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파트 뒷산을 올라보고 싶었다
햇볕아래 나서니 따사로운 느낌이 좋았다
산 입구에 들어서니 상쾌한 흙내음과 명랑한 새소리가 발걸음을 가벼웁게 한다
중턱으로 올라갈수록 아카시아향기가 더욱 황홀해진다
쓸데없는 일들과 잡념에 묻혀 지금이 아카시아 피는 계절이란것도 잊고 살았나보다
조금 더 가니 할머니들이 산을 파 일구어 만든 밭에서 농사일을 하느라 애들을 쓰고 계시는 모습이
정겹다. 그 밭에는 도라지, 더덕등 탐나는 약초들도 많다
가다가 목이 말라 찔레나무 새순을 꺽어 먹어 보았다
이미 등산객들이 많이 꺽어먹어 통통한 새순은 찾기 힘들다. 그래도 옛 추억속의 그 맛을 잊지 않고자
열심히 찾은 새순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산을 찾은 본래 목적(뱃살빼기)을 달성하고자 운동시설이 있는 곳에서는 혼신의 힘을 다해 근육운동을 해 본다.
내려오는 길, 할머니들이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벤치에 누워보았다. 키 큰 아카시아나무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아카시아 꽃잎들이 눈처럼 흩날리는 그 곳에서 자연의 氣를 최대한 받아들이고자 모자를 벗고, 신발을 벗고, 양말까지 벗고 시원하게 누워 보았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평화로움인가? 그곳에선 아무 근심도, 짜증도, 부끄러움도, 미움도 떠오르질 않았다. 어떤 듣기싫은 소음도 맡기싫은 냄새도 없었다. 나에게 위협을 가할 그 무엇도 없는 듯 느껴졌다. 복식호흡이 절로 되고 있음을 느꼈다. 아!! 그것은 자연만이 줄 수 있는 절대 휴식이었다.
집으로 오면서 생각해보았다. 사람들은 자연에서 낳으면서도 자연을 너무 함부로 대하고 있다고.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광우병 사태도 그렇고 유전자 조작 농산물들도 그렇고 ....
심지어 최근에는 인간과 동물 이종간 배아 연구까지 허용했다니 공포스러울 뿐이다
결국 인간은 파멸의 길을 스스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이유는 단 한가지 탐욕이다. 끝없이 커지기만 하는 인간의 탐욕은 결국 인류를 멸망케 하고 말것이다. 혹자들은 말한다. 모든건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인간에게 보다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인류애때문이라고. 하지만 자연을 거스르는 모든 행위는 인류를 멸망케하는 지름길일 뿐이라는 것을 과학자들과 정치인들이 부디 좀 깨달았으면 한다.
내 아이들도 나처럼 자연속에서 맘껏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도록 더이상의 환경파괴는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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