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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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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랑을 나누며


BY 김효숙 2008-04-14

편두통이 심해 걸을때마다 아프다.

사람이 건강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아픔을 통해서만이 깨달을수가 있다.

교회에 다녀 와 칼하나 들고 들에 나갔다.

 

봄바람에 앉아 있으면 머리가 덜아플것 같았다.

쑥을 뜯으며 돌나물을 뜯으며 아픈 두통을 잊었다.

한참을 뜯고나니 먼저 살던 아파트 화단에

내가 심어 놓았던 갓꽃이 피었을것 같아 부랴부랴 가 보았더니

정말 노란 갓꽃은 키다리꽃 만큼이나 크게 웃자라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내가  그곳에 살때는 아침저녁 화단으르 가꾸어 참 이뻤는데.

분꽃이 오가는 이들에게 고운 향을 전해주었는데..

풀로 무성한 화단이 미웠지만 그래도 갓꽃이 자리하고 있어 기뻤다.

연한 밑순을  잘랐다. 내가 심어놓은 미나리가 번져서 무성하다

참나물도 한봉지 뜯었다.봉지가득 담긴 나물들이 부자가 된 내 마음을

신나게 해준다.

 

돌아오는 길 노오란 민들레 꽃 몇가쟁이를 꺾었다

많이 꺾으면 다른 사람들 보지못할까봐 ..

허리가 아파 집에 누워있는 남편에게 민들레꽃을 구경시켜주고 싶었다

집에 오니 남편이 잠을 잔다..

유리컵에 노오란 민들레꽃을 꽂아 컴 옆에 놓아두었다

잠에서 깨어나면 좋아하겠지.. 방에 놓고 나오며 난 웃었다.

 

신문을 펼쳐 놓고.. 쑥이며 달레 참나물 담배나물 민들레나물

그리고 갓순... 을 분리해서 놓고 보니 미소가 저절로 나온다

시골 아낙이 되어 밭에서 거둬 온 채소들 같아 행복해져온다..

근데..

근데..

갑자기 눈물이 핑돈다.

나는 행복하고 싶은데

나는 이렇게 작은 나물들만으로도 행복하고 싶은데..

날마다 몸이 아파온다.

나는 소녀처럼 그렇게 이쁘게 살고 싶은데

날마다 아픔이 내 친구가 되려고 애를 쓴다

그래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진다..

울지 말자. 울지말자..

눈물을 닦고 쑥을 바구니에 담아  들고 쑥 옆에 내 얼굴이 나오게

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무렇지도 아니한 척 말이다.

그리고 웃었다

그래 이대로 행복하면 된다고.............

 

저녁상엔 내가 캐어 온 나물을 초고추장에 무쳐 행복반찬으로 먹었다

혼자 사는 믿음에 친구가 생각나 한웅쿰 무쳐가지고

만두와  육개장과 빵 베지밀 몇개를 가지고 산을 끼고 걸어가는 밤길을 걸었다.

아파트 담장에 노오란 개나리꽃이 가로등 불빛에 말없이 웃는다

개나리꽃아. 오늘  밤 몇가쟁이만 내게 올수 있겠니

꽃을 꺾은것이 참 미안하지만 혼자사는 친구가 너무 쓸쓸해

이밤 너를 데리고 가야겠다.. 말하고 두가쟁이만 꺾었다

노오란 개나리꽃.. 그리고 담밑에서 황새냉이 하얀꽃을 한웅큼 뽑았다

풀꽃이다. 아무도 걷지않는 밤길............내가 걷는다

작은 것으로 행복해하며 작은 사랑가지고 나누러 간다

지하방.......혼자 있다.. 울적해할까 내가 재잘재잘 거렸다.

 

그녀가 타주는  대추차를 마시며  작은 사랑을 나누었다.

돌아오는  밤길 함께 걸으며 난 말했다.

내가 오늘 꽃을 들고오는 것을 저 하늘에 남편 집사님이 보시고

아마 기뻐하셨을거야..

그녀는 웃었다. 나도 웃었다

몇날 몇일 식탁위에서 친구에 외로움을 달레줄 꽃이 오래도록 함께 했으면 좋을텐데.........

오늘도 나는 사랑을 나누며 행복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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