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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걸었네..다물도에서


BY 그대향기 2008-11-19

 

 

지금은 집이다.

7박 8 일간의 긴~여정을 다 끝내고 지친 몸으로 돌아 왔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싱싱하다.

눈 뜬 시간을 거의 차 안에서 달리고 또 달리며 지인들을 향해 도 경계선을 넘고 넘었지만

그 과정들이 얼마나 설레이고 기대에 부풀던지......

이번 여행을 처음 생각하고 남편한테 말 했을 때 일언지하에 거절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마음의 상처만 안고 돌아 올까 봐 그 염려부터 해 주던 남편은 오히려 자기가 더 기뻤고

만나는 사람들 마다에서 도전을 받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받을 정도로 좋은 만남들이었다며

나의 휴가 계획이 그 어느해 휴가보다 즐거웠노라고.....

사이버 공간에서 얼굴도 모른체 글로만 알던 사람들을 만나러 떠난 여행이 이렇게도 마음이

풍요롭고도 흡족할 수가 없다.

여행기를 모텔 방에서 두들기며 적고 있노라니 다음 숙소 정 할 때는 남편이 먼저 방을 구할 때

인터넷이 되는 방만 골라서 잡는 친절도 베풀어 줬었다.ㅎㅎㅎ

참 고맙고 감사할 남편이라 오늘 마지막 일정에서 안동 하회마을에선 안동찜닭에 안동 간고등어

로 푸짐하게 한턱 쏘는 멋진 아내가 되어 주었다.

그래봤자 그 돈이 그 돈이었겠지만 그래도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면 한턱 쏜게 아닐지...ㅎㅎ

 

다물도 여행은 앞에서도 이야기 했 듯이 특별한 여행이라 따로 적기로 했었다.

 

*다물도라...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두 시간이나 달려서 도착하는 꽤 먼 섬이었다.

흑산도 옆에 작은 섬 다물도.

된장카페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앞 뒤 재지도 않고 덜컥 다물도로

가고 싶단 꼬리를 달았었고 그 섬 교회의 목사님 사모님인 노으리님은 또 아무 사심없이

그럼 놀러 오시라고....

그래서 제일 먼저는 박실언니랑 월출산님을 만나고 바로 다물도로 들어가는 일정을 잡았다.

내 선택에 남편은 아무런 반대도 없었고 단지 낚시만 많이 할 수 있다면 들어 가겠노라고 했다.

목포에서 토요일 아침 8 시에 배가 들어가는 까닭에 금요일을 목포에서 자고 이른 아침에

여객선 부두에서 노으리님을 만나 들어가는데 그 주일이 추수감사주일이라 시장도 많이

봐 오셨고 짐도 많았다.

목포 여객선 부두에서 기념사진 한장 찍고

목사님(노으리님 남편) 도 같이 들어 가시는 중이신데 인상이 예쁘고 수줍운 여자분 같으시다.

우리는 배로 차 운반이 가능한가를 물었지만 안되는 관계로 짐을 어깨에 메고 두 팔로 가득

들고 그야말로 짐꾼이 되어 배에 올랐고 두시간의 여행은 바다가 잠잠한 날이라 고요히 갔다.

쾌속선이 모선이고, 모선에서 종선으로(작은 운반선) 갈아타고 다물도에 들어 가는데

육지에서 두시간이나 달려 온 큰 배가 바다 중간에 떠 있고 작은 배로 사람들을 옮겨 태우는데

다리가 후들후들....떨어져서 망망대해 바다로 빠진다면????

사람들이 옆에 있긴 하지만 그래도 무서웠다.

다른 사람들이야 자주 다니지만 하이구야.....

일단 육지에 올라오고 나니 안심.ㅎㅎㅎㅎㅎㅎㅎㅎ

시장 봐 온 물건을 정경 아저씨의 리어카에 싣고(이 섬엔 자동차가 없단다. 섬이 워낙에 작아서)

교회로 가는데 산 중턱에 작은 교회가 있다.

바다와 마을이 한 눈에 다 들어 오는 곳에 작고 예쁜 교회가 있었다.

짐을 대충 내려 놓는데 노으리님은 어느새 부엌에서 달그락 달그락..........

