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통한 임사체험을 한 후..
명상이라는 것에 대하여 일반사람들은 많이 생소하다. 특히 기독교 신자들의 경우 무슨 명상은 사이비 신자들만 하는 것으로, 도를 닦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나 역시 과거에 그렇게 생각했으나, 기독교계의 거목이신 김진홍 목사님이 감옥에 들어가서 병이 나서 다 죽게 되었을 때 명상을 하는 사람에게 요가와 명상을 한 후 병이 기적적으로 치유되었다는 글을 읽고 편견을 벗어버리게 되었다.
몇 년 전 우리아이들이 한창 학업에 열중하는 시기에 이박삼일간 명상프로그램에 교육의 일환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상담현장에서 종사하는 전문가들에게 쉼의 시간을 주려는 배려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장소는 경포대 앞의 황토로 지어진 팬션에서 이루어졌다.
맛난 식사를 매끼마다 공급받으면서, 명상과 요가로 심신을 달래고 있었는데, 우리들은 모두 누워서 명상을 하겠다고 했다. 이불을 깔고 모두들 누워서 진행에 참여하였었다.
거의 프로그램 마지막 날에 누어서 자신이 죽음에 이른 상황에 대하여 강사님의 설명을 따라 명상을 하게 되었다.
<지금 당신이 교육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운전을 하고 가는데 정면에서 커다란 덤프트럭이 다가와서 여러분의 차와 충돌합니다.
당신의 차는 뒤집히고 머리는 깨진채 피를 흘리고 있으며 내장은 파열되었습니다.
119차가 삐오삐오 다가 옵니다. 당신을 어렵게 싣고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의사는 당신의 몸을 살펴본후 머리를 절래 절래 흔듭니다.
이미 사망했음을 선고하고 하얀 천으로 당신의 얼굴을 씌웁니다.
당신의 시신은 영안실로 옮겨집니다.
이런소식을 듣고 제일먼저 영안실로 달려온 사람은 누구입니까? ....>
라는 멘트로 시작하여 장례식장광경, 장례식후 묘지매장등을 강사님이 말로 이어간다
우리 모두는 언어에 우리의 뇌와 생각과 감정을 맞긴채 따라간다..
감정에 몰입되어 훌쩍거리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린다...
명상을 끝내고 둘러앉아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감정에 몰입하여 이야기 한다..
정말 죽는 다는 것에 대하여, 죽은 후에는 천국에 갈 것이라고 믿고 있으므로 두려움은 없었지만, 단 하나 아이들이 어린시기에 내가 죽는 다면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없이 학교에 다니면 어떻게 할까? 입시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면 맞이해주는 엄마가 없는 썰렁한 집안...
우리 모두 절대 아이들을 두고 이대로 갈 수는 없다..라고 생각했다..
더 살아야해!...
금쪽같은 내 새끼들을 두고 이대로 갈수는 없어 ...절대..
눈물을 흘리면서, 울먹거리며 한결같이 이야기 한다..
거기 있는 아줌마들 모두들 외쳤다..거기에는 남편을 못잊어 하는 아내도없고
상담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모두들 자식을 두고 이 세상을 서럽게 하직하는 엄마들만 가득했었다.
이번에 첫 임사명상체험을 한지 오년이상 지난 두 번째 명상시간이다
지금은 그 때와는 다른 좀 더 편안함이 있다.
직장도 그만두고 스트레스도 좀 없고, 작은아이도 올해 대학에 들어가서
서울로 올라갔고, 딸은 대학졸업 후 취업해서 이미 독립만세를 불렀다.
이제 내가 죽는다면??? 절대 절대 아이들을 두고 못가요..
라는 몇 년 전처럼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젠 성인이 되었으니 엄마가 죽어도 잘 살아가리라 생각되어 걱정하지 않고
잘하리라 믿어진다..
내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영안실에 찾아 온 사람은
물론 나의 남편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물론 현재 우린 가장 친밀한 관계이다.
나의 관을 붙잡고 놓지 않는 사람(나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으로 해석)은 누구일까? 아이들일까? 아님 남편일까?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나의 묘지에 장례식이 끝난 후 다 집에 가는데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사람(내가 지나치게 집착하는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은 누구일까?
딱히 기억에 남는 사람은 없다. 혹시 남편이 잠시 남아있을 수 있겠으나..
강사님 말씀대로 라면 나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인물도,
내가 병적으로 집착하는 인물도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다행이다.
이번에는 남편이 걸린다.
언제나 건강하고 무엇이나 못하는 것 없이 잘하고 머리 좋고
절대 실수하지 않고 다정다감한 나의 남편이었으나 이젠 남편도 반백이 되었고 가끔 잊어버리기도 하고 실수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적인 애정이 더 생긴다..
우리 남편도 늙어가는 구나..“이젠 서로 서로 보호해 주어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정 많은 남편을 두고 먼저 내가 가버린다면 우리 남편이 좀 불쌍하다.
내가 먼저 자동차 사고로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죽는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하늘나라로 가는 아내가 남편에게 전하는 글-
사랑하는 여보!
당신과 당신 옆에 오랫동안 같이 있고 싶었는데
당신이 늙어서 만약 오줌 똥 싸더라도 다 받아주고 치워주고
내 품에서 당신을 보내고 내가 죽으려고 했는데
내가 먼저 하늘나라 가게 되서 미안해요.
당신이 나에게 삼십 년 동안 한결같이 보여준 지극한 사랑에 하늘에서 감사를 보내요.
사랑하는 당신과 속 한번 안 썩이고 잘 커준 우리 이쁜 딸과 멋진 아들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서
나는 땅위에서 살아가면서 누구보다도 행복했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오.
당신혼자서 쓸쓸하게 살아갈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눈물이 나네요.
꼭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길 바래요.
남자는 혼자 있으면 안되 보여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니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더욱 많이 사랑하지 못한 남은 사랑을 하늘에서 전합니다..
사랑해요..우리 귀염둥이 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