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엄청 크고 좋은 선물을 받았다.
일단은 비싸서.
다음은 저지를 용기가 없어서.
멋있다. 나도 집안에 두고 정성들여 기르고 싶다.
이렇게 마음으로만 늘 바라보며
어디든 킹 벤자민만 있으면 걸음을 멈추곤 했는데.
어떻게 그런 내 마음을 알았을까?
사양했는데.
사실 내 속 마음에서 극구 마다하지 못했던 것 같다.
킹 벤자민을 선물 받고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하여
마음에 부담이 생겼다.
그래서 나도 정성들인 작은 선물을 준비해 두었다.
킹 벤자민에 눈길이 자주 가니
기존 사랑 받던 꽃나무들이 시샘할까 걱정되었다.
일부러 다가가서 치자며 홍콩야자 긴기아난
산호수 덴드롬 포인세티아 덴다빌라 인동초 등등에
모두 한마디씩 사랑표현을 해주고 왔다.
아, 날이 갈수록 왜? 이렇게 꽃나무들이 예뻐 보이는지 모르겠다.
바둑학원 문 닫기 전에는 몰랐는데
이렇게 가사에 묻혀 사계절을 보내고 보니
그래도 아이들 웃음소리 듣고 동심을 바라보며
살아왔던 시절이 행복했었던 것 같다.
그 아이들이 그리워 꽃나무들에게 정을 주고 있지 않나 싶다.
아무튼 생각지도 못했는데
우람한 킹 벤자민을 식구로 맞이하고 나니
꽃 욕심이 사라져 당분간 한 눈 팔지 않을 것 같다.
마음껏 바라보고 소리 없는 대화도 나눌 수 있겠다.
키가 내 키보다 커서 다 알아듣고 이해 해줄 것만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