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실제 상황과 달리 본의 아니게 오해도 하게되고 때로 반대 입장에서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잘 잘못을 알고 난 뒤로 그에 따른 사과의 말 한 마디가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대에게 진실한 사과의 미안한 감정이 충분하게 실려있다면 발끈 차올랐던 화도 가라 앉을 것이고
오히려 서로 오해에서 사과로 가는 과정에서 전보다 더 좋은 관계로도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엊그제 직장 근무중 생각지도 않게 오해를 받고 그 오해 뒤 사과라는 과정없이 그냥 바쁜 업무에
묻혀있다 퇴근을 하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오늘 마음이 혼란하다.
내일 월요일에 출근하여 아무래도 이야기를 나눠야 할것 같다
나의 근무처는 아웃소싱 콜센터이다
파트별로 수행하는 업무도 제 각각이고 파트마다 담당 팀장이 한 명씩 배치되어 있다.
대부분 연령대는 30대 초반에서 중반들인데
20대에 몇 년간 상담원 경력을 쌓고 팀장자리에 앉는데 급여에 있어서는 경력있는 상담원보다 오히려
적은 보수가 대부분이다.
콜센터 상담원일이 쉽게도 구해지고 그만큼 이직율도 많아서 한 직장에 입사하여 한 달 겨우 버티고
그만 두는 아니 한 달도 못 견디고 퇴사하기가 다반수인데 나름대로 나의 경우는 힘들긴해도
그간 적응이 잘된편에 속한다.
그런데 상담원들만 이직율이 높은것이 아니라 팀장들 역시 이동이 마찬가지로
많은데 그간 7년 세월에 수백명의 상담원들이 오고 갔으며 팀장들 또한 수도 없이 바뀌어 나갔다.
팀장과 상담원의 호흡이 잘 맞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을 수행하더라도 하루해가 짧고
팀장과의 사이가 어긋나면 직장이 직장이 아니라 지옥이고 돈이고 뭐고 하루 빨리 사표내고
다른곳으로 떠나고 싶은게 현실이다.
금요일 오전 10시상황이다
팀장이 곁으로 다가온다
눈에 힘이 들어가있다
\"저기요 첫콜이 오십분에 들어갔더라구요
그러시면 안되죠 위에서 다 체크하고 있어서 하루 몇콜하는지 다 아는데\"
\"네? 오십분이요?\"
잠시 지은 죄도 없는데 멍해진다
입사 이후 근무 태만으로 지적을 당하기는 처음있는 일이라 마치 내가 큰 죄를 지은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움찔거려진다.
곧 이어 다시
\"우리 열심히 하자구요 오늘까지 최종 목표가 성과 42%로 잡혔으니까요~\"
억지 웃음인지 몰라도 바로 전 난색을 표명하며 다그칠때와 달리 백팔십도 돌변해서 미소까지 지으며
휘리릭 가버린다.
분명 30분부터 업무가 시작인데 왜 내가 20분간 그야말로 놀다가 오십분에 첫 콜을 했다는건가?
전산 기록이 몇 분 몇 초 다 남아 있으니까 어디 한 번 살펴볼까?
그런데 분명 42분에 벌써 첫 콜 통화 성과가 이루워졌고
고객과의 통화가 42분에 종료되었다면 이미 그전 30분대에서 상담이 있었다는것인데...
결과는 전산 시스템 오작동으로 녹취 작업이 오류나서 전 통화 이력 체크가 안되고 오십분 부터
체크가 들어갔던 것이다.
팀장에게 찾아가 상황 설명을 하였더니
\"어머 그랬군요~~\"
미안하다는 말도 엉겁결에 듣지 못하고 바쁜 업무 진행으로 다시 자리에 앉아 근무를 하는데
한 시간이상 망가진 기분에서 정돈이 안되어 계속 고객과의 통화에서 성과없는 거부로만
이어져 나갔다.
점심 이후 가까스로 평상심을 찾아 근무를 하고 퇴근 후 동료중 하나가 디스크로 인한 병원 입원으로
몇몇 동료와 문병을 하고 병원에서 나와 저녁을 먹으면서 오전 시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니
모두들 동시에 하는 말
우리 센터에서 정말 자리 이석없이 하루 종일 자리 지키며 일에만 오로지 열중인분인데
말도 안되~
오십분에 콜 체크가 되었다면 전산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지 어디 그렇게 대뜸 찾아와
근무 태만으로 몰고가는거야?
나보다 더 동료들이 분개를 한다.
회사에 근무하는 팀장들중 제일 늦게 입사한 막내 팀장으로 이제 반년정도 되었을까?
아무리 새내기 팀장이라도 그렇지 나뿐 아니라 얼마전에도 나보다 더 연배인 상담원에게
애에게 다그치듯 막대하다가 항의를 받았다는데 아무래도 그냥 넘길일은 아닌듯 싶다.
이제 아이가 다음주면 첫돌이라는데
나이 어린 신입 팀장에게 야단아닌 야단을 맞고보니 기분이 영 엉망인 주말이다
그것도 오해로 인한 다그침이라 더 더욱...
에세이방 여러분 답좀 주세요
내일 출근하여 사과를 받을까요?
아니면 그냥 이번일은 지났으니 그냥 넘기고 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