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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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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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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잇는 여자


BY 정자 2008-11-04

남편이 교통사고로 십년동안 식물인간으로 살고 있다면
아내는 남편말고도 또 뭐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을 것이다.

그 입장이 되지 않는다면
전혀 눈치도 못 챌 상황이 연속으로 이어질 것인데.
 
그 남편이 이젠 이 세상에 없다.
불의의 사고로 여섯 번 머리를 열어 수술을 하는 날
아내된 그 여자의 시어머니는 병원에 오지 않으셨다.
오래 된 아들의 병에 지친 모정 이었으리라.
 
세월이 흘러 큰 딸아이가 결혼을 하는 날
할머니로서 손녀딸을 시집보내는 날이라고 한복 옷고름으로
주체못할 눈물에 홍건히 젖어서 며느리 손목을 어루만지고 쓰다듬더니
겨우 하시는 말씀이
\"니..참 고생 많았데이 .... 인자 맘 편하게 살그래이..아휴..내가 니만 보면 왜 이리 죄인 된 것 같노?\"
손녀딸과 사위을 또 끌어안고 부비면서 그러신다.
\" 니덜 잘 살아야 한데이..울 아들 몫도 가져가고 내 몫도 보태서말여..\"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애인에게 부모자리에  꼭 앉아달라고 부탁을 하셨단다.
동네 소뮨이 나돌아 무성무성하게 퍼져 결국 시어머니가 한 번 보자고 부르시는데.
며느리는 한쪽 가슴이 쿵 내려 앉더란다.
결국 올 것이 왔구나...
 
벌벌 떨리기도 하지만 애들을 어떻게 볼까 싶기도하고 걱정을 했는데..
\" 니 애길 들었다..내 먼저 애길 해야 하는디..미안하다..남자는 뭐하는 사람이여?\"
시어머니는 손녀가 나중에 시집가면 그 때 합치라고 허락을 하셨단다.
 
화를 내시고 혼날 줄 알았는 데
세상이 바뀌고 사람도 한 세상 낫지 두 세상 겪을 일도 아니고 인제 니 인생이디.
우덜 시댁이라고 눈치도 보지말고 잘 살아야 한다고 그렇게 말씀 하시더란다.
 
그렇게 지낸 세월이 이십 년이나 지나버렸다.
내가 아는 여자애길 하다보니 또 눈물이 난다.
이상하다. 나의 주위엔 맨 슬프고 그렇고 그런 삼류인생들이 나를 울린다.
아주 사소한 애기도 듣다보면 또 눈알이 아프고 저리다.
떠난 여자들 애길 들으면 또 싱숭생숭해지고.
조금 있으면 또 그 여자 집에 놀러간다.
동치미를 담가준다고 오다가 시장들려서 순대나 사오라고 한다.
막걸리도 한 병 같이 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