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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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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8-11-19

올해도 난 가을과 겨울을 보내고 맞고 있다

날씨는 싸늘해져가고 낙엽은  더 많이 뒹굴어 쌓이고 담 벼락 햇살이 그립다

옥이가 혼자 거실에 티비를 켜놓고 연신 밖을내다본다

(엄마가왜 이리 안오지 ..빨리좀 오지 멀그리 꾸물거린담)

옥이가 혼자 궁시렁 거리며 계속해서 내다 본다

오후 늦게서야 친정엄마가오셨다

\"아니 왜 오라고지랄이제? 어디 더 아프니?아휴`내 오면서 더아파서 오라하나 하고 가슴이 울렁거려서 멀미 할거 같아 혼났다

어디 아픈건 아니냐? 날이 추워져서?\"

\"아냐 엄마 그냥 날이 썰렁하고 쓸쓸해져서 혼자 있기 그래서 오라고했지 엄만 내가 머 맨날 아픈가 ㅎㅎㅎ 근데 그건 머야?\"
\"아`내 화장품하고 속옷이다 그리고내가 달맞이기름 조금 가져왔다 먹어라 아범도 주고 관절염에 좋단다 \"
엄마는 반신불수로 반평생 사시면서 한손으로 살아와서 아프면 먼저 오른팔이 먼저 아프시다면서 그 기름 옥이 주려고 가져오셧다

\"엄마 난 갠찮아 엄마나 먹지 머러 가져와요 내가 먹는다고 병이 났는가 엄마나 먹어 나 줄 생각말고\"

옥이가 눈을 흘기듯 작은 박카스 병 기름을 흔들어 본다

그 작은 병으로 가득차서 흔들림이 보이진 않지만 창가로 가서 흔들어보고 뚜껑을 열어 맛을 본다

\"음~`고소하네 들기름보다 더 그리고 쓴맛도 있네\"

\"그래 그걸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어지럽고 쓰단다 조금씩 들기름하고섞어서 먹어봐라\"

엄마가 쇼파에 앉으셔서 티비를 켜신다

\"엄마 조그맣게 응? 아주 조금만 크게 알았지?\"
\"ㅎㅎㅎ그래 우라질년 알았다 너도 늙어바라 너도 나처럼 안들린다 \"
\'알았어 엄마 누가 머래 그냥 너무 크니까 그렇지\"

\'저번에 말야 아범하고나하고 나갓다가 잃어버리고 열쇠 안가지고 나가서 나중에 집에와서 아무리 소리지르고 대문을 발로 차고 난리 쳐도 못듣고 밖에서는 티비소리 다 들리더만 그날 어떻게 했어?아범이 남의 집으로 들어가 창문 통해서 들어와도 티비소리땜시 못듣고 내가 나중에 대문 열어줘서 들어오니까 알아놓고 멀`~\"

\"그래 애그 내가 그때 아범한테 미안한거 생각하면 말이다 그래도 어떻게 창문으로 들어오제 너네들은 ㅎㅎㅎ\"
옥이가 엄마 를 마주보고 웃는다

\"엄마 우리 낼 모래 김장해 그래서 오라 했더\"

\"그래 그럼 성자 에미하고 현우에미도 오라 해야지 온다던?\"
\":그럼 와야지 내가 못하고 지네들이 먹어야 하는데 안오겠어 다 들 온다 했어 \"
\"그래 그럼 장보러 가야 하잖니?\"
\"응 갈까지금?\"
\"그래\"
옥이가 주머니에 두툼이 돈을 넣고나선다

엄마가 불편해서걷는것이느리고 더디다

\"엄마 ~~빨리좀 와\"
\"어떻게 빨리 가니 내가 너나 어여 나서라 내가 눈으로 보고 따라가마 \"

옥이가 재촉한게 금세 맘이 아프다

혼자 멀찌감치서 혼자 엄마 처럼 걸어본다

답답하고 엄마보다 더 느린거 같다

(그래 다 당해보고 경험해바야 알겠구나 내가왜 이렇게 이제 엄마처럼 걸어봣을까 )옥이가 뒤돌아보면서 엄마를 조용히 기다린다

\"엄마 ㅎㅎㅎ\"

