마주보고 웃는다

\"우리 둘다 머했냐 술도 한잔 못마시고 참나 ㅎㅎㅎㅎ\"
\"그러게\"

둘이 웃는동안 사람들은 다 빠져 나가고 주문진 항도 저녁이다

서둘러 친구는 오징어와 양미리 그리고 도루묵을 뭉태기로 사서 박스에 담고 난 겨우 도루묵 조금 사서 비닐에 담아 손에 든다

서로 마주보고 웃는다

\"야 배가 너무 부르다 아주 행복하다\"
옥이가 친구 어깨를 치고 말한다

\"그리 좋냐?나두 좋다야 너 덕분에 담에 우리 또 가자 어디 가든 언제 갈지 모르지만 \"
\"그래 그러자\"
둘은 버스정류장서 시내버스를 타고 강릉 시외버스터미널로 돌아와 다시 각자 춘천 옥이는 옥이 사는데로 표를 끊어 본다

\'네가 먼저구나 ㅎㅎㅎ\"

\"그러네 잘가라 내가 먼저 간다\"
옥이가 먼저 차에 탄다

시동이 걸리고 차안 조명이 꺼진다 차창의 불빛으로 옥이 얼굴이 얼뵌다

흔들림 속에 옥이는 핸드폰을 꺼낸다

\"순엽아 오늘 정말 여행 즐거웠다 집에 잘들어가고 고은하루 되어라 네가 같이 하루 해서 내가 기분이 더 좋단다 친구야 ㅎㅎㅎ 잘가라 사랑해..\"

문자를 보낸 옥이가 가방 깊숙히 폰을 집어 넣고 뒤로 기댄다

푹신한 의자 등받이가 옥이를 감싸안는다

집에 갈때까지 아마도 잘것이다

고속도로위를 달리는지 움직임이 별로 없다

작은 음악만이 흔들림을 대신하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