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보다가 조는거 정말 안하고싶다
10시이후엔 안 졸기가 정말 힘들다
여고생일때 엄마와 할머니는 자라고 성화를 대셨다
글자그대로 수불석권(소설만)하던시절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소설책을 억지로 덮고 누우면
궁금해서 말똥말똥 잠도 오지 않았다
그무렵 엄마는 티비보다가 초저녁부터 꼬박꼬박 앉아서 졸곤했다
맨처음 발견한 할머니가 \"에미야 누워서 자거라\"하시면
엄만 눈을 번쩍뜨고 다시 티비를 보시다가 금방 또 꼬박꼬박..
이번엔 아버지가\"이봐, 졸지말고 누워서 자\"
엄만 또다시 원위치하시곤 곧 또 꾸벅꾸벅...
그때쯤이면 못된 나는 \"엄마, 자꾸 앉아서 졸지말고 빨리 누워서 자. 왜 맨날 앉아서 조는거야\"
\"..........\"엄만 암말도 않하셨다
몇 년전부터 나는 그 엄마가 되었다
듣는말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남편과 아이들이 번갈아가며 무안을 준다
날보고 삼부자가 낄낄대기도한다
자기들은 날 생각해서 자라고 누워서 편히 자라고하는데
그럴때마다 왠지 화가 난다
울엄만 아무말도 안하셨지만 못된 나는 신경질을 부리고 어젠 남편의 팔을 때렸다
조금만 자고 나면 되는데 왜 그냥 놔 두질 않고 자꾸 깨우느냐고...
남편은 어이 없어하며
\"이기 미칫나\"(참 싸가지 없는 말이지만 이젠포기했다)하더니 묵묵히 티비만 보았다
졸고 있을때 남편이 자꾸 돌아 보면 왕짜증이 난다^^
큰 아들은 \"엄마 여기 누우세요\"하며 강제로 눕힌다
그런 아들한테도 짜증낸 적이있는데 어이없어하는 아이얼굴을 보고 잠이 확 깬 적도 있다
작은놈은 예전의 나처럼 짜증내며 자라고한다
처음엔 내가 울엄마처럼 졸다가 가족들한테 지청구를 듣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아니 한심하기도하고 복잡한 감정이 되었다
재미있는 드라마나 책을 보다가 어떻게 그대로 잠들 수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되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니 이젠 나이먹으면 다 그런가보다 하고 살게 되었다
그런데 울엄만 왜 졸면서도 눕지 않았을까
하루종일 논일 밭일 힘드시고 할머니 눈치쯤 안보아도 될 나이셨는데...
나는 왜 미리 이불깔고 잠자리에 들지 않느냐하면
그냥
아직은 잘 시간이 아니어서이다
앉아서 꼬박꼬박 졸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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