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에 너 형부 세상 떴단다
결국 못보고...내려올래 ?
내려가야죠 다시 전화 할께요
큰 오빠는 짧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종갓집의 맏이 노릇하느라고
오빠는 여기저기 또 전화를 할것이다
오늘은 금요일 담주 화요일 병원에 오빠랑 같이 가기로 했었는데
형부는 오빠와의 화해는 못하고 팔순이 넘은 모친을 두고 돌아가신거다
긴세월 순간순간
사람이 그래 어리석어 집사람하나도 그늘못 만들어주고,,,오빠는 뒤돌아서서
형부를 원망을 했었다
형부의 어머니 언니의 시어머니는
언니가 너무 보고싶어서 엄마는 직접가진못하고 교복입은 나를 대신 소고기 몇근 사들려서
찾아가보라고 해는데 사돈 할머니는 나와 겸상을 하면서
반듯반듯 네모진 무건더기몇개를 숟가락에 올려놓고 혀를 쯧쯧차면서 이게 뭐고?(좀 크게 썰었다고)
언니를 면박을 주는데 엉겁결에 쳐다보니 까무잡잡 얼굴색에 포르스름 입술로
나땜인지 뒷말을 멈추고 언니에게 눈총을 쏘고 있었다
오싹 소름이 돗는 느낌...언니는 그런집에 살고 있었다
언니는 종갓집에 자라서 못하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대신 굵직굵직 하고 시어머니는 앙징맞게 이쁘게 깐깐하게 일을 하시는 편이라
밥상을 하나 차려도 곰살스레 하시니 언니가 하는게 깔끔해보이지 않으신거다
그런엄마밑에서 보고자란 형부는
늘상 여성스럽지않은 언니를 눈으로보고 잔소리를 하시는데 같이 동참을 하니
언니는 점점 위축되어 뭐하나 맘데로 손으로 건들지도 못하고
시키는 데로만 하는 생각이 없는듯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오빠는 그게 늘 못마땅했다
우리집에선 젤 큰 일꾼아니였나?
너무 순종스레 키운 우리가풍도 문제가 있는거라
어른도 어른 나름이지 대들기도 하고 잘할땐 잘하고 말이지
노상 죽어지내나 나이가 몇인데
언니는 어른한테 대들 기운이 아예없어보인거다
명절에도 안오기가 쉽상이고 애경사에도 형부만 얼굴만 내밀고 가는 ...
40년도 넘은 옛날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거다
시골이라 전화도 안방시어머니방에 있어 당신이 받아서
집에 없다 저녁에하면 잔다고 바꿔주질 않은거다
시어머니 잔소리에 형부는 편이 되어 때린다고도 했지 아마
우리집에선 당하고 사는 언니도 어딘가 모자라는게 아니냐하고
사나운개에 한번 물리면 계속 개에대한 공포가 있듯
매사 쫒김을 당하고 살면 아예 대항할 기운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한번의 폭발이 있었다
4촌동생 결혼식에 역시나 형부혼자 왔다
오빠는 오늘같은 날에 같이 오지 언제 같이 다닐래?
계에도 혼자 다닌다며?
같이 가재도 안온다는걸 낸들 어떡합니까?
마누라 하나 앞장세워서 못올 인사이니 사부인말은 어째 감히 어기겠냐?
남의 경사날뒷풀이에서 터진 불미한일은 끝내 띄엄띄엄 찾아오던형부마저도
우리집에 발길을 끊게 만들었다
형부가 편찮다는 소식을 듣고 수박하나 들고 형부네 집을 찾았다
여름이라 옆집에서 자두를 보내준듯했다
언니는 자두를 씻어서 접시하나와 쟁반에 담고 들고 오는 중이였는데
시어머니는 아직도 여전히 뒤머리핀으로 얹어 고정시키고
예전처럼 포르스름한 입술로 혀를 찼다
뭐가 급해서 접시에 자두를 담아서 오지 여기와서 담을랴는 뜻이었을거다
언니는 금방 가야될 동생부부와 빨리 자리에 앉고 싶었을거다
난 멀거니 어느쪽도 바라보지 못하고
눈을 내려깔았다
그렇게 언니는 40년을 살고 있었던거다
현관을 나오는데 언니보다 더 나에게 붙으며 배웅을하고
나는 시어머니를 제치고 뒤에있는 언니에게 봉투를 주면서 손한번꼬옥 쥐어주고 뒤돌아섰다
술때문에 남편대신 운전석에 앉는 나에게 다 들리는 소리로 같은 형제간인데...우째저리...다른지
언니가슴에 못질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언니와 둘인 얘기도 못해보고...
그러고는 우편환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오늘에 이른거다
빈소
소복을 입은 언니를 붙들고 네가 미워서 그런게 아니다
너를 사랑해서 다른 동생들은 다 그냥 사는데
너만 그래사는게 안됐어서 제부를 닥달을 한건데..
오빠는 언니를 붙들고 울었다
조카며느리를 붙들고 동생을 부탁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형부는 가고 고부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