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하늘 양을 살해한 혐의가 있는 교사 명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73

하하하


BY 오월 2008-07-13

높은 산위에 올라가 야경을 보세요

수없이 반짝이는 불빛 그 중에 내것은 하나 없을 때가 있었지요.

다 집이 있는 데 난 집이 없을 때.

높은 산위에 올라가 세상을 보세요.

이 넓고 넓은 땅덩어리 왜 내 땅은 한 평도 없는지 그런 날이 있었지요.

세월 흘러흘러 살다보니 내 집도 생기고 내 땅도 생기고

남들이 뭐라든 난 마냥 좋아서 사무실가에 잡초우거진 곳을 가꾸어 꽃도

심고 세상 태어나 처음으로 고추,방울 토마토,배추,상추,캐일 그런것들

모종을 사다 심을 때 어머님이 보시고 자꾸만 웃으시기에 왜 그러나

했더니 방울 토마토는 다닥다닥 붙여 심어뒀더니 키가 사람 키 만큼씩

자라고 고추도 그렇고 상추도 그렇고 초보농군 화초처럼 볼거니

어머님 비웃지 마시라며 잘 키울 자신있다 했는데 어머님이 제 꼴

보시고 웃으신 이유를 이제야 알겠네요.

 

돈나오는 것도 아닌데 쌀나오는 것도 아닌데 우리 부부 새까맣게 탄

얼굴로 매일 푸성귀 잎에서 벌레잡고 꽃에 물주며 꽃이라고 해 봤자

내 눈시울 적시는 고향꽃 채송화,맨드라미,접시꽃,봉숭아 골드메리

칼라백합 패랭이 그런 종류들이지만 바라보고 바라봐도 세월 가는 줄

모르겠고 어린고추 밀가루 묻혀 밥위에 쪄서 양념장에 묻혀먹고

넉넉하게 상추뜯은날은 우리 사무실 식구들 떡본김에 제사 삼겹살 파티

열고 빨갛게 저녁 노을빛을 닮은 방울토마토 하나 따서 입안에 쏙 넣으면

그래 이맛에 농사 짓는거야 하는 생각을 하지요.

 

어제 꽃밭 사이 넓직하게 마련해 놓은 평상에 앉아 남편과 둘이

행복에 겨워 있을 때 평생을 농사만 지으시며 팔십이 넘으신 할아버지

우리 부부 앉아 있는 등뒤의 풍경을 지그시 바라보시며 자전거에 걸터

앉아 빙그레 웃으십니다.

우리 등뒤로 펼쳐진 풍경은 호박을 한 열 그루 심었는데 모두 누렇게

떠서 죽어가고 그 중 한 그루가 씩씩하게 줄기가 뻗어 가기에 각구목

을 사방팔방 타고 올라가서 호박이 주저리 주저리 열기를 바라는 마음에

엄청나게 큰 사다리를 만들어 줬는데 호박 줄기는 형편없는 한 줄기가

힘겹게 사다리에 의지해 비틀거리고 있는겁니다.

할아버지 말씀이\" 각구목 팔아서 호박 사먹어라\" 하시는데 남편과 저

그자리에 쓰러져 바지에 오줌 쌌습니다.

결정적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아 유유히 가시며 \"각구목 팔면 호박 50댕이는

사것다.\"

 

돌아보니 호박 꼬라지를 보니 왜이리 웃음이 나든지

남편과 눈만 마주치면 웃음이 나네요.

호박 못따먹으면 어때요.ㅎㅎㅎ

각구목 팔아서 사먹으면 돼는데....

힘든 가운데에도 늘 웃을일이 있어 그래서 사는게 행복합니다.