옥이가 기다리다가 엄마 못쓰는 구부러진 팔을 잡아 당겨서 팔짱을낀다

\"왜 그러제 먼저 가 내 쫒아가마 난 발걸음이 느려서 늘 뒤에서 쫒아가버릇해서 눈으로 발걸음 안놓친다 그러니 앞장서거라 \"
\"아냐 엄마 이렇게 같이갈게 급한것도 아닌데...\"

금방 눈물이 흘러 내릴거 같아 얼른 옥이는 하늘을 올려다 본다

\"엄마 쪽파하고 생강도 없다그리고양파도그렇고 새우젖도 엄마 우리 그리고 메밀 전도 사먹자 그거 엄마 좋아하잖아 난메밀 전병이 좋으니까 그거 먹고 엄만 부치기 먹고 그리고 갓도 사고 \"
\"얘 갓은사지마라 우리앞마당에 아버지가 얼마나 씨를 갖다가 부었는지 갓이 부글부글 하다 그거만 갓다 해도 남겠더라\"

\"그래그럼 그건 안사고 찹쌀도 사고 죽써야 하니까 그럼 살게 없네 \"

\"그래 그것만 사면 되겠구나 그렇게 하자\"
옥이는 차례되로 사서 큰비닐 빽에 담는다

이리 고르고 저리 만져보고 ..

\"싸게 해주세요~\"
\"아유 나왔구랴 요즘 안아프우`~~? 싸게 주지 머 맨날 신랑이 와서 사가더니 오늘은나왔네 그랴 어찌 가져가려구?\"
\"한군데 모아서요 배달 시키던가 아니면 택시 타고 들어가야죠 많이 살거 아네요 고마워요 걱정 많이 파세요\"
옥이가 한층 톤을 높여 인사를 한다

\"엄마 저기다 메밀 부치기\"
옥이가 손가락으로 가깝게 가르친다

\"얘 에미야 아범도 좋아하니까 너 시장 봐서 힘도 들고 하니 우리 사가지고 가서 집에 가 먹자 응?\"
\"그럴까 그럼 그러지 머 ㅎㅎㅎ 집에 가도 따뜻할거니까 그러자 엄마\"

옥이 주머니 돈은 가벼워 지고 시장바구니에는 일년내내 먹을 김치 부식이 가득하다

\'어쭈 많이 무겁네 어쩌지 정말 택시 타야 겠네\"
\"얘 넌 그냥 걸어가고 내가 끌고 가마 엄마야 몸이성치 않아 그렇지 어디 아프지 않으니 내가 끌고 가고 넌 가서 쉬어라\"
\"엄마 누가 보면 당나귀 부자 생각 하겠다 ㅎㅎ우리 차 타고 가자 그게 좋아 엄마도 춘천서 왔으니 힘들잔오 그러니그렇게 합시다 저기 하나로 마트가서 찹쌀도 사야하니 그러자 사서 그앞에서 타자 거기 택시 많어 알았지? ㅎㅎ\"
\"그래 그럼 그러자 \"

옥이가 성큼 메밀전을 싸서 들고 하나로 마트로 간다

주섬주섬 넣고 들고 엄마 손을 잡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온다

\"아고 힘들다 엄마 쉬었다 하자 먹을것도 먹고 응?\"
\"그래 넌 좀누어서 쉬거라 나는 파나 생각 이런거 밖에서 하마 천천히 할게 \"

\"아그 왜그래 혼자서 멀해 그래도 내가 두팔로 하는게 더 빠르다 엄마보다 ㅎㅎㅎ\"
\"우라질거 같으니라구 ㅎㅎ 그래도 엄만 너처럼 아프진 않다 \"

옥이가 메밀전을 마당 옥상 나무계단위에 올련놓고 엄마를 본다

\"엄마 나 때문에 속상하고 맘이 많이 아프지?\"

