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우리 차 인터넷에 올리자?\"
\" 왜?\"
\" 응 유명해지면 돈 많이 벌잖어?\"
딸은 나를 가끔 순진하게 한다.뒷트렁크가 찌그러지고 너덜너덜한 차가 창피하지도 않은 가보다.
차도 개성으로 승부하는 요즘세계인데
유명해진다면 돈을 많이 번다는 법칙을 어디서 배웠을까.
\" 엄마? 나 이 천원만 줘?\"
\" 뭐 할려구?\"
\" 엄마 껌 사줄려구!\"
자기가 먹고 싶은 걸 나를 사준다는 핑계가 그럴듯하다
나는 속아주는 셈으로 이 천원을 준다.
껌을 사면 나는 꼭 두 개만 준다
나머지는 모두 지거라고 한다.
그래도 난 아무말 못한다. 나에게 껌을 사준거니까.
딸아이는 뚱뚱하다. 사실은 나보다 약간 더 살집이 있다.
오랜 약복용으로 부작용이다.
\" 왜 엄마는 나처럼 살이 안찌는 거야?
뚱딴지 같은 질문에 나도 대답이 막힌다.
왜 살이 안찔까 그런 거 생각 해 본적이 없는 데.
나의 딸은 나를 닮아 꼭 날씬해야 한다는 보장은 없는 데도
딸은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이나보다.
아직 이 질문에 대답을 못했다.
방학중에 중2 일학기 말 성적표가 우편으로 날아왔다.
성적표가 꽤 복잡하다. 무슨 영역이니 수리영역이니 사회영역이니 점수가 아닌 %로 표시 된 성적표를 보고
나나 딸아이나 고개만 갸우뚱한다.
\"야야..니 시험 무지 어렵게 봤냐?\"
\" 아니? 쉬웠었는 데?\"
\"근디 무신 성적표가 이렇게 어렵냐?\"
\" 나도 몰라?\"
에라이 모르겠다. 그냥 보고 잊어버리는 게 제일 즐거운 성적표다. 언제 우리집에서 제대로 대접을 해준적이 있었나.
하긴 아들 성적표도 내가 어디다 뒀는 지 모르고 나중에 부모사인 받아오라는 말에 학교에 전화를 했다.
\" 죄송해유 아들내미 성적표를 봤긴 봤는 디 도체 어따 뒀는 지 기억이 않나네유? 이걸 워쩐데유?\'
요즘은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갈지 말지 고민이다.
툭하면 내 지갑에 돈을 훔친다. 할머니 집에 가도 또 할머니 돈도 할아버지 바지주머니도 뒤진다.
재진단으로 심리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병원비용도 만만찮다.
할머니가 나에게 그런다.
\" 애가 어째 그모양이냐?\"
그 모양으로 크는 딸이 손녀인데. 나에겐 더 할 나위없는 하나밖에 없는 딸인데.
오늘 딸은 또 묻는다.
\" 엄마! 요즘 돈 많이 벌어?\"
\" 왜?\"
\" 나 맛있는 거 많이 사 달라고? 헤헤헤\"
으이구..요 이쁜 내 새끼...그려 맛있는 거 많이 많이 사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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