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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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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 언젠가는...


BY 영롱 2008-05-29

넝쿨장미가 붉게 피어난 거리를 걸으면 행복해 진다.

이십대 초반의 그 어느날 내 좋은 친구랑 걷던 그 거리도 넝쿨장미가 만발했었지.

붉은 꽃잎과 초록 잎사귀가 담쟁이처럼 치열하지 않게 기어 올라서 좋다.

이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앞으로 십 년 후에는 산골로 가리라.

아니 십 년이 좀 더 지나도 괜찮다.

적어도 오십 대 중반에는 조그만 산골로 갈 거야.

 

지금있는 책들에 앞으로 10년 동안 쌓일 책들을 모두 싣고, 산골로 갈 것이다.

너무 깊은 산골은 아이들이 없으니, 조금은 번화한 곳이어야 겠다.

되도록이면 도서관도 없고, 학교에도 책이 많지 않고, 형편이 그다지 좋지않아서 책

한 권 넉넉히 구매하지 못 하는 아이들이 사는 곳...\' 그 때도 그런 아이들이 있을까?\'

사시사철  온갖 꽃이 만발한 곳이면 더욱 좋겠다.

 

헐값에 조그만 집을 얻어, 먹고 자면서 글을 쓸 수 있는 공간 하나와,

아늑한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 것이다.

아이들이 언제나 뒹굴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푹신한 카펫을 깔아야겠다.

베게도 준비해야겠네. 책을 읽으면 졸리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콤하고 맛난 과자도 준비해야지.

 수입이 있어야 살 수 있으니 글을 많이 쓸 것이다. 돈이 되는 재미있는 글과 돈이 되지 않는 시도 쓰고, 아이들을 위해서 동화도 쓰고....

 

그러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책을 너무 좋아해서 어린 시절 나는 서점 주인이 되고 싶었다.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았다.

지금 나는 작은 서점 하나 분량의 책 속에 묻혀 살고있다.

그 책들을 볼 때마다, 내가 죽으면 이 책을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본다.

내게 아마 유일한 유산일 것이다.

모두 아이들 책이다. 어린시절의 그 소망이 너무 간절해서 난 아이들 책 속에 묻혀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 되었다.

 

이런 날이 올까? 왔으면 좋겠다.

열심히 돈 벌고, 열심히 글을 써야 한다. 내 노후 대책은 글쓰기 이니까...

그리고 언제까지나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다.

늙어서 이 일을 할 수 없으면,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뒹굴며 책을 읽을 것이다.

읽었던 책을 또 읽으며, 추억하고 늙어 가야지.

 

이런 날이 올 수 있도록 힘들지만 열심히 살자고 나는 오늘도 나를 위로한다.

넝쿨 장미 아름다운 거리에서 이런 생각을 하며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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