오른팔이 어릴 때 뱀한테 물려서 잃은 불편한 몸인데도 우리 두팔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행동이 자유롭고 빠르고 힘도 장사~~ㅎㅎㅎㅎ

성격도 시원시원...씩씩활달....박학다식....재치에 유머 감각이 얼마나 뛰어 나던지...

잠깐 사이에 해물을 넣은 떡국을 내 오시면서 빨리 먹고 바다낚시를 가잔다.

마침 교회 집사님이 하시는 가두리 양식장 가는 배로 바다낚시를 가자고 부탁을 해 두셨단다.

동작 빠르시고 언제 연락 해 두셨다니......

대충 익은 떡국(노으리님..그 날 떡국 ..솔직히 덜 익었더라구요...ㅋㅋㅋ)을 후루룩 후루룩

마구 입으로 털어 넣고 낚시 도구만 챙겨서 입은 옷 그대로 작은 배에 올랐다.

 

*바다낚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흔들리는 가두리 양식장 테두리 위에서 난 중심도 겨우 잡는데 사모님이랑 두 집사님은

운동장처럼 돌아 다니신다.

남편도 흔들흔들 다니고 난 아예 기우뚱기우뚱....

밑의 수심은 짐작도 어려운 깊은 바다 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물고길 유혹하는데

엄마야~~끼야호~`고기가 잡혔어요~~

입질하는 고기가 낚싯대를 물었는가 싶었는데 낚싯대가 휘청~~난 엄마야를 외치고

남편이 흔들흔들 가두리 양식장 주위를 위태위태 걸어 와 고기를 확인하는데 제법 큰

중간 크기의 고등어였다.

색상이 진짜....얼마나 반짝반짝 선명하게 이쁜지...

먹기 아까운 이쁘고 탱실탱실한.....

미안하지만 너 오늘 잘못 걸렸어~~ㅎㅎㅎㅎ

어슬픈 낚싯꾼한테 걸려 든 고등어는 망태에 넣고 또 멸치로 잇감을 해서 바다에 드리우는데

이번엔 노으리님이 끼약~~~함성을 지르신다.

\'\"뭔데요...뭐가 잡혔는데요?\'\"

달려간 남편이 잡아 올려보니 우럭이 잡혔다.

연안도 아니고 바다 한 복판에서 낚시를 하는게 얼마나 위험한데도 집사님들이 계시니까

편안하게 이리저리 옮겨 다니기까지 해 가며 낚시를 하는데...ㅋㅋㅋ남편은 \"꽝\"이다.

노으리님이 우럭을 몇마리 잡고 내가 고등어랑 우럭 새끼를 몇마리 잡을 때 까지 남편의

낚싯대는 그 때 까지 잠....잠......아고 민망해라.ㅎㅎㅎㅎ

여자들이 몇마리 잡을 때 까지 남자가 한마리도 못 잡았으니.....

장소를 이동해 봐도 잠...잠...무소식.

한참을 그리 못 잡고 있으니 집사님들이 가두리 양식장에다가 한번 던져 보라신다.

바다는 고기가 맘데로 돌아 댕기는 곳이지만 가두리 양식장에는 치어를 넣고 3 년 동안 키운

우럭이 버글버글....와글와글...빽빽하게 살고 있는 곳.

멸치를 낚싯바늘에 꼽아서 가두리 양식장에 놓자마자 힘찬 손끝의 이 느낌....

파다닥~~

커다란 우럭이 물살을 헤치고 바다 위로 떠 오르는데 우...와...엄청 커다.

30 센티미터도 넘는 커다란 우럭이 시커먼 인상을 확...그으며 올라왔다.

\"누구야? 감히 가두리에다가 낚시를 던지는 무례함을...\"

이런 말이라도 토하는 듯 험악하게 푸드득 거린다.ㅋㅋㅋ

노으리님이 또 한번...주인 집사님이 또 한번.

그리하여 세번의 가두리 낚시로 한 광주리의 횟감이 낚인 셈.

능숙한 솜씨로 아가미 옆을 칼로 자르고선 바다로 다시 입수.

그물 위에서 피를 빼고 도로 건지셨다.

그래야 피를 빼고 횟감을 한다고.

그러시더니 어딜 가신다.

가두리 양식장 옆에 전복 양식장도 있으신데 사모님의 특별한 손님이라고

전복회를 해 주시겠다고.

요즘 양식전복도 얼마나 비쌀건데 그만 두시라고 해도 두 집사님은 전복 양식장에서

한바가지의 전복을 건져 오셨다.