옥이가 엄마 차가운 손을 잡는다

\"아니다 내가 속상하자면 팔자가 그래서 이런거지 네가 아파서 내속이아프것냐 애비한테 미안하고 얼굴볼 낯이 없지\"

\"엄마 그런생각마 나두 아범한테 잘해 그러니 아범이 나한테 잘해주지 안그럼 잘해주겠어?\"
\"그래 서로 잘하고 살아라 난 네 아버지 한테 그런 사랑 받아본적도 없고 받긴커녕 아주 속알머리나 안부렸으면 좋겠다 내가 동네가 챙피하다 어떨땐\"
\"엄마 이제 그러니 어쩌겠수 평생 그렇게 당신몸만 몸이라고 알고 사신 분한테 할수 없지 이혼하라해도안한다며?ㅎㅎ\"
\"그래 나두 하고 싶은데 이젠 다 늙어서 멀 하고살겠니 이렇게 살다 말아야지 ㅎㅎ 그런것도 젊어서나 하지 내가 지금 네나이만 되도 내가 이혼 이란거 해본다 \"
엄마의 쓸쓸한 웃음이 어찌그리 그 얼굴 주름살에 금새 맺혀 숨는지 그 작은 얼굴에 주름이 더 많아졌다

한 손으로 모든 일을 다하시고 평생을 장애인으로 손가락질 받아가며 여기까지 오신분이다 맑은 구름도 가벼운 햇살도 흘러흘러 내려가는 도랑물 같이 말없이 세월을 흘러내려가신분이시다

30대초반에 반신불수로 올해 70이시다

칠순을 올봄에 차려 드리면서 엄마는 당신 설움에 우시고 옥이는 옥이설움에 한없이 울었다

어머니 은헤 부르면서 울고 처다보고 울고 살아와서 울고 살라고 울고 곱게 단장하고 오신 엄마 한복이 눈물에 적셔들었다

\"에미야 울지마라 왜 우니 이렇게 잔치 차려놓고 손님들 오기전에 그만해라 \"
\"엄마 오늘 이쁘다 그동안 생일 제대로 못차려 드려서 미안해 우리 오늘 배 터지게 먹자 엄마 그리고 실컷 놀자 응?엄마도 울지마 알았지?\"
\"그래 웃자 내 나이에 잔치 못한 사람도 많은데 어떠냐 이렇게 네가 차려주니 좋지 않느냐 ㅎㅎㅎ 웃자 평생에 누구도 옷는날보다 우는날이 더 많은 법이거늘 까짓거 웃자 오늘이 웃는 날이니 웃자 \"
엄마가 옥이 손을 잡고 한바퀴 버퉁 거리며 도신다

옥이가 엄마 손을 잡고 따라 돈다 덩실~

\"엄마 배추오면 나중에 하자 오늘은 시장 봐 온거 정리하고 낼은 배추 절이고 그러다 보면 올케하고 성자 엄마 오겠지 \"
\"그래 그러자 들어가라 추운데 \"
\"아냐 엄마 우리 저 부치기먹을까?\"
\"그래 먹자 \"
\"엄마 목메인다 들어가서 먹자 물 가져오고 김치 가져오고 그럼 다시 여기 한쟁반이다 \"
\"ㅎㅎ그러자 사람이들어가 먹는게 났겠다\"
옥이가 부치기를다시 들고 엄마손을 잡고 거실로 들어간다

옥이가 참으로 오랫동안 엄마 손을 잡고 놓지 않는다

옥이 따라서 가을 햇살도 거실로 부리나케 들어가 자리를 마련한다

마주앉아 부치기와 전병을 뜯어 먹는다

(엄마 많이 먹어 비싼것도 아닌데 왜 이런걸 좋아해요 비싼걸 좋아하지)_

옥이가 앞니로 끈어 드시는 엄마를 보고 슬며시 잘게 뜯어놓는다

\"멀 뜯어놓니 그냥도 먹을수 있다 앞니로 끈을수 있으니 그러지마라\"

하시면서 연신 부치기에 손이 가는 엄마를 물끄러미 처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