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45

우아한 엄마의 딸은 하녀가 된다....


BY 화이통 2008-08-12

결혼전부터 나는 우아녀였다.

 

우아를 떨어서 우아녀가 된 것이 아니고, 태어나면서부터 나의 몸은 우아녀였다.

 

내가 어릴적 고등어가 참 쌌다.

 

그래서 친정엄마는 늘 고등어 아니면 자반을 사다가 상에 올리곤 했는데,

 

난, 고등어 알레르기가 있다.

 

몸의 컨디션이 조그이라도 나쁜날에 고등어, 자반 잘 못 먹으면, 아니 냄새에도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여름이 끝날 때쯤이면 백도(까칠까칠한 털이 있는 하얀 복숭아)의 익는 냄새가 나의 코를 찌른다.

 

하지만, 나는 백도를 만질수가 없다.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이다.

 

친정엄마는 백도를 사와 부엌에서 백도를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후 나를 불렀다.

 

나는 엄마가 주는 백도를 멀찌감치에서 조금씩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젠 내가 엄마가 됐다.

 

마트에 갔다가 백도를 발견했다. 아직은 크기가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달콤함에 좀 멀리 떨어져서

 

백도를 한 번 보고는 비닐봉지를 손에 칭칭 동여매고 잘 익은 것으로 몇개 사왔다.

 

사오긴 했는데, 고민이다. 이걸 어찌 씻을까.... 고무장갑....비닐장갑....

 

고민을 하고 있는데, 딸 아이(초등학교 5학년)가 비닐을 씽크대에 놓더니 빡빡 씻는다.

 

\"씻지마, 엄마가 고무장갑 사와서 씻을께\"

 

\"괜찮아 엄마, 난 엄마보다는 아빠를 많이 닮아서 알레르기 그런거 없어\"

 

\"그래도, 또 모르잖아\"

 

\"괜찮다니까. 이정도로 씻으면 돼\"

 

나에게 다 씻은 복숭아를 보여주는 딸에게 엉거주춤가 복숭아를 보았다.

 

\"잘씻었네, 고마워 딸\"

 

나에게 미소짖는 딸을 보며 

 

\"딸! 엄마가 우아하니까, 우리딸이 별걸 다하네\"

 

\"엄마, 나 많이 잘라줘\"

 

칼로 복숭아를 먹기 좋게 잘랐다.

 

자르는 중에 아직 덜 씻기지 않은 잔털이 내 몸에 붙었는지 손목 주위가 벌겋게 부어올랐다.

 

식탁에 복숭아 자른 걸 놓고는 나는 화장실로 가서 다시 비누로 깨끗이 씻었다.

 

엄마가 우아하면, 딸이 고생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