어른 손바닥 크기 만한 것은 대복이라며 값이 아주 비싸단다.

그런 전복을 즉석에서 칼로 쓰..윽...도려내시더니 초장도 찍지 말고 그냥 먹어 보라신다.

그 살이 얼마나 꼬들꼬들하고 향긋~하던지.

한마리..두마리..세마리...

언제 이런 전복을 또 드시겠냐며 실컷 잡숫고 가라시며 자꾸 전복을 도려 주신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바다 위의 생 전복회.

전복은 가끔 할머니들 죽을 위해 사긴 했지만 이렇게 큰 전복을 이렇게나 많이..........

우린 미안하고 감사해서 그만두라고 했지만 한번 기횐데 실컷 드시라며 자꾸 주셨다.

짭짜름하고 오들오들한 전복살을 눈을 감고 먹으며 오늘 이 부부께서 베풀어 주시는 

이 넘치는 대접이 너무 황송할 따름이었다.

아무 준비없이 바다로 따라 나왔고  고기를 못 잡고 있는 우리한테 키워서 출하를 기다리는

비싼 우럭과 전복을 풍성하게 주신 두분께 참 미안했고 사모님의 치밀한 준비에 죄송한 마음.

그 어려운 가두리 양식장을 하시면서 두분의 사랑이 돈독함도 보였고 연인처럼 다정하게

바다 일을 감당하시는 참 성실한 부부셨다.

서로를 챙겨주시고 뜻하지 않은 손님을 향한 친절함까지.

처음 바다에서 모선을 갈아탈 때 뵈었던 그 분들이 두 집사님이셨다.

가두리 양식장도 하시고 종선 운항도 하시면서 시부모님들과 함께 바다농사를 하시는

드문 젊은 집사님부부.

다물도 다촌교회의 큰 일꾼이셨다.

남편은 우리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에 기어히 고기를 여덟마리나 잡는 쾌거를 누리고

의기양양하게 들어왔다.ㅋㅋㅋㅋ

 

*저녁식사

우럭과 전복을 들고 신이 나서 교회로 왔고 노으리님과 둘이서 과연 누가 횟감을 장만할건가???

난 주방장 15 년이 무색할 정도로 횟감 장만은 거의 제로.

그렇다고 한팔로 노으리님이?

주방장 체면이 있지 불편하신 분께?

그래.

내가 한다 해.

칼을 숫돌에 쓱삭쓱싹 문지르고 노으리님의 코치를 받으며 비늘을 벗기고 꼬리부분을 칼집을

넣고 꼬리에서 부터 위로 가운데 등뼈에 바짝 붙혀서 칼을 눕힌 상태에서 포 뜨기.

칼을 꼬리에 대는 순간...엄마야~~ 후다닥.....

기암할 노릇이다.

목에 칼집을 넣고 피까지 뺀 놈들이 아직 살아서 제 몸에 칼이 들어오니 최후의 발악을 한다.

있는 힘껏 뛰어 오르는데 나 정말 기절 할 뻔 했다.

노으리님...

그 때 웃으셨지요?

두고 봅시다~~ㅎㅎㅎ

팬티까지 다 적셨구만 웃으시기는....

 

등뼈를 다 훑고는 이젠 껍질 벗기고 뼈랑 껍질은 지리거리로 남비에 담아 놓고

고깃살은 다시 칼을 45 도 각도로 눕혀서 납작납작 횟집에서 보다 더 이쁘게 접시에

 뱅~~돌려서 우럭 회를 놓고 , 우럭 살이 무지개 빛이 났다.

싱싱한 횟감만이 나는 특유의 빛.

아.......

너무 이쁘고 먹음직스런 우럭이여.

노으리님은 전복을 그릴에 구워서 참기름을 몇방울 똑똑....

근사한 저녁 준비가 끝났다.

우럭 회에다가 지리 , 전복 그릴구이 , 갓김치, 배추김치, 이름은 잊었는데 바다나물......

근사하고 고급스런 밥상을 앞에 두고 감사기도.

드디어 회를 한 점...

캬................

바로 이맛이야.

금방 잡은 바다냄새 가득한 싱싱한 우럭 살이 입에서 살..살....녹아요.

 목사님과 노으리님 우리 부부.

이렇게 넷이서 너무 근사한 저녁을 하고 또 실랑이.

