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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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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돈 많이 벌어?


BY 정자 2008-08-19

\" 엄마! 우리 차  인터넷에 올리자?\"

\" 왜?\"

\" 응 유명해지면 돈 많이 벌잖어?\"

 

딸은 나를 가끔 순진하게 한다.뒷트렁크가 찌그러지고 너덜너덜한 차가 창피하지도 않은 가보다.

차도 개성으로 승부하는 요즘세계인데

유명해진다면 돈을 많이 번다는 법칙을 어디서 배웠을까.

 

\" 엄마? 나 이 천원만 줘?\"

\" 뭐 할려구?\"

\" 엄마 껌 사줄려구!\"

 

자기가 먹고 싶은 걸 나를 사준다는 핑계가 그럴듯하다

나는 속아주는 셈으로  이 천원을 준다.

껌을 사면 나는 꼭 두 개만 준다

나머지는 모두 지거라고 한다.

그래도 난  아무말 못한다. 나에게 껌을 사준거니까.

 

딸아이는 뚱뚱하다. 사실은 나보다 약간 더 살집이 있다.

오랜 약복용으로 부작용이다.

\" 왜 엄마는 나처럼 살이 안찌는 거야?  

뚱딴지 같은 질문에 나도 대답이 막힌다.

왜 살이 안찔까 그런 거 생각 해 본적이 없는 데.

나의 딸은 나를 닮아 꼭 날씬해야 한다는 보장은 없는 데도

딸은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이나보다.

아직 이 질문에 대답을 못했다.

 

방학중에 중2 일학기 말 성적표가 우편으로 날아왔다.

성적표가 꽤 복잡하다. 무슨 영역이니 수리영역이니 사회영역이니 점수가 아닌 %로 표시 된 성적표를 보고

나나 딸아이나 고개만 갸우뚱한다.

\"야야..니 시험 무지 어렵게 봤냐?\"

\" 아니? 쉬웠었는 데?\"

\"근디 무신 성적표가 이렇게 어렵냐?\"

\" 나도 몰라?\"

 

에라이 모르겠다. 그냥 보고 잊어버리는 게 제일 즐거운 성적표다. 언제 우리집에서 제대로 대접을 해준적이 있었나.

하긴 아들 성적표도 내가 어디다 뒀는 지 모르고 나중에 부모사인 받아오라는 말에 학교에 전화를 했다.

\" 죄송해유 아들내미 성적표를 봤긴 봤는 디 도체 어따 뒀는 지 기억이 않나네유? 이걸 워쩐데유?\'

 

요즘은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갈지 말지 고민이다.

툭하면 내 지갑에 돈을 훔친다. 할머니 집에 가도 또 할머니 돈도 할아버지 바지주머니도 뒤진다.

재진단으로 심리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병원비용도 만만찮다.

할머니가 나에게 그런다.

\" 애가 어째 그모양이냐?\"

그 모양으로 크는 딸이 손녀인데. 나에겐 더 할 나위없는 하나밖에 없는 딸인데.

 

오늘 딸은 또 묻는다.

\" 엄마! 요즘 돈 많이 벌어?\"

\" 왜?\"

\" 나 맛있는 거 많이 사 달라고? 헤헤헤\"

 

으이구..요 이쁜 내 새끼...그려 맛있는 거 많이 많이 사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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