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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었던 황금 돼지해(4)


BY 은지~네 2008-02-01

수술을 받은 둘째는 

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의사도 아주 좋아 하면서 물리치료도 필요 없을정도라고 한다.

 

어느 토요일날 저녁,

밤 늦은 시간이었다.

친구집에 간 둘째가 데리러 오라는 전화를 하여

남편과 둘이서 밖으러 나왔다.

 

차에 시동을 걸며 보니,

길건너집에 검은색 트럭이 서 있고 누가 이야기 하는 것이 보인다.

그 집은 항상 차들이 있으니 신경 쓰지 않고

집을 빠져 나와 큰 길로 들어 섰다.

늦은 시각이라 큰 길에도 차들이 거의 없었다.

 

운전을 하면서 백미러를 보던 남편이

\"이상한데, 아까 코디네 있던 트럭이 우리를 쫒아 와.\"

\"무슨~ 그냥 가는 방향이 같겠지.\"

\"아냐 이상해.

아까 큰길가 약국앞에서 우리를 기다렸던 것 같아. 어떡하지?

왜 우리를 쫒아 올까?\"

\"뭘, 커너네 집앞에 서면 지가 어쩌겠어.\"

커너는 이 동네 시장의 손자이고

그집안은 대대로 이동네에 많이 살고 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나도 그차를 보는데

정말 계속 쫒아 오는 것이다.

아이의 친구집으로 가기 위해 

골목길을 일부러 여러군데를 통과하는데도 끝까지 오는 것이다.

속으로 제발 아니기를 바랐지만....

 

드디어 커너네 집앞에 우리가 서고 그차도 서는데

아이를 데리러 오는 또 다른 부모일지도 모른다는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급히 또 화난 몸짓으로 차에서 내린 남자는 우리에게 오고있다.

우리는 공포에 질려 차에 앉아서 쳐다 보는데

우리 둘째는 친구집에서 나와 얼른 차에 오르고 있다가

그 남자를 보더니 놀라 달아난다.

 

매우 화난 목소리로 그 남자가 말하기를

우리 둘째가 자기집 마당을 완전히 망쳐 놨다는 것이다.

놀란 우리가 \"우리 아이가 뭘 부쉈냐? 언제 그랬냐? \"하니끼

바로 조금전에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집으로 와서

휴지 던지기를 하였다는 것이다.

부숴진것은 없단다.

 

\"알았다. 미안하다. 우리가 치워주겠다\"고 하였다.

남자는 대답도 없이 가 버린다.

우리는 둘째를 데리고 그 집으로 향했다.

유난히 넓은 그 집마당에 휴지가 정말로 많이 늘어져 있었다.

해 논 솜씨를 보니 여자들도 있고

운동을 많이 한 남자애들이 높이 던진 것들도 있었다.

 

우리가 치우고 있으니

그 집 딸과 아까 그 남자도 나와서 같이 치우면서

자신의 집이 유난히 TP를 많이 당하는데

자신은 지쳤고

또 이번에는 아이들이 뒷마당에도 왔기에 화가 났단다.

아이들을 잡을려고 서라고 외쳤는데 다들 도망가고

우리 둘째만 섰단다.

 

그러나

누가 같이 왔다는 것은 절대로 말을 하지 않아서 화가 났단다.

둘째는 둘째대로

그 남자가 말을 안 하면

경찰에 신고 하겠다고 해서 화가 나 있었고....

 

이해도 가면서 한편으로는 화도 났다.

그 여자애는 둘째와 같은 학년이고

그집에서 파티한다고 여러번 가서 놀기도 했었던 집이다.

그 날도 열 댓명의 아이들이 몰려 가서 휴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경찰의 딸도 있었고 시장의 손주도 있었거늘...

그런데 아침에 말해도 될것을 이렇게 오밤중에...

또 경찰에 신고 하겠다고 했다니....

 

지난번에 우리집에도 밤 11시쯤에

아이들이 와서 벨을 누르고, 창문을 두드리고 가기도 했을 때도,

또 자고 일어나니 TP가 되어 있기도 하고

우리도 그런 일이 많이 있었지만 아이들이란 생각에 

이곳 문화를 잘 모르는 이방인인 나도 이해를 하며,

경찰 생각은 하지도 않았었는데,

오밤중에 사람 겁나게시리 뒤를 밟지를 않나 참~~

기도 막히고 이 사회에 정나미가 떨어지기도 하고 했다.

 

이런 유리성과 같은 사회에 사는 우리는

항상 바른 길만 가고 어떤 장난도 하지를 말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쳤었던 나다.

우리는 너무도 눈에 잘 띄는 외모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그런데 안 하는것이 아니라

해도 가장 앞장서서 한 둘째에게 화가 나고

그 사람에 대해서는 오기가 생겼다.

 

다음날 아침 밀찍

우리가족은 다시 그집으로 가서 청소를 마저 하였다.

다시한번 둘째로 하여금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게 하였고

그 남자는 둘째에게

자신이 우리아이에게 화가 난것이 아니라며

또 다시 와 주어서 고밉다고 인사를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은 예전에 군인으로

한국의 동두천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다고

묻지도 않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술술 한다.

 

이 일은

둘째도 같이 갔던 다른 친구들에게 실망을 했었고,

우리집까지 찾아 왔던 그 남자의 까칠함이

온 동네에 소문이 쫙 퍼지게 되었다.

그런 것을 모르는 남편과 나는 이곳 사람들에 대한 회의로

마음은 점점 가라앉아만 갔다.

 

아이들만 적응을 할수가 있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너무나 먼 길을 왔다는 생각에

우리는 더욱 무기력해지면서 감정은 메말라만 갔다.

 

그런 와중에도

너구리마저 지붕에 구멍을 뚫어 놓는 등

집에 크고 작은 일은 계속 일어 났다.

 

 

_계속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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