우린 민박집 예약을 인터넷으로 해 뒀었는데 노으리님이 또 딴지를 거신다.

낮에 가두리 양식장을 하신다는 그 집사님 댁에서 자라고 하신다.

교회에서 자라고 하시다가 우리가 서로 불편해서 마다고 하니까 그럼 교회 손님이니까

집사님댁에 아들이 목포로 공부 떠나고 빈 방이 있으니까 그 댁에서 자고 아침 먹으러

전화하면 올라오라시니 아니다 ..맞다...그래도 아니다..그래도 우리도 안된다..

결국 우리가 이기고 짐을 들고 민박 집으로.

 

*민박집

갑자기 집안 일이 있어서 집을 비운 섬 유일의 민박집엔 청소도 안되어 있었고

이불도 아무렇게나 뒹굴었지만 걸레를 빨아서 방 청소도 말끔히 하고

우린 바다 위에서의 긴장감을 풀고 푹...쉬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일부러 먼저 밥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또 노으리님이 밥 먹자고 부를까봐.

교회 감사주일 일도 바쁠텐데 우리 일까지 신경 쓸까봐 일찌거니 밥을 해결하고

뒷산을 올라 섬 전체를 내려다 보니  망망대해 바다 한 복판에 작은 섬 다물도.

파도가 일면 배도 안 들어오는 작은 섬.

그 섬에 우린 조용한 날씨에 들어왔고 오늘 주일 예배 후에 바로 나갈 예정..

일정이 빡빡한데 바다가 잠잠해 줘야 할거고 만일에 파도가 일면 그 모든 일이 수포로.

아니나 다를까 밥 먹자고 전화가 왔고 우린 일찍 해결 했습니다~~대답.ㅎㅎㅎ

시간이 되어 감사주일 예배.

가두리 집사님 부부와 노으리님 부부. 우리 부부. 또 한 부부. 나이 많으신 집사님 권사님....

20 명이 안되는 작은 교회지만 목사님의 주일설교는 힘이 있었고 양떼를 사랑하시는 마음이

그 설교말씀에 다 녹아 있음이 보이는 듯.

그런데 설교 중에 자꾸 바람소리가 거슬렸다.

창문 너머로 갈대들이 심하게 몸을 비틀고 마른가지들이 정신없이 흔들리며 바람을 탄다.

배가 뜰려나?

오늘 안나가면 큰 일인데...

바람소리가 전선줄을 울리는게 설교말씀과 함께 귓전을 때린다.

은혜가 안되는 이 나쁜 성도를 용서하소서.

예배 후에 마당에 나와보니 바람이 자꾸 일어나고 있었다.

걱정스런 내 말에 집사님께서 부두에 전활 해 보시고 배가 뜬다는 반가운 소식을 주셨다.

흐유.......

바다에서 먼 섬에는 특히나 다물도처럼 작은 섬에는 파도가 좀 높으면 배가 안 들어오는

 날이 많단다. 요즘은 쾌속선이 있어 웬만해선 들어 온다는데도 그래도....좀 큰 파도에는

종선이 댈 수가 없어서 큰 모선이 안들어 온다니.

점심을 우럭 구이와(회 하곤 또 다른 맛) 홍합전. 조개와 굴을 넣은 떡국. 과일과 잡채

바다나물 두어가지 김치.....

푸짐한 감사주일 잔치를 끝내고 짐을 챙겨 배로 나갈 준비가 마친 다음.

목사님과 남편의 한담이 이루어지는데 목사님은 참 다정다감하시고 조용조용하시면서

소신있게 목회를 하시는 보기 드문 좋은 목사님이셨다.

노으리님을 19 에 데려오셔서 결혼하실 정도로 정열적이시며 목포로 내 보내셔서

못 다한 대학 공부를 새롭게 시켜 주실 정도로 후원도 잘 하시는 참 사랑이 깊으신 분이셨다.

감사주일 헌금을 작은 섬 교회에 드리고 올 수 있어서 참 감사했었다.

배를 타기 위해 교회를 나서는데 하룻 동안의 만남이었지만 남다른 정이 들어서

목사님이하 여러 성도님들도 함께 육지 여행 길이 있으시면 우리 집에 꼭 한번 오시라는

 초청의 말씀을 드리고 아쉽게 작별.

