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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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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노래 하며(3)


BY 오월 2008-03-24

내가 사는 시에는 1일 여성 명예팀장이라는 제도가 있다.

시청에서 상대적으로 시청출입이 적은 여성들의 시청 견학의

기회를 주고 여성특유의 섬세하고 꼼꼼한 시선을 백분 활용하자는

취지인데,작년 내가 속한 봉사단체의 주선으로 난 1일 명예팀장으로

시청에서 하루 근무를 해 보았다.

각 부서의 팀장님 옆에 자리를 만들고 팀장님과 하루를 같이 하는

일과 그리고 올 초 일년동안 배출한 명예팀장들을 모아 워크숍을

여는자리  시장님의 여러 공약 또는 건의사항들이 받아들여지고

그리고 이어진 강사 초빙의 순서 열띤 강의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시간도 제법 흐르고 잠시 강사님이 숨을 고르며 다음 강의를

준비하는 동안 참석자들에게 감사할일 20가지를 써서 제출하라는

말씀이 있었다.

 

잠시 휴식을 갖고자 하셨음인데 난 꼭,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어 손을

번쩍들었다. 열심히 스무 가지의 감사함을 적든 사람들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뒤적이며 다음 강의를 준비하시든 강사님도 의아한 표정을

지으시며 날 앞으로 불러 내신다.

 \"감사할일 20가지를 발표해 보시지요\"

\"보고, 듣고, 먹고, 입고 ,웃고,싸우고 ,그 모든 것들이 감사할 일이지만

저는 정말 감사할 일이 하나 있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너무나 힘들게

이 세상을 살아 왔지만 그래도 죽을만큼 아니고 이겨낼 만큼이였던거

그래서 내가 지금 살아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거 그것이 가장 큰 감사함

입니다.\"

 

어떤 사람은 맞다며 박수를 치고 어떤 사람은 뭐야 하는 표정을 짓고 날

바라보지만 난 정말 그렇다.

때로는 어려움이 닥쳐와 죽을만큼 힘들었지만 살아서 맞닥드리면 그일은

꼭 해결이 된다.아니 생각보다 수월하게 해결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세월을 살다보니 두둑한 뱃짱까지 생겨 조금씩 세상을 사는 자신감이

생긴다. 고통을 고난을 이기고 살아낸 삶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값지고

참 행복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거 같다.

죽음으로 모든게 끝난다면 죽음만이 영원한 안식처가 될 수 있다면 눈 질끈

감고 결단을 내리겠지만 내가 회피한 내 몫의 삶은 고스란히 내가 가장

사랑하고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 순으로 떠맡아야 하는 고통이 될 것 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죽진말기.

나 역시 14층 베란다에 앉아 부들부들 떨며 울 때가 있었고 다시는 회복

불가능 할거라는 남편을 장례치를 준비를 하며 절망할 때가 있었고 IMF라는

괴물앞에 좌절한 적도 있었다.

설마 미리 써본 유서를 아이가 본건 아니리라 생각한다.

속 깊은 아이일수록 더 많은 생각을 할것이고 엄마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더

클것이다. 안 그래도 어린 나이때는 늘 엄마가 죽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안고 살았던 듯 싶다.막을 수 없는 누구도 어쩔 수 없는 그런 불행은 아니기를

아울러 바래본다.

 

어차피 나에게 주어진 배역이면 최선을 다해 무대를 누벼보고 우렁찬 박수를

받는 히로인이 되든지 아니면 감초같은 조연도 아니면 단역도 내 빛을 한번

멋지게 발해보면 어떨지.....

내가 아는 사람은 남편이 리모컨만 가지고 있다고 허구한날 싸운다.

난 그 부인을 보면 꼭,하나 부러운게 있는데 정말 지치지 않고 싸울 수 있는

에너지 그거 하나만 부럽다. 남편이 병원에서 퇴원해 두 발로 땅을밟고 내 집을

향해 걸어오든 날 내가 흘린 그 감동의 눈물

그 순간을 절대 잊을 수가 없다.

그 세월이 벌써 12년 하지만 남편은 아직도 정기검진을 받고 하루도 빠짐없이

약을 먹는다. 그래서 난 작은 남편의 몸짓도 소중하고 내가 있어 저렇듯 편안한

얼굴로 텔레비전 리모컨을 가지고 놀 수 있는 남편이 예쁘다.

세상에 단 한사람이라도 내가 있어 마음 편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내가 살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지....

삶은 너무나 소중하고 오늘은 더욱 더 소중하고 멋진 세상속에 내가 함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오늘도 나는 행복하다 그리고 감사하다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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