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올해 마흔한살의 유치원 교사이다.
2003년 2월에 방통대를 졸업했으니 나이에 비해 경력이 많지 않은 교사이다.
그러나 난 자부할 수 있다.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수조작방에서 사이좋게 놀던 은서가 훌쩍훌쩍 울고 있다.
눈이 빨개지도록 눈을 비비면서.
그옆에 한살많은 명진이가 나와 은서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불안한 얼굴로 서 있었다.
\"선생님, 은서 울어요\"
다른 친구들이 알려준다.
난 은서와 명진이랑 한번씩 눈을 맞춘 후 하던 내일을 계속하면서
\"명진아?\" 하고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렀다.
명진이가 아주 약하게 대답한다.
\"명진아, 은서가 울고있네, 은서 원래대로 할 수 있지?\"
우리반 친구들은 일년 가까이 나랑 지냈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다 안다.
은서가 울기전 모습으로 만들어 놓으라는 것이다.
\"네..\"
자신없는 명진이의 대답이다.
\"은서 얼굴이랑 마음이 원래대로 되면 선생님에게 와서 설명해줘\"
\"네\"
약 2분쯤 후에 둘이 손잡고 내게 왔다.
\"어! 은서 얼굴 원래대로 되었네. 은서 마음은?\"
은서가 웃으며
\"선생님 마음도 원래대로 되었어요\" 한다.
\"그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선생님에게 설명해 줄수 있겠니?\"
라고 말하며 두아이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러자 명진이가
\"은서가 퍼즐 맞추기를 잘 못해서 제가 못한다고 화냈어요\"
\"그랬더니?\" 내가 중간말을 넣어주자
\"은서가 그냥 울었어요\"
\"그래, 은서는 할말 없니?\"
\"이젠 기분이 좋아졌어요\"
\"어떻게 해결했는데?\"
\"제가요, 은서한테 미안하다고 했어요. 은서는 다섯살이라서 잘못하는게 맞는데, 제가 잘난척했던것 같다고\"
\"으응 그렇구나! 그럼 가서 놀아도 돼\"
그걸로 내 역할은 끝이다.
난 아이들 사이의 다툼에 관여를 안한다. 그게 내 원칙이다.
자기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그냥 둔다.
그러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들은 갖가지 방법을 생각해 낸다.
장난감을 뺏았던 아이는 스스로 돌려주기도하고, 한대 때렸던 아이는 맞은 아이의 손을 끌어다 자기를 때리기도 한다. 그래도 안되면 꽉 껴안기도 한다.
난 그런 모습들을 안보는 척 하면서 관찰한다. 그 모습들이 너무나 이쁘고 사랑스럽다.
우리반 아이들 화이팅!
나이 많은 유치원교사인 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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