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0일이 막 지난 우리 수민이가 밤새 열이 나고 보체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
아가도 엄마도 지칠때도 지쳐서 맞이한 아침은 밤이 보더 더 달콤한 잠의 유혹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태변을 먹고 태어난 우리 수민이는 태어나서 엄마의 손길보단 간호사이모들의 손길을 더 많이 받았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엄마처럼 돌봐주던 수간호사 선생님의 전화가 온것이다.
수민이의 건강을 걱정하며 잘 자라고 있는지 물어 보셨다.
그리고 이런 저런 근황과 아기상태를 얘기하던중 수간호사 선생님이 나에게 물었다.
\"그래도 엄마 행복하시죠?\"
그 질문에 난 당연히 너무 행복하다고 답했다.
평범한 아기를 가진 엄마들은 그 고마움을 망각한체 출산우울증이라는 사치를 즐긴다.
물론 아기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고단한 일인가....
하지만 나에게 그런 일은 사치에 불과하다.
하루 하루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사투를 버리는 아직은 너무 어린딸을 보면서 힘들다는 생각은 죄스럽기 그지 없다.
평범한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픈아기를 돌보는 엄마의 일상을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이런 상황을 경험해 보기 전에는 티비속의 사연을 보면서 그들이 참 안쓰럽고 고단한 삶이라고 느꼈을 뿐이다.
하지만 그 곳을 찬친히 들여다 보면 그들만의 행복은 항상 존재한다.
신은 인간에게 견딜만큼의 시련만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 수민이는 산소호흡기 없이는 하루도 버틸수가 없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산소발생기기가 없는 곳에서 생활해 본적이 한번도 없으며 그럴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 수민이가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수 있을까?
수민이 발가락에 센서를 달아서 산소포화도를 계속 측정하기 때문에 알 수있다.
수민이는 태어나서 한번도 입으로 음식을 섭취해 본적이 없다.
그리고 지금도 튜뷰를 통해서 우유를 공급받고 있다.
먹는다는 표현보단 공급받고 있다는 표현이 확실하다.
건강한 아이는 자기가 배가 고프면 밥을 달라고 하고 배가 부르면 먹지 않는 식으로 자신의 양을 조절한다.
그럼 우리 수민이는 어떨까?
튜브를 통해 먹기 때문에 그 양을 정확히 체크해가며 아기의 섭취량을 기록하고 역류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스스로 필요한 영양분을 조절하지 못하는 우리 아기는 적은양의 섭취량에 고영양군을 담기 위해 고칼로리 분유를 제조 해야 한다.
그리고 시간에 맞춰서 아침 점심 저녁 약을 꼭 챙겨서 주어야한다.
먹고 싸는 모든 것을 체크하고 관리해야 한다.
엄마는 엄마이자 간호사가 되야 하는 것이다.
우리 부부의 바램이 있다면 아기를 안고 쇼핑을 하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 우리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수민이가 꼭 가야하는 병원에 가기 위해서도 사설 구급차를 불러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보단 좀 좋아져서 산소통과 포화도 기계를 가지고 친정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움직을 수 있다.
병원 한번가기에도 버거운 외출인데 쇼핑은 사치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래도 우린 병원가는 길에서도 행복을 찾는다.
사설 구급차가 아닌 우리의 차를 끌고 병원을 가면서 아기와 함께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수민이가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살꺼라는 얘기를 들은 적 없는 우리 수민이.
물론 지금도 그렇다.
앞날을 한치도 장담받지 못한 우리 아가.
하지만 그래서 하루 하루가 우리 수민이가 선물한 날들이다.
오늘은 111번째 선물은 받은 날이다.
너무 이쁜 수민이가 산소호흡기를 달고 자고 있다.
너무 이쁜 우리 아가.
신랑이 말했다.
\"우리 수민이가 하루를 선물하긴 했는데... 완전 천피스짜리 퍼즐 같아. 선물은 선물인데 노가다다.\"
우리 부부는 유쾌하게 웃었다.
천피스의 퍼즐은 언제쯤 다 완성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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