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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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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8-06-23

              사랑하는 당신께

여보......

가만히 불러보면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한번도 불러보지 못하고 망설이던 단어를 지금 여기서 불러봅니다

당신하고 결혼하지 않겟단던 날 말없이 늘 주말이면 우리집에 내려와 꽃도 심고 고추도 심고 또 우리 엄마 웃게도 하고 가을엔 이방 저방 문을 띠어서 햇볕에 물뿌리고 묵은 문풍지를 걷어내고 새로 사온 문풍지로 코스모스나 국화 잎을 따서 모양을 내서 풀로 붙여 곱게 물들여서 말려 저녁나절이면 다시 각방마다 달고 돌아갔던 당신...

지금 생각하니 얼마나 아름답고 잔잔한 당신의 사랑이엇는지 그땐 몰랏어요

내 생일날 아침일찍  여자한테 선물한적이  없다던 훗날 나에 대한 속내를 말하고 웃던 당신이지만 그땐 정말 유치햇엇죠

어느 이름없는 가게에 들려 분홍색 공단이나 나일론이 섞인 그다지 비싸지 않던블라우스.. 앞엔 레이스로 장식을 하고 뽕이 달린 어깨와 소매끝에 단추가 앙증맞은 그 옷을 남자들 와이셔츠 곽에다 담아서 까만 비닐에 담아 이른아침 우리집에 와서 \"미역국 먹으러 왔습니다 저도 주세요 ~`\"하던 당신 난 마루에 미역국 더 먹으려 부엌으로 가려다 당신보고 하루종일 재수 없을것같은 기분이 들엇엇죠

그래도 당신 아무소리 안하고 나하고 눈도 안마주치고 들어가 앉아 기다렷고 엄마가 \"얘~`이 사람 국좀 많이 떠서 가지고 오너라 밥도 새로뜨고 \"
엄마의 웃는소리가 부엌까지 들리고 난 국을 이리저리 소 여물 뒤집듯 자꾸 뒤집기만햇엇죠

그러다 독촉에 못이겨 밥과 국을 떠서 엄마한테 건네고 난 다시 먹던 밥도 안먹고 되돌아 나와 마다에 서 잇엇죠

여보....그때 생각 나요?

당신도 그 생각하고 웃고 잇나요?

그런 날 당신은 꾸준히도 집으로 찾아와 구애를 하고 열번 망설이다 한번 말하고 그냥 내 푸념에 넋나간듯 듣다 가던당신 잊을수가 없어요

정말 당신 사랑합니다

내가 그 무슨 일을 해도 다 껍데기 같은 허울 뿐이고 그 안에 내 맘은 오로지당신 하나만 위해 잇는겁니다

이렇게 내가 당신 사랑할줄 몰랏어요

사랑해요

25년 아픈날 단 하루도 화낸적 없이 안아주고 주무르고 쓰다듬으며 당신 품속에서 난 늘 웃고 울엇엇죠

맑은 햇살도 온통 당신에게만 주고 싶어요

여름날 가련한 채송화의 방실거리는것도 당신한테 주고 싶고 장마철 컴컴한날 속에 천둥과 번게도 당신위해 있는거 같아요 여름서부터 가을까지 피는 장미도 당신위헤 있을거고 진서리 마른서리도 당신위해 내리는것같고 새날 새날도 온통 당신위해 있어요

내 목숨도 당신위해 있어요

난 이미 당신속에 들어가 잇어요

당신이 언젠가 그랫죠

\"나 당신 없으면 폐인 되서 살거야 난 당신 없인 살아갈 자신이 없어 밥을 먹는것도 당신잇어 먹는거고 자는것도 회사 다니는것도 내가 돈을 버는것도 오로지 당신이 내 옆에 잇어 내가 버는거야 알았지 ?\"나 아직도 안잊고 있어요

여보 나두 그래요 내가 아파도 이렇게 하루라도 더 살려고 아침마다 운동가고 힘들어도 음식 가려먹는것도 당신이 있어 내가 다 참고 지내고 있어요

간혹 힘들어서 너무~~힘들어서 울때도 있고 화를 내고 짜증내고 병원서 울때도 많지만 그래도 당신이 있어 내가 그래요

여보 사랑해요

사랑해요 당신

내가 이세상에 태어나 갈때 마지막으로 불러보고 싶은사람이 당신이에요 당신 얼굴 보고 따스한 당신 손 잡고 잠들고 싶은 사람이 당신 이예요

세상이 다 없어진다해도 나  당신 있으면 상관 없어요

오늘도 내일도 우리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늘 좋은 비 온뒤 아침 햇살처럼 살아요

돈이 없어도 갠찮아요

집이 가난해도 좋아요

맛있는거 나 안먹어도 살수 있어요

당신과 오래오래 같이 살고 싶어요

지금 무척 보고싶어요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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