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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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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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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고 귀막고


BY 오월 2008-06-18

오늘 청승 맞게 비오네.

나도 빗물이라고 우기면서 조금 울면 안될까.

어머님과 약속했던 시간을 잘 보내고 어머님을 집으로 모셔다

드리려고 짐을 꾸렸었다.

매운것을 못먹는다 하시면서도 입에 맞는 음식은 매운것도 잘 드시기에

파김치도 싸고 겉절이도 싸고 맵지않은 미역튀각 김튀각 양념 조금 넣은

알타리 콩자반 양파장아찌 취나물 뜯어 삶아 얼린 것 잡곡 찹쌀 군것질용

과자들 옥색 모시치마에 하얀 개량한복 저고리 그리고 일주일에 매일

갈아입을 속옷 혹 추우실까 걸치는 숄 짧은 내의 속바지 양말 신발 내 속죄하는

마음처럼 시집보내는 딸처럼 준비를 하고 남편을 기다리는데 엄청난

크기의 우리 트레일러가 달리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화물연대 그 눈물나는 싸움을 텔레비전을 통해 많이 보아 아시겠지만

현실이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고 어차피 죽는거 이판사판이란 마음이

들만큼 어려운 현실이다. 차라리 가만히 서 있으면 나가는 돈이라도

없지 우리는 화물연대와 약간 성격이 달라 동참은 하지 않고 있지만 현실은

별반 다를게 없다.

일을 해야하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하루 일정 한 시간에

긴 경적을 몇 번씩 울리는데 그 소리가 그 화물차 운전자들의 한맺힌 울음 소리

같아서 사무실 마당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며 나도 많이 울었다.

꽤 냉철한 남편도 아무리 힘들어도 작은 봉투하나 만들어 그들을 돕자해서

나 역시 그러자고 했다. 이런 현실에 비는 오고 현장은 모두 올스톱 그 상황에

100%과실로 낸 사고까지 .....

 

내려가시려든 어머님은 잠시 더 우리집에 계셨지만 결국 어머님은 본 집으로

내려가셨다. 몸은 편해졌지만 마음이 너무 무거워 자꾸만 어머님 꿈을 꾼다.

뭘 드시는지 어떤지 자꾸만 궁금해 전화기로 향하는 손을 모질게 거둬들인다.

어차피 마음 편하게 모시지 못할바엔 어머님도 나에대한 미련을 버리시게 해

드려야 될거같다. 그래도 세번 전화를 했었다..

나와함께 출근하고 퇴근하든 꿈들이 자꾸만 꾸어진다 하시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꾸만 보고싶다 하신다. 하지만 꼭 모시고 있는 것만이 서로를 위해 상책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아직은 어머님 손으로 무엇이든 하실 수 있음에도 귀찮아

하시며 의지만 하시려 든다 꼭 아기처럼 그래서 더 힘들어 지시면 모를까 아직은

 

내 마음을 좀 모질게 먹어보려 한다.

일부러 살을 좀 뺐는데 야위어 보이는 모습이 뜻밖에 친정엄마를 울게 했다.

올케를 다섯둔 친정엄마는 아직도 올케들 밑반찬이며 김치를 담아주고 집 안팎

화초를 가꾸며 아버지와 둘이 사신다.

어머님이 우리집에 오신다니 반찬을 싸보내며 잘 모셔라 하시더니 내 사는 모습을

보시더니 엄마가 운다. 고생고생 살아온 너 이제나 몸편히 좀 살려나 했더니 부모님

모셔다 네 꼬라지 보니 나 가슴아파 죽을거 같다시며 친정엄마가 운다.

나 일부러 살 뺀거라고 아무리 말해도 자꾸만 운다.

시어머님도 부모 친정엄마도 부모 난 두 분 모두에게 불효다.

시어머님은 오매불망 날 바라보신다.

친정엄마는 다시 시부모님을 모셔와 만약 누워계실만큼 힘들어지면 모를까

너 그렇게 살면 나 너와 인연끊고 너 살아가는 꼬라지 안보고 살겠다 신다.

 

내 처지를 생각하면 속이 상하다가도 친정엄마의 그런마음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만약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에게도 하소연 할 곳도 없다면

내가 얼마나 외로울까 몸으로 마음으로 경재적으로 늘 아린 손가락이라며

다독이고 챙겨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친정엄마 그래서 힘들어도 내가 언제나

깔깔거리며 밝은 웃음을 웃을 수 있는거 같다.

돈만 물려주어 유산이 아니다.

난 부모님께 유산 한 푼 물려 받은 것 없지만 힘들어도 늘 웃고 사는 마음

힘들어도 헤쳐나갈 수 있는 힘 생활력 그런것들이 부모님이 나에게 물려주신

커다란 유산이라 생각한다.자수성가 그 또한 기질을 물려 주셨으니 얼마나

감사한 유산인가 때로는 미워도 했지만 아직 양가 부모님들이 모두 살아 계시니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어머님을 버리고 온것같아 자꾸만 마음이 무겁다.

그래서 빗님을 핑계삼아 나도 조금 아주조금 울고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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