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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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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럴수도 있구나!


BY 은지~네 2008-09-22

지금은 나의 가슴에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는 친구지만,

한동안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나는 친구라 생각했었는데 그사람은 아니었나보다.

내가 자신의 경쟁상대였었나?

 

내가 순모로 된 카페트를 샀을때는

\"으이구 이렇게 비싼것을 겁도 없이 샀냐?\"

 

차를 새로 사면

\"나보다도 더 좋은 차를 몰고 다니네.\"

 

남편이 결혼 기념일에 다이아 목걸이를 해주니

\"나보다도 더 큰 것을 하고있네.\"

 

항상 이런식으로 말했는데도

나는 그냥 그렇게 말이 나오나 보다 하고 생각했었다.

 

나중에 내가 자신에게 배아파한다는 이야기를

다른사람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사태파악을 했다.

 

나는 정말로 배아파 할 일도 없었고, 배아파 하지도 않았었는데.....

나는 정말로 잘되는 것을 축하했었는데....

 

이런 기억이 있다 보니 마음이 냉랭해지면서

다른사람을 가끔 오해 할 때가 있다.

 

얼마전 일이다.

근처의 한국할머니분이 아프셔서

빵과 스프를 만들어 가지고 문병을 갔다.

 

한국의 국을 끓여 가고 싶었지만

워낙에 한국을 떠나신지 오래 되신지라

매운것을 잘 못드시기에 미국음식을 해갔다.

 

쭈끼니 브레드라고 애호박으로 구운빵을 보시고는

\"지난번에도 빵을 구워 왔든데, 어째 이런걸 나보다도 더 잘굽네.\"

라고 말씀하신다.

 

\"나보다도 더 뭘...\"

이말에 큰 상처를 입었던지라

할머니의 말씀에 나는 살짝 삐졌다.

 

\'아니.., 뭐 ..원 노인양반도 참~~

나랑 경쟁하셔? 뭔 말씀을 그리 하셔?\'

이런 생각이 속으로 막 왔다갔다 했지만 

어른이시라 그냥 \"예~~\"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때 들어 온 남편에게 그이야기를 했다.

처음에는 내역성을 들어 주는 척하던 남편이 곧 나를 이해시킨다.

 

\"미국에서 40년이 넘게 사신분인데

온지 얼마 안되는 당신이 맛있게 빵을 구워왔으니 칭찬해주려고 하신 말씀이야.\"

그러면서 전에 들었던 말과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설명을 한다.

 

그말을 듣고도 잠시동안 튀어나온 입을 넣지 못하던 나였지만,

곧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할머니도 오래전에 한국을 떠나셨기에

아직도 한국이 가난한줄 말하셔서 나를 가끔 화나게 하시지만,

이번에 이말씀은 별로 나쁘게 받아 들이지 않아도 되는 말이었다.

 

 

상처를 많이 받고 자란사람들이 더 상처를 쉽게 받기에

아무것도 아닌일에 거칠어지는 것을 가끔 본다.

 

이해는 하지만 솔직히 그런사람들을 보면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있다.

너무나 오해를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런데, 나도 그런 상황이 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럴수도 있구나!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게끔 해 준 남편이 다시 이뻐졌다.

 

부부가 오래 살면 닮는다고 했던가?

가끔 밉기도 하지만 그래도 25년을 서로 충고하고 다독이면서 살다보니

이제는 남편처럼 좋은 친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