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지요..제가 참 지금 생각해도 미치지 않으면 그 때 잘나가는 직장 때려 치우지 못 했을 겁니다.
뭐 딱 한가지 믿은 게 있다면 잠 잘 데 있겠다. 집에만 있으면 밥 주겄다.
애덜 낳은 에미를 내 쫒지는 못 할 것이고. 남편은 정년이 없는 천상 농사꾼인데.
한 두 해 일 안해도 배 고플 일은 없겠다 싶어 그냥 직장을 때려 치웠지요.
그 때 그렇게 하곤 얼마나 팡팡 놀았는 지..내가 왕년에 뭐 했냐 하면 ..이렇게 생각을 더듬다 보니 가물가물 해지는 겁니다.
괜히 허투루 나이 먹는 게 아니데요..진짜 심각하고 그 땐 꼭 죽을 것 같은 그런 일들이 시간 지나니까 이미 끝난 드라마보다 더욱 생각이 안나는 겁니다.
이제부턴 백수 마누라를 데리고 농사를 지을려고 남편이 밭에 데리고 가더니
난 열심히 일을 했지요. 어떻게 처음부터 일을 잘 하겠어요? 아무리 촌에서 몇 십년 살아도 그런 건 저절로 되나요? 헤헤.
옆에서 보기에도 답답했나 어휴 저걸 데리고 일하느니 혼자서 속 편하게 일하것다하고 저보고 집으로 가라고 하데요...그래서 저 풀뽑다가 집으로 와서 밥먹고 있으니 또 졸려요..그래서 한 참 잠을 자고 있는 데. 울 남편 언제 왔는 지 소리를 팩 지릅니다.
\" 아니 가란다고 가냐?..세상에 풀을 더 열심히 메라고 한 소리 했는디? 엉?\"
그러니까 그게 가라는 소리가 아니고 더 열심히 풀을 뽑으라는 잔소리엿다는 겁니다. 그럼 그걸 그렇게 말을 하지. 왜 집으로 가라고 해? 난 그렇게 들렸다구?
그래서 또 밭으로 같이 가자구 하데요. 차를 가져가야 한답니다. 그래서 차를 끌고
겨우 밭에 주차를 해야 하는 데. 난 뒤에 농수로가 있는 줄 몰랐어요. 후진을 하는데
뒷 바퀴가 헛 도는 겁니다.
\" 어휴!..여길 한 두번 오냐? 또 빠졌잖어?\"
내리고 난후 남편이 더욱 소리를 질르네요.
근디 언제 여기에 농수로를 지은 거여? 햇더니 어이가 없는 얼굴입니다.
니 왜 사냐?..흐흐..살다보니 이렇게 된 걸 이제와서 어쩌라는 건지.
마침 지나가는 친구 트럭에 와이어를 매달고 부릉부릉 하니 쑤욱 빠지네요. 다행이지요.
\" 내가 마누라 데리고 일을 하는 것보다 그냥 니 맘데로 살어라...\"
아 ! 글쎄 난 열심히 할려고 하는데...왜그러는 거여?..
그래서 전 내 맘데로 또 집으로 돌아 왔지요.
집에 오니 조금 미안하데요. 그래서 찌게도 밥도 제가 준비를 하고 밭에 갈려니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 삐졌나? 내가 소리쳐서...\"
저 뭐라구 대답 할까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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