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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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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뒤 각진 사랑


BY 바브시인 2008-03-31

 

모퉁이 뒤 각진 사랑/바브시인 


들 情 커진 연분이

바람개비처럼 제자리를 맴돌아

막다른 자리에 쪼그린 채 

각혈로 쏟아 내는 애로(愛怒)의 처지만

화풀이로 푸념하는 저녁


노을 쓰러진 덤불숲에서

바람께로 쏟아내는

흰줄박이무늬오리의 

끊어질듯 이어지는 울음마저

내 귀엔 애써 곱게 왜 아니 들리는 겐지


땅거미 마당가로 거물거물 찾아들면

먼 별 혈관에는 은색 핏 톨 차오르고 

행랑채 마루 아랫 구석에서 달구새끼 알 까다

축축한 자궁을 다 닫지 못해도

어둠은 세상을 곧 지배하리니


호주머니가 아직은 헐거워져

지폐 몇 잎만 부석거리지만

마른자리에 우리가 등 붙일 수 있다면

이깟 아귀다툼의 고뇌야 

지금 뭐가 대수던가


둥지 속 날짐승의 오붓한 안식처럼

그대의 날갯죽지아래 부리를 묻고픈 밤 

아서라! 

전선줄 걸린 서른 조각달만

나의 글썽 눈물로 적셔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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