걱정을 멀리하고 드디어 모선이 도착.

우린 작은 섬 다물도를 두고 목포로 다시 나오는데....

 

*아...배멀미.

섬에 들어 올 때 보다 배가 좀 흔들린다 싶었는데 한 20 여분 달리는데 어째 속이 좀

 수상했지만 두 눈을 꾸욱....감고 버티기로 했다.

눈을 뜨고 있으니까 어찌나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게 무섭던지.....

울렁울렁.....속이 매쓰껍기 시작하고 머리가 흔들흔들....기분이 영 시원찮다~싶은 순간

창가 쪽에 내가 앉았고 그 옆이 노으리님. 또 가두리 여 집사님(아들보러 목포 나가는 중)

맨 나중이 남편이 앉았는데 갑자기 내가 못 참을 것 같아서 후다닥 ..일어나는 순간에

1 층 화장실은 못 가겠고 벌써 속에서 뭔가가 다 올라 오고 있었다.

통로에 보니 휴지통이 있어서 바로 머리 꼬나 박고 우...욱.....

낮에 먹은 아까운 섬 만찬이 다 올라왔다.

아직 소화도 덜 되어서 덩어리가 몽글몽글.

우선 일차로 그 쯤하고 더 심할 조짐이 있어서 놀란 남편을 붙들고 간신히 일층 화장실 앞으로

꼭 술취한 사람처럼 흔들거리며 내려 갔는데 아고 이를 어째.

온통 멀미하는 사람들이 화장실 앞을 가득 메우고 있으니.....

진땀은 삐질삐질나고  속에서는 이런게 막 올라오고 있는데 금방이라도 토 할 것 같아서

어쩌지를 못하고 있는데 안에서도 옆에서도 우욱....우욱.....

남자들도 얼굴이 노래서 그러고 있고 여자들은 아예 바닥에 누워서 그러고 있었다.

화장실 문을 연방 노크해도 감감 무소식.

아 .........그 때의 그 위기감이란....

누가 나오는가 싶었는데 난 어느 새 화장실 변기를 붙들고 난리부르스.

그 다음은 다음 사람을 위해서 잠시 화장실 앞에서 드러 누워 체면이고 스타일이고 다 접고

남편만 꽉 잡고 바닥에 죽은 듯이 누운 폼이라니..ㅎㅎㅎㅎ

그러다가 파도가 좀 더 높아지면 또 화장실로 직행.

연안이 가까워 지면서 좀 가라 앉았고 드디어 배가 잠잠.....

자리로 돌아 오는데 온 몸의 힘은 다 빠지고 없고 얼굴은 헬쓱.

남편도 멀미기가 좀 있었는데 내가 그러고 있으니 도망가고 없더란다.ㅎㅎㅎ

무사히 배가 연안에 닿았고 짐을 챙겨 내려 오는데 어라???

신발이 좀 이상하게 소리가 난다?

발을 들고 앵글부츠를 내려다 보니 세상에나........

굽이 어디로 도망가고 없다~~ㅎㅎㅎㅎ

얼마나 난리를 치고 계단을 오르 내렸으면 굽이 다 날아가고 없을까...ㅋㅋㅋㅋ

날이 추워 따각따각 소리도 경쾌????

 

*목포삼합

부두에 내려 각자 헤어지자고 했건만 노으리님의 초등학교 친구가 30 년이 넘어

만난다면서 어차피 저녁을 먹을 거고 가두리 여 집사님도 아들을 만나 저녁을 먹어야 하니

우리랑 같이 \"인동주마을\" 이라는 유명한 꽃게 정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헤어지자신다.

자꾸 신세지는게 미안해서 그만 헤어지자고 해도 막무가내로 인동주 마을로 직행.

노으리님의 초등학교 친구는 우연하게도 우리 창녕분.

반가움에 같이 저녁을 먹는데 목포삼합.

홍어와 돼지고기수육과 김치.

그 세가지가 목포삼합이라 했고 세가질 포개서 한꺼번에 먹는 음식이라 했다.

홍어의 톡 쏘는 맛과 수육의 고소함에 김치의 신맛이 어우러져 그 맛이요?

기가 막혀요.....

꽃게장은 또...

말로만 듣던 꽃게딱지의 비빔밥.

우리 남편은 밥을 세공기나 먹는 대식가로 변했고 꽃게장 국물도 다 먹어 치웠다.

