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둥이
우리친정막내는 엄마가 쉰이다된 나이에 얻은 쉰둥이입니다
아버지와 엄마의 사랑이 돈독했던지 나이 쉰에 아기를 보게 되었는데요
그때가 아마 제가 중학교 일학년 여름 방학이였던걸로 기억 합니다
엄마는 아홉자식을 출산했는데 두아이는 갓난아기때 저 세세상으로가고 현재는 우리 칠남매가살고 잇습니다 엄마는 올해 팔순 넷입니다
맨 큰언니가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않는 과수원집으로 시집을 가고 첫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언니는 아기를 낳기위해서 형부를 앞세우고 친정에서 묵고잇었습니다
엄마역시 오늘내일 하고 잇고
훗날이야기를 하는데 엄마는 형부 보기가 너무 부끄럽고 미안해서 불른배를 그렇게 원망을 햇다고 하고 언니역시 엄마의 부른배가 형부보기 그렇게 챙피했다고 합니다
어쨌던지 우리집에는 모녀간에 아이가 나오기만기다리고 잇었지요
그해 여름에는 장마가 오래가고 비도 무진장내렸어요
비가 억수처럼 쑫아지고 하늘이 맑아지자 동네앞 감천에 물구경을 갓는데 수박도 둥둥 떠 내려오고 돼지가 물에 빠져서 코만 둥둥 떠 있고 우리들은 그것들을 보고 좋아라 했지만
엄청 큰 물난리가 났었지요
잠시 맑았던 하늘이 저녁이 되자 컴컴해지기 시작하더니 비를 쏟아붓고 천둥에 벼락이 우당탕탕 난리였지요 천둥소리에 놀란 황소는 성이나서 날뛰고 마당에 독구는 멍멍 짖어대고
온 동내개가 단체로 짖어대는 정신 없는 상황에서
엄마는 산통이 시작되서 안방에서 신음을 하고 계셨는데 할머니 할아버지 땜에 맘놓고 소리도 못질렀겠지만 밖에상황이 워낙 정신없다보니 안방에 소리는 빗속에 묻혀버렸습니다
아버지는 서 둘러서 가마솥에 물을 데우고 할머니는 가위를 깨끗하게 소독하시더니 커다란 비닐을 들고 안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산파가 잇을리 만무고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할머니가 산파가되셨습니다
노산이라 긴 산고를 치루는지 아기울음 소리가 오래도록 들리지 않아서 모두들 불안해 하고 잇는데 부른배를 안고 뒤뚱거리던 언니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하더니 진통이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언니는 아래채에서 끙끙대고 엄마는 큰채에서신음을 하고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연신 헛기침을 해대시고 첫경험을 하는 형부는 언니 손을 잡고 어쩔줄몰라하시며 연신 “할매요 할매요 점숙이도 봐주야지요 장모한태만 있으머 우얍니까”
할매는
“아이고 굿이데이 좀 참지 머가급해서 한몫에 난리이고 그 홑이불하고 비니루 깔고 준비해라 아이고 이기무슨일이고 삼신할매요삼신할매요”
우리들은 부엌에서 미역을 씻고 있었는데
할매가 부엌으로 나잇는 안방문을 열더니
“야들아 미역구은 미리끓이마 얼라가 늦게 나온대이 아기가 앙하고 울거던 국솥에 불때야한데이 아이고 삼신할매요 퍼뜩 한 대치고 내 보내주이소 우리 자슥이 머 잘못이라도 했는교 삼신할매요 ‘
할매는 연신 삼신할매를 찾으며
“야야 점숙아 힘쓰래이 힘 놓으마 안된다 고무신 신고 나가야제”
옛날에는 아기 놓다가 위험한 지경도 있고 하니까 아기 놓으러 들어갈 때 댓돌에 있는 고무신을 보며 내가 살아서 저 모구신을 신고 나가야지 ...
그렇게들 두렵게 산고를 치럿다고 합니다
앵앵
아기 울음 소리가 들이더니 할매가 문을 열고
“가시나다 가시나가 나오면서 그래 애를 먹여쌓노 퍼뜩 미역국 끓이라 ”
며누리 탯줄을 손수 자르고 무명실로 꼭 묵어두기가 바쁘게 할매는 아래채에서 끙끙대는
손녀 한태로 달려가셨습니다
언니신음 소리는 엄마보다 훨씬 크게 들렷습니다
“야야 점숙아 힘주라 으잉 자 힘주자 음음 ”
아랫방에서도 연신 할매는 삼신할매를 부르면서 언니를 보살폈습니다
한참 시간이 흐르고
엄마가 미역국과 쌀밥을 드시고난후에야
엥엥
아기울음에 모두들 달려가니 “아이고 애먹었는기라 아들이다 아이고 장군감인기라”
그렇게 우리집 막내와 우리 큰조카는 한날에 태어나는 운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할매는 며느리와 손녀 산파역을 하느라 얼마나 힘이드셨는지 며칠동안 밥도 제대로 못드시면서 도 산후조리를 얼마나 철저하게 하시는지 한여름인데도 문도 못열어놓게 하고 여자는 아기 낳고 바람들면 평생 병신된다면서 정성스례 살펴주셨습니다
물론 산모와 아기들은 땀띠 투성이가 되엇지만.........
그렇게 태어났던 두아기는 지금은 서른 다섯이나된 어른들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엄마하고 언니하고 만나면 그 당시 이야기를 하면서
할매를 그리곤 합니다
요즘에야 좋은 병원시설에서 공부를 많이한 실력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잇지만 아무것도 배운것없는 무지한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 어머니들은 그렇게 의사도되고 간호사도되는 위대한 대한의 어머니였습니다
그래서 여자는 위대하다고 하는것일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