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은 우리집 짜파게티 먹는 날이
아니고 목욕하는 날..
목욕탕 가는 날이 아니고,
집에 있는 욕조에서 목욕하는 날..
애들먼저 목욕하라고 욕조에 빠뜨리고
나는 요리하고..
한시간 반쯤 지났을까..
욕실문저편, 내내 웃고 떠들고 장난하더니,
다 했다고 뿔덕뿔덕 나온다.
다음은 내차례..
물 받으려고 들어가보니,
어라? 비누도 빼꼼하게 말라있고,
때타월도 바삭바삭 말라있네?
이것들이!!!
야!!!
물만 묻히고 내내 논것을
니네는 목욕 했다고 하냐?
니네 머리도 물만 묻혔냐?
아니, 머리는 제대로 깜았어.
근데, 엄마, 우리가 목욕안한 거 어찌 알았어?
사실적으로다가 말하려다가
엄마를 두려하길 바라는맘에..
엄마는 귀신보다 더 니네를 잘 알아!!
옛날 초등때 생각난다.
티뷔 만화가 넘 재밌어 눈길을 뗄수없어.
해질녁까지 농사일마치고 돌아올 엄마의 무서운 잔소리걱정에
빨래걷어 개야는데...
방청소해야는데..
두근거리며 1분,2분 늦장 부리다..
결국 만화는 다봤지만,
날은 이미 깜깜하고 곧 엄마오겠다 싶어,
부리나케 빨래 걷어 개고,
방은 대충 쓸고,
닦는 건 넘 시간걸려 생략하고,
걸레를 물에 적셔 비틀어 짜 마루에 놓았었다.
마치 다 닦고 걸레를 헹구어 놓았다는 듯이..
드디어, 엄마!!
방을 몇번 드나들더니,
가씨나야, 너, 왜 방 안 딱았어?
옴메, 어찌 알았지? 귀신보다 더 무섭네..
했었는데...
지금은 알수 있다.
닦인 방과 안닦인 방의 질감을...ㅎㅎㅎㅎ
우리 딸들의 소행을 보고 잠시 그랬던 어릴적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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