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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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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


BY 도영 2008-08-24

나도 엄마가 있었으면 참..좋겠다

내가 가면 따신 밥 해놓고 \"어여 먹어..어여..\"

이런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

 

3일전.

동네 친구가 먹고 살다 보니 하도 일을 많이해

결국엔 척추 협착증으로 병원에 입원을 했다.

 

병문안을 갔는데 한통의 문자.

 

\"오늘 저녁 술한잔 사주시겠습니까.\"

 

전번을 보니 대구에 사는 막내 시동생이다.

혼자 계신 시어머니를 보러오는 모양이다

웃음이 씨익 나왔다.

나보다 세살 어린 막내 시동생.

철딱써니 없을때도 있지만 큰 형수인 나를 누나 처럼 따른다.

술 한잔 먹으면 야심한 시각 인데도 전화가 와서

\"타박..타박 타박네야..\"라는 노래를 불러주는 막내 시동생 .

술한잔 사달라는 문자에 통화 버튼을  눌렀다.

 

\"삼춘..사준다해도 갈까 말깐데.술사달라하면 누가 가나..ㅋㅋㅋ\"

\"에헤~형수가 이 시동생을 술 사줘야제..ㅋㅋㅋ\"

이리하여 퇴근 하는 복달 아빠 한테 전화 하여 시댁으로 가있으라하고.

나는 복달이학원 앞에서 복달이 한테 자동차를 바톤터치하고

시댁에 갔다..

 

시댁에 가니..시어머니가 양 사이드에 복달 아빠와 막내 시동생을 끼고

저녁을 드시고 계셨다.

큰며느리가 들어가니 어머니가 그러신다

\"밥없다..찬밥 데워 무그라..\"

 

역시 우리 어머니는 변한게 없으셨다

아들 밥하면서 며느리 밥까지 할려니 분하신게다.

모르는것도 아니고 익히 수십년 겪어왓기에..내가 그랬다

\"아입니더.저 늦게 점심 먹어 배 안고프니더..\"

남편은 시어머니 눈치를 보며 가마 있고 막내 시동생이 미안한 표정으로

\"형수 내캉 밥 농가 묵으시더..\"하며 숟가락으로 밥 더는 시늉을 하기에 손사레를 쳤다

 

\"아이다 삼촌..내 진짜로 배 안고프다.\"

그리고 나는  구석에 앉아서  세모자의 밥상을 지켜보는데 서러움이 밀려왔다

\"할마시...아들들 밥할때 쌀 반공기만 더 덜어서 하면 내가 얼마나 감동 먹을꼬..아..나도 엄마가 있었으면..\"

따신 밥 먹는 그옆에서  청승 맞게 찬밥 쪄서 먹으려니 그날 따라 자존심이 상했다

30대 같으면 네`~하고 속도 없이 당연하게 찬밥 데워 먹을텐데

이상하게 그날만은 내기분이 꼴려서 찬밥을 데워 먹기가 싫었다

 

시집온지 26년..

내가 당신에 해준 밥이 수천그릇은 될터인데..

갑자기 10년전 돌아가신 내 엄마가 보고 싶고

엄마가 해준 밥을 먹는 복달 아빠와 막내시동생이 그래 그래 부러울수가 없었다.

구석에 앉아서 자꾸 세모자가 먹는 밥상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갔다

그리고 내엄마가 생각 났다.

 

나도 엄마가 있었으면.

나도 엄마가 있었으면 참..참.참. 좋겠다.그 말이 머릿속에서 가슴으로

눈가로 전해져 왔다.

 

\"아나 냄비 가져가그라..!\"

 

시어머니의 음성에 서러운 상념속에서 깨보니 어머니가 빈 냄비를 내민다

며칠전 내가 농사지어 첫 수확으로 딴 늙은 호박으로 죽을 쑤어서 갔다드린

그 냄비가 내 발앞에서 나를 보고 있기에 씁쓸하게 가방속에 넣었다

 

복달 아빠는 엄마가 해준 밥을 배불리 먹고 핸드볼 경기를 본다며 배뚜드리며 길게 눕기에

막내 시동생에게 그랬다.

\"삼촌 술 사달라며.어여 나가자..사실 나.배고프..\"

시동생이 시어머니 들을쎄라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형수.담엔 내가 밥 해놓을께요..\"

시댁 근처 생맥주 집에를 갔는데 낙지 볶음을 시켰다

낙지 볶음에 국수사리가 나오기에 다 끌어다  먹었다

71세 시어머니가 생맥주집까지 따라오셔서 큰며느리 먹는걸 보고는

눈길이 곱지 않기에 내친김에 알탕까지 시켜서 먹어 치웠다

그날은 나도 엄마가 있었으면..좋.겠.다. 그말을 수십번 씨부렸다

\"나도 엄마가 있었으면..\"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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