짜지도 않고 삼삼한데 알도 꽉 찼고 으...아...다시 먹고 싶다.

남도 음식을 제대로 맛본 좋은 저녁식사.

손님도 얼마나 많던지.

그 꽃게가 하도 맛있어서 사 들고 오려다가 값을 보고는 기절 할 뻔.

꽃게 다섯마리에 50000 원.

참자 참아.

우리 할머니들 다 드실라면 ???

수십만원이 필요해서 참고 돌아오면서 대신 가두리 집사님 아들한테 용돈만 주고 왔다.

우리 막내가 생각나서.

안 받겠다..나는 주고 싶다..열번도 넘게 돈이 왔다리 갔다리..난 이런데서 승리를 잘 한다우~~

너무 푸짐한 대접만 받고 노으리님과 헤어져 우린 충북을 향해 고고.....

 

*노으리님.

한 팔이 없다는 장애는 노으리님한테는 아무 일도 아닌 듯

너무 활달하시고 씩씩하시고 매사가 긍정적이시고 능동적이신 참 드문 여인.

비록 슬하에 자식은 없으셨지만 그 대신 남편 목사님과 오누이처럼 그렇게 다정하게

서로의 능력을 개발해 주시면서 넉넉한 신앙의 힘으로 이끌어 주시는 두 분.

여자처럼 고운 목사님에 비해 남자처럼 선이 굵으신 노으리님.

두분의 그 친절과 환대에 늘 감사하면서 좋은 인연 오래두고 익히면서 살으렵니다.

우리들의 방문에 질서가 흐뜨려 졌겠지만 그 모든 일을 기쁨으로 받아 주셨던 점.

깊이 감사드리면서 날씨도 저희들을 도와줬었고 전복도 아무리 귀한 손님이 와도 기온이

도와주지 않으면 잡아 올리지 못한다던데 우린 그 복을 누렸네요.ㅎㅎ

돌아 나오는 배도 그 이튿날이 파랑 주의보가 내려 어려울거라 했는데 우린 하루 앞서 나오는

행운도 얻었으니 여러가지로 참 은혜로운 방문 이었습니다.

두 분 가두리 집사님들께도 많은 감사드립니다.

낯선 방문객들인 저희를 그렇게나 융숭한 대접으로 반겨 주시다니.

노으리사모님의 그 사랑이 저희들한테까지 오지 않았을까......

감사했습니다.

노으리 사모님이 주셨던 전복은 미오리 친정엄마 죽 한번 해 드리라고 내려 드렸습니다.

귀한 선물이라 그 집에 꼭 필요할 거 같아서.

올라오다가 얼음채우고 아이스 박스에 담아서 왔더랬지요.

너무 고마워 하십디다.

고구마는 제가 우리집 할머니들 드릴라고 그냥 욕심내서 싣고 돌아왔답니다.

노으리님 너무 감사했어요~~

건강하시고 매주 그 바닷길로 다물도에 가신다니 전 마냥 존경스럽기만합니다.

남편도 감사하다고..그리고 너무 죄송스럽더라고......

전 배멀리를 난생처음 겪어 봤는데 섬마님은  안 될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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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물도 여행은 마치고 바로 충북 제천을 가기 위해 중간 지점 신탄진에서 하룻밤.

목포에 내린 시간이 오후 6 시.

밥 먹고 헤어진 시간이 8 시가 넘었었다.

중간에 좀 올라 와 있어야 충북 제천이 좀 가까울 거 같아서 피곤한 남편을 달래서 고고씽.

충청편과 경기편은 같이 . 함께....

 

좀 아까 난공주님이 외국에서 돌아와 우릴 경기도에서 만났으면 한다고 전화가 왔었다.

이미 집에 도착했다니 계산에 착오가 있었다며 너무 아쉬워 했다.

어제쯤만 됐어도...

공항에 내리자 마자 내게 전화하면서 멀리 안 갔으면 스톱 하라고.......

공주님 고마워요~~

잊지 않고 공항에 내리자 마자 찾아 주셔서.

할머니 건강하셨으면 ......

며느리가 그 먼 거리를 날아서 왔으니 곧 좋아지시겠죠.

남한산성에서 다 같이 만났더라면.....

독일인 친구 집요?

잔 걸로 하고 감사합니다.

잘 계시다가 안녕히 돌아가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