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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BY 오월 2008-07-24

내가 전업주부를 마치고 사무실에 출근을 한지가 한 7~8년

처음 사무실 일을 보면서 가장 많은 업무가 은행일이였든거 같다.

작은 지방 도시다 보니 은행일은 거의가 농협.

지금이야 홈뱅킹,인터넷뱅킹,24시간 자동화코너 등등 창구 여직원을

상대로 일 보는 것들이 거의 사라졌지만 그때만 해도 길게 늘어선 줄에

창구직원의 손으로 모든 일들이 처리되곤 했었다.

작은 면 단위의 농협 들어서는 입구에 작은 화단을 정갈하게 꾸며 놓았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꽃밭에서 느끼는 화사함보다 더 상큼 발랄한

창구 여직원의 \"어서 오세요\"하고 외치는 소리가 하루 내 아침을 여는

기분을 얼마나 싱그럽게 만들어 주던지 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공제

보험을 순전히 사람이 좋아 그 여직원의 패기가 좋아 가족 수 대로 가입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 여직원은 그 창구에 승진을 해서 앉아 있지만

그 때의 그 상큼 발랄함은 찾아볼 수가 없다.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이제 내 딸도 슬슬 취업을 걱정해야 될 나이가 되었다.

초등학교 6년을 비롯 지금 대학교 3학년.

그 긴 학창생활이 지겨워서 일까.

주위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취업을 준비삼아 휴학계를 내고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자 딸아이는 일단 대학부터 마칠거라 말하더니

본인이 3학년이 되자 졸업은 아예 생각질 않는다.

방학동안 단증이며 자격증 면허증 토익 취업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 하느라

집에 내려올 생각도 못하더니 몇칠전에 내려와서는 일본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휴학계를 내고 한 2년 유학을 생각중이라니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딸아이의 취업이 걱정되어 관공서나 사무실에 드나들때마다 일하는 분들을

살피게 된다. 시청이나 은행 어디를 보아도 아줌마의 비율이 훨씬 높다.

작은 사무실의 경리직도 거의가 아줌마다.

옛날처럼 시집가서 살림하고 사는 시대가 아니다 보니 한 편 바람직한

변화라는 생각도 들지만 실업계 고등학교를 막 졸업했거나 풋풋함을 그대로

간직한 우리의 양들이 그리워진다.

이제 공무원도 연령제한이 없어 졌고 치열한 경쟁력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더 배워야 하고 더 뛰어나야 하고 우리의 아들 딸들은 거름을 너무 줘 몸살을

앓는 식물처럼 풋풋함을 잃어버린 시든 모습으로 \"어서 오세요\"를 외칠 힘마져

잃어버린것은 아닌지 .....

아줌말까 아가씰까 근무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머리를 갸웃거리다 보면 때로는

아가씨를 아줌마로 착각해 실수를 하기도 한다.

상큼 발랄 우리의 어여쁜 양들은 모두 어디로 간건지 그들의 싱그런 모습이

많이 그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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