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방을 아무 생각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막내딸이 깜짝 놀라며 하는 말...
-앗! 깜놀!! *,*
-깜놀?...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음 요즘엔 깜짝 놀랐다는 말을 줄여서 깜놀이라고 해~^^
-깜놀 ..깜놀..재밌네......ㅎㅎ
허긴 요즘엔 무슨 말이든
짧게 줄여 말하는 게 대세인거 같다.
하다못해 티브 드라마 제목도
4자만 넘었다 싶으면
캔깡통 압축해서 찌그려놓듯
짧게 만들어 부르지 않던가..
엄마가 뿔났다-엄뿔
무한도전-무도
우리 생애의 순간들-우생순
아마 세상 등?지고 사는 사람들은
당최 무슨 소린지 모를 정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말들이 탄생하는데..
국어사전을 뒤져도 나오지 않을 많은 단어들이
이렇게 실제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어도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이나 소통원활이면
모든 게 문제될게 없는 분위기다.
그런 분위기에 이미 익숙해진 나 역시도.
어느 날인가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면 하는 말.
-앗 ! 깜놀!!~*,*
-헉 엄마도 깜놀?
-공유하자..--;
-헉
내가 정신연령이 딸애들하고 비슷하다.
인정한다.ㅡ,ㅡ;
그래서 생기는 부작용으로
가끔 권위상실감이 없진 않지만
그땐 또 뭐..
무식컨셉 울트라파워를 보여주면
녀석들 또 나의 칼있으마에 말그대로
깜.놀. 한다.^ㅡㅡ^;;
어느 날 키나 몸무게게 쑥쑥 자라
늘 속옷 사이즈를 맞추기가 어려웠던 막내딸.
마침 외출할 일이 있어 막내딸의 팬티를 사왔는데
내내 사이즈가 잘 맞을지 오는 내내 걱정인 나.
집으로 와서는 급히 학원에 다녀온 막내딸을 불렀다.
-헤이 걸!~ ^^
대답이 없다.
-유고 걸~
또 대답이 없다
-데데데데 뎃걸~
한껏 흥에 겨워 이효리의 노래로 녀석을 부르자
그제야 무표정한 모습으로 나타나 하는 말..
-뭐냥..엄마가 이효리 노래를..
-노래뿐이겠니..춤도 출수 있다....
-진정하세욤~
-흠..우리집엔말야.. 걸~들만 있으니
앞으로 이효리의 헤이~걸은 우리집 주제가다.. 알간?
-헐!~
참..
그나저나 팬티가 맞을라나 모르겠네..
순간 급히 밥상을 차리면서
딸에게 밥을 먹으라는 말과
팬티를 입어보라는 말을 한다는 게
나도 모르게 그만..
-참 너 빨리 팬티좀 먹어봐-
-헉! 엄마 ...팬티를 어떻게 먹어~하하하
나.. 요즘 왜이러니..
두 문장을 하나로 줄여
말도 안되는 말을 하다니...
이건 치매지...
당최 무슨 말을 하려면
말이 되는 소릴 해야
말이 되지
말도 안되는 소리를
말이라고 하고 있고...
에구....
이건 또..
뭔 말이래........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