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으로 황금 돼지해가 저물어 가고있다.
즉, 내 나이 오십이 되고 있다는 소리다.
돼지해에 태어 난 나는 지난해에 마흔 아홉....
항간에서 말하는 아홉수라고 하는 것을 넘긴 것이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나도 정말 호되게 보낸 것이다.
연초부터 터져 나온 남편의 건강이상
그리고 아무이상도 없다는 결과를 받기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가?
그러나 그것은 단지 시작이었을뿐....
마음을 놓자마자
곧 막내 아이의 팔꿈치 부상,
작은뼈들이 모여 있는곳이라서 보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어도
신경을 다쳤을수도 있는데, 그러면 수술이 필요 하단다.
우선은 두고 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 날,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막내아이가 나쁜 짓을 하였다는 것이다.
놀란 마음에 남편과 헐레벌떡 달려 갔다.
인터넷으로 아이들이 채팅하는 사이트에서
우리 막내의 아이디로 같은 학년의 어떤 여자아이에게
성적 모욕감을 주는 말이 오갔던 것을
여자아이의 부모가 프린트를 해 가지고 학교로 가지고 온 것이다.
충격을 받은 우리부부는
잠시 멍해졌다.
이럴수가.....
아니 우리 아이가...
그러나 어찌 알겠는가?
이 아이도 사춘기가 막 시작된 아이인 것을....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잘 읽어 보니,
그 여자아이가 말하기를 이것은 우리 막내가 아니라면서
\"너는 누구냐?\" 하고 따지는 것이었다.
자신이 아는 막내아이는 이렇게 여자를 대하지 않고
또 이런 나쁜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다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그 선생님도
다른 아이가 우리 아이의 아이디를 도용한것 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른 아이들이 많이 놀러 오는 우리집의 특성상,
아이들이 오면 감시를 잘하고
또 막내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바꾸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 일로 나는 며칠동안 마음의 지옥속에서 보내야 했다.
자신은 절대 아니라는 막내와
또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둘째도 자신은 아니란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런 일은 절대 안되다는 나의 바람이라서
믿으려 했지만 그래도 누가 아는 가?
아이를 겉을 낳지 속을 낳았느냐는 말처럼
우리 아이들도 숨어서 그랬을지도 모른 다는 것을...
끝없는 갈등속에 우리집에 왔었던 아이들과
정체불명의 사람들에게도 의심을 보내면서
사람에 대한 불신 속에 사로잡혔었다.
그러던 중에 한 아이가 내 눈에 들어 왔다.
둘째아이의 친구로 좀 조숙하면서 장난기가 많은 아이였다.
단도직입적으로 둘째에게 \'그 아이가 그랬지?\' 하고 물었다.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둘째가 사실을 털어 놓았다.
막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 아이가 그랬다는 것이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또 이것을 어찌 처리를 할것인가 하는 걱정이
내 머릿속을 짓 눌렀다.
어찌 되었던간에 내 집에서 일어 났던 일이었다.
그 아이도 지금 사실을 알고 막내에게 미안하다고 하였다고 했다.
속으로 일이 커진데 대해서 마음 고생을 많이 하였을 것이다.
그 아이에게 이런일이 얼마나 나쁘며
경찰에 신고 될수도 있다는 것을 일러 주면서.
막내는 관리소홀에 대한 벌칙으로
5달동안 채팅을 못하게 하였고
다른 아이들이 오면,
우리집에서 컴퓨터 사용을 금지하는 것으로
이 사건을 일단락 짓기로 하였다.
사건이 일단락 되고 난 다음날,
이번에는 둘째의 어깨가 빠진 것이다.
겨우 컴퓨터 사건이 정리가 되고,
막내가 다친지 꼭 일주일만의 일이었다.
막내는 레슬링 연습에서, 둘째는 레슬링 시합에서 당한 부상이었다.
결국 형제가 나란히 그것도 똑같이 왼쪽팔에
팔을 고정하는 지지대를 하고
같은 학교에 나타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병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로 가니까
보는 사람들마다 배를 잡고 웃는 것이었다.
엄마것은 어디 있냐는 말까지 하면서....
물론 우리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기는 하지만
너무도 웃기는 풍경에 안 웃을 재간들이 없는 것이다.
병원에서부터 난리였으니 말이다.
결국 두아이의 부상당한 모습은
그해 학교 앨범의 한 면을 장식하고
울리치료까지 긴 시간을 보낸 후에야 회복이 되었다.
- (2)편에서 계속 이어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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