 

|||

등록
  • ㄴㄴ 2008-07-13
    그할배 멋째이, 유머를 유머답게 가장 적절하게 쓰심이 맘에들어, ㅇ워리~ 그할배 소개해조효~~~ ㅎㅎ 내도 워리한테 한마디, \'가꾸목 팔아가 엿바꿔 묵어라. 호박엿\' ㅋㅋ|
  • 박실이 2008-07-13
    ㅎㅎㅎ 오월아 나 디비졌다 웃느라고. 하하하하하 또 다른 나를 보는거 같구. 지렁이 무서워 조그마한 텃밭을 맬때도 꼭 사람을 샀는데 그 아줌마 날더러 그러더구나 비료값에 풀 뽑으려 돈 들이지 말고 차라리 사 먹으라고. ㅎㅎ 보는 재미 쏠쏠한 내가 호사를 부린다고 생각 했거나 게으르다고 생각은 안 했는지.. 이젠 잘 맨단다. 지렁이 나옴 첨에만 오메나! 하지만 자꾸 보니 볼만해. 땅 속에서 돌아다니며 밭에 산소를 공급한다고 생각하니... 가지도 호박도 오이도 다 비실 거리지만 몇 개 달린 그 열매가 주는 느낌은 세상에 나만 가진 보물 같으니...그 재미로 가꾸는거지. 그 할아버지 참 재미가 두배시네..ㅎ
  • 오월 2008-07-13
    ㅎㅎㅎ 땅 사랑이 지렁이 사랑으로 이어지드만요 눈물을 질금거릴만큼 싫어했던
    지렁이 혹 밭 매다 지렁이 다치거나 잘리면 맘이 얼마나 이픈지 언니 내 맘 알지
    언니 흔적 자주보니 반갑다.ㅎㅎㅎ ㄴㄴ 언니 가꾸목 팔아 엿바꿔 먹으라꼬요.ㅎㅎㅎ 그 할배 정말 ~~~~웃지도 않으시고 지금 생각해도 넘 웃겨요 ㅎㅎㅎ
  • 감초아씨 2008-07-13
    오월님~ 할배 수배하야 ㄴㄴ님 소개시켜 줘여~~~언능~~ㅋㅋㅋ~~~
  • 그대향기 2008-07-13
    가뭄을 탄게로군....수분이 많은 과일껍질이나 야채 다듬고 남은 것을 호박구덩이 옆에 덮어두면 열매도 많이 열고 맛이 있다던데?...한번 시도 해 봄이 어떠신지? 그 할배 눈에는 오월이의 농사짓는게 얼마나 귀엽고 어슬퍼보이시겠어요? 나도 우스운데 전문 할배 눈에는?ㅎㅎㅎㅎㅎㅎㅎㅎ
  • 그린플라워 2008-07-14
    저도 오월님처럼 그리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가게 접어버리고 친정부모님 계시는 곳으로 가서 그리 살고 싶은데 늦둥이들이 걸려 그리도 못합니다. 오십여년만에 고향집으로 귀향하신 부모님은 두해 농사지으시더니 사먹는 게 싸다고 그 즐거움을 다 포기하셨습니다. 오늘따라 부러운 글들이 줄줄이사탕처럼 꿰어져 올라 있네요. 내년에는 호박농사짓는 법을 배우시고 지어보세요.
  • 은지~네 2008-07-16
    하하하...가꾸목 팔아서....작년에 우리남편이 토마토와 오이 고추를 심었는데 어찌나 다닥다닥 붙여 심었는지요. ㅎㅎㅎ몇년전에는 호박을 심었는데 딱 두개 따 먹었어요. 올해는 좀 넓직하게 자리들을 잡아 주었는데도 잡초만 무성하고 기후가 아직 덥지를 않아서 자라지를 않아요. 모종값도 못할것 같은데 그래도 오이 하나는 따서 맛있게 먹었네요. 수확을 많이 못해도 재미있지요? 밑에 그대향기님의 방법을 한번 해 봐야겠네요.
  • 세뇨라 2008-07-19
    우리는 아파트 맨 위층에 살아서 옥상 화분에 고추랑 방울토마토를 심어서 묘종값은 뺄 정도로 수확을 하고 있답니다.매일 아침마다 따다먹는 풋고추가 얼마나 신통한지!! 오월님 이야기를 시어머님께 해드렸더니 하하하 웃으시네요. 각구목값이 원래 비싸다고하시면서 ㅎㅎㅎㅎ
  • 오월 2008-07-19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신 ㄴㄴ언니,박실언니,감초언니,그대언니,그린언니,은지네님하고 세뇨라님하고는 춘추를(?)연세를()잘 몰라 하지만 어쩌면
    두 분도 언니같어요 ㅎㅎㅎㅎ 고마워요 더운날에 건강들 조심하셔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