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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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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김장김치...


BY 토리맘 2008-10-16

  김장을 하려면 한두달은 족히 있어야 하는데 야속게도 김장김치가 일년을 못채우고

떨어져서 김장김치로 보글보글 끓여먹는 김치찌개가 그리워 미칠 지경이었다.

나주가 친정이라 김장김치 남은거 있음 싸보내달라 했더니 오늘 택배를 받았다.

묵은 김장김치에 보쌈고기 삶아서 한볼태기 쌈싸서 볼태기 터져라 오물오물 거리니

괜스레 김치구경 못해 미식거렸던 속이 너무나 개운하다.

6살배기 딸내미와 둘이 묵은 김치 대가리만 툭 쳐내고 보쌈고기 돌돌말아

손가락 쪽쪽 거리며 먹어대는데 어찌나 달고 맛있는지...

엊그제 김장김치 보내주신다는 얘기듣고 마트에 세일하던 돼지고기 보쌈용

사다 놓기를 잘했다 싶다.

낼은 김치찌개 끓여먹어야지.. 모래는 김치 부침개 해먹어야지..^^\'\'

작년엔 절인 배추를 40여포기 보내주셔서 우리 입맛대로 맛있게 담궈서 얼마 전까지

잘 먹었는데...

올해는 60포기 정도는 해야 할려나...

병치레가 심하신 친정엄마는 올해 김장을 안하신다고 그리 춥지 않은 시골이라

땅파고 짚으로 지붕씌어 배추 저장해놓고 좋아하는 겆절이만 해먹을란다 하시니

내년엔 이렇게 묵은지 택배는 못받을려나 싶다....

묵은지 깔고 꽁치나 고등어 통조림 넣고 조림도 해먹어야지....

 

당뇨를 앓고 계신 친정엄마는 며칠전 갑상선에 이상이 있어 조직검사를 하셔서

결과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점점 몸은 쇄약해져가셔서 올해 김장 담구기를 포기하신거 같습니다.

이렇게 묵은지 얻어먹을 횟수가 얼마나 될른지...

그리 살갑지 못한 딸이라 죄송스럽기만 하네요..

\'꼬옥 너같은 딸 만 낳아라 그래야 내속 알지!\'

하시던 엄마의 말씀에 불안하기도 했었는데 애아빠 성품을 닮아

순하디 순하고 김치도 넘 잘먹고 편식도 안하고 무난하게 잘 크는 제딸에

살갑기 그지없는 애교덩어리 딸을 낳아 키우고 있는 이 딸이

속으론 나를 안닮아 다행이라고 안도의 숨을 쉬고 있는 이 딸이

울 친정엄마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계실게 분명합니다...^^;

 

바리 바리 올라오는 콩이며 참깨며 갖은 종류의 짱아찌며 쌀이며 배며

몇년이나 더 올라올수 있을지...

오래도록 자식곁에 머물러 주시면 좋겠습니다..

결코 김장김치가 맛있기 보다는 엄마손맛이 그리워 목메인 김장김치입니다...

나도 나중에 나중에 딸에게 맛난 김장김치 해주고 싶어서 해마나 김장담구기를

울 신랑과 함께 열심히 실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