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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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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8-02-02

새해 설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여긴 촌이라서 장날이 있다

1일 장이다

오늘은 대목장이다

난 부지런히운동 갓다와서 이방 저방 쓸고 닦고 치우고 거실에 난로 불도 갈아놓고 불구멍을 반정도 막아놨다

세수를 하고 얼굴에 이것저것 갖다바르고 입술에 이쁘게 칠도 했다

이쁘다

열쇠를 쥐고 대문을 닫았다

\'어디 가는거야 ㅇㅇ엄마?\"
\"네 시장에 구경하려고요\"
\"조심해  오늘처럼 사람많은덴 쓰리꾼이 다녀\"
\"쓰리꾼요?\"
\"응 원주서 오잔아 그놈들이 버스타고 여기와사 사람들 많으니까 와사 해 가잔아\"
\"원주서 버스타고 와요 ? ㅎㅎㅎ\"
\"아고 웃지마 털린사람들 많어\"
\"장에 갓다오셨어요?\"
\"그럼 사람 많아 아주 ...조심해 ㅎㅎ근데 살거 많어?\"
\"아니요 그냥 갓아오려구요 물김치나 할까하구요\"
\"그래요 갔다와 조심하고 ㅎㅎㅎ\"
\"네..........\"
속으로 웃음이난다

쓰리꾼이 버스타고 와서 남의 촌아줌마들 꼬깃꼬깃 가슴에 품은 돈을 훔치러오다니 ...

허긴 여긴 장날이면 사람들이 많다

구경꾼들도 많다

티비에서 촬영하러 오기도 한다

얼마전에 바닥에 주섬주섬 냉이며 호박이며 오이 그리고 가지 배추 쌀 같은걸 조금씩 넣고 파는 할머니한테 카메라 들이대니\" 거 머야 그런거 하지말고 이거나 사가우 응?\" 이러시며 거칠은 손을 휘~저으며 싫지 않은듯 웃어보이신다

쭈글쭈글한 굵은 선의 얼굴가득 차 있고 머리는 희끗한 할머니 ..몸빼 바지를 입고 뚜아리을 박스밑에 깔고 앉으셔서 오가는 사람 처다보며 땀을 닦으시던 할머니 ..

그 앞에서 어느 이쁘게 차려입고 구두를 높게 신은 아가씨가 마이크를 들이대고 웃는다

\"할머니~` 날씨가 많이 덥죠?\"
\"그러네요\"
\"할머니~`이거 다 농사 지으신 거에요 ?\"
카메라는 돌아가고 아가씨 말에 할머니는 웃으면서 끄덕이고 구경꾼들도 오가며 힐끗처다본다

\"할머니 하루얼마나 버세요? 이거 다~팔고 가세요?\"
\"다 팔때도 있고 못팔때도 있지\"
\"그럼 남은거 어떻게 해요 다 시들텐데요\"
\"ㅎㅎ시들긴 ..집에가서 먹어야지 내 용돈 벌라고 따가지고 나오지 안팔리면 갓다주면 자식들하고 같이 먹지 머 ㅎㅎ\"
나두 웃음이 나왔다

저 연세에 건강한게 부럽고 일이 있어 보기좋고 남아도 걱정없단 말과 자식들과 먹으면 된다는말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팔면 돈으로 남의 물건 사고 남으면 내가 먹고 ㅎㅎㅎㅎ

시장안이 엄청 복잡하다 물건들도 수북히 다른날보다 많고 생선가게 좌판고 엿장수 구경꾼들처럼 빙~둘러 서있다

\"아저씨 대구포 떠서 줘요?\"
\"아구 떠서 주긴요오~여기 뜬거 가져가요오~바빠서 못떠요오~\"
충청도 아저씨라 손은 잰대 말은 느리다

\"그럼 아저씨 그거 주세요 얼마예요?그리고 저기 오징어하구요 꼬막도 주세요 그럼다 얼마죠?\"
아낙네가 구경꾼에 밀려 귀찬다는듯 계산을 다그친다

\"자 시금치있어요..오이도 싸요..오세요 다 있어요.아줌마 사가지고 가세요 싸게 드릴게 추우니까 얼른 팔로 갈라 그래 응\"
아무말없이 지나치는 사람들 행렬속에서 난 밀리듯 꺽어진 길로 들어섰다

기름이 펄펄 끓는 난장 도너츠와 찐빵 들 김이모락모락 오르니 먹음직 스럽다

그옆으로 옷장사의웃음소리가 들린다

\"아주머니들 설 빔 장만 하세요~`싸게 드릴게요 치마도 있고 양말도 있고 바지며 조끼 그리고 색도 좋잔아요 이렇게 좋은건 서울 백화점에나 가야 있어요 와바요~마후라도 얼마나 고아 내가 해도 곱네 ㅎㅎ 오세요 구경하고 가세요~~\"

ㅎㅎㅎ 옷장사 아주머니는 옷을 팔려고 하는것보다 말을 파는게 더 좋을듯 하다

\'아줌마 소주한잔하고 오뎅이아 천원어치 주쇼\"
\'네 날이 추우이 한잔 하실래고 그래그마요 좋죠 팔아좋고 마셔좋고요 ㅎㅎㅎㅎ 여기 잇수다 내 국물은 얼마든지 드릴테니 이쪽으로 오셔서 드세요 내도장사 해야하니 길 막으면 못하잔아요\"
\"네 그러죠 잔이나 주쇼\"
\"네\"
\"아저씨~그 닭은 얼마예요?\"
\"닭이요 이거 얼마 안남았어요 싸게 줄테니많이 사가요 내가 싸게 가져와사 파는거라 다른데보다 쌀거요\"
\"그래요 ? 얼만데요?\"
\"몇마리나 사실라고 한마리 삼천원 두마리 오천원\"
\"그거 퇴계닭이잔아요 그럼?\"
\"그러니싸지 이거요 갓다고 솥단지 넣고 한시간 푹~과바요 쫄깃한게 좋아요 맛도 좋고 기름도 얼마 없어\"
닭장사 입담도 즐겁다

아이들 옷이 귀엽게 난장에 걸렸다

치마에 바지 그리고 한복도 널려 있다

모자도 곱고 양말고 나란히 곱에 펼쳐져 있다

두부장사도 많다

만두속 때문에 사람들이 한판 반판 이렇게 사간다

콩나물 장사도 덩달아 잘 팔린다

\"아고 언니야 왔네 요즘 건강은 어때요? 갠찮나 얼굴이 좋아보이네요 ㅎㅎ 아들은 잘 지내죠?\"
\"네 잘 지내요 걱정 고마워요 장사 잘 되네요 오늘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대목 장 보느라고 정신도 없고요 \"
\"네 언니 그러네요 근데 장 못보시지 아파서 쯧~ 근데 왜 나왔어요? \"
\"그경도 하고 죽도 사먹고 두부나 한모 갈때 사가려구요 물김치 하려고 배추도 살까해요 \"
\"그걸 들고 갈수 있어요?\"
\"배달 시키죠 머 못들고 가면 ㅎㅎ암튼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언제나 건강하게 좋은 웃음으로 많이 파세요\"
\":아고 언니야 고마워요 ㅎㅎ언니도 올해는더 건강하세요 글을 잘 되고 있죠?\"
\"네 그럴게요 ㅎㅎㅎ 갈게요\"
땅콩도 있고 멸치도 있다 김도 있고 미역줄거리도 소금기에 묻혀서 허옇게 채반에 담겨 손님을 기다린다

붕어빵 장사와 호떡도 불이난자

과일 장사는 동생들 데리고나와서 한다

사과박스며 귤 그리고 감과 석류도 박스채 나간다

저러다 금방 부자 되겠다

싱싱한 대파도 하나가득 길가를 막고 세우고 배도 길가에 그릇에 담겨 있다

때아닌 말린 고추도 자루자루마다 있고 약초장사도 빠질수 없다

길가 차로엔 굴 장사 마이크 소리가 한층 정겹고 그 옆으로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닭들의 울부짖음으로 사람들 고개을 돌아보게 한다

누런 토실한 강아지 옆에서 고개 숙이고 겨우 울어대는 고양이가 불쌍하다

무조건 먹고 보는 오리도 꽥~꽥~소리가 우렁차고 닭은 추운지 앉아서 끄덕끄덕 존다

버스정류장엔 기다리는사람과 물건 배달하는 사람들이 섞이고 버스안은 서 있는사람들사이로 물건들도 한자리 한다

\"아주마 그거 들고 안쪽으로 들어가요 사람들이 못타잔아요\"
\"아고아저씨 얼로 들어가요`뒤도 꽉찻어요\"
\"그래도 좀 들어가요 아줌마만 집에 가는거 아니잔아요 뒤고 조금씩 들어가세요 ~~\"

그말에 다들 뒤로 걸음만 치지 뒤로 가는사람은 없다

농협 하나로 마트에도 길이 늘어졋다 그앞에 택시기사들도 오랫만에 바쁘다

뒷 트렁크를 열고 장본걸 싣고 앞에도 손님들이안고 타고 같은동네 사람들은 친척이나 같이온걸로 하고 택시비를 반씩 나눠 내는 얌채족? 아줌마들도 있다

떡집도 불이다

김이 풀풀나고 사람 얼굴이 김에 서려 안보인다

\'아줌나 나 장보고 올테니 그안에 다 되죠?\"
\"야 다 되지 갓다와요 내 해놀테니 \"
길가로 시장안으로 사람들로 물건들은 흥정이 되고 길가엔 버스와 트럭 택시 그리고 자가용들이 섞여 경찰들 호루라기도 명절 한몫을 한다

두부 한모 사가지고 터덜 거리고 난 올라온다

사람이 너무많아서 죽도 한그릇 못 사먹고 되돌아 오지만 맘은 그어떤날보다 뿌듯하고 정겨워 발길이 가볍다

올 설도 조상님들의 푸짐한  차례상과 친척들과 형제들의 웃음소리가 내가 사는 이곳 촌에도 하나가득 메꿀것이다 우리 윗집 강아지도 그날은 푸짐할까 ㅎ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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