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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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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아 드려요.


BY 백선희 2008-01-25

부부로 산다는거 참 좋을때 싫을때 꼴도 보기 싫을때 늘 하루하루가 다르다.  마치 도로처럼 안개가 너무 심해 시야를 가릴때도 있고 또 앞차가 갑자기 깜박이등도 안켜고 우회전할때처럼 철렁 하기도 하다.

우리 부부는 1년 반을 연애하고 12년을 살았다. 참 대단하지 않은가. 생면부지의 그를 18개월 가량 만나고 그보다 많은  12년을 살고 있으니 말이다. 더 놀라운것은 24년 산 친정보다 12년된 우리집이 더 편하다는 사실.

난 결혼하고 나니까 길에서 애가 엄마를 잃어버린듯 울고 있으면 그냥 못가고 옆에 서서 이것 저것 묻다가 금방 온 엄마한테 오해를 사기도 했고 길가에 술을 먹고 쓰러져서 자고 있는 할아버지를 깨우다 욕을 먹기도 했다. 이건 다 결혼후 이사람 저사람에게 신경을 쓰며 살고 있는 나의 인간적인 면을 키워줬다.

지난주에 코엑스 체험전을 갔다가 엄마가 감기에 걸리신게 생각나서 친정에 들렸는데 얄팍한 나의 주머니는 해산물을 좋아하시는 엄마께 사드릴수 있는게 없었다. 그래서 엄마가 좋아하시는 것중 저렴한 가래떡을 사서 갔었더랬다.

그런데 훌쭉해진 엄마 빰을 보고 있는데 마음이 안 좋았다. 그래서 엄마께 금요일에 모처럼 뮤지컬 한편을 보여드리고 저녁을 사드린다고 약속을 하고 왔다.

오늘 아침 신랑에게 \"나 구파발로 데리러 못가 오늘은 마을버스 타고와..엄마랑 대학로에서 만나서 뮤지컬 보고 오려고\"했더니 \"그래.알았어 잘 보고 와\"하며 무덤덤했던 남편이였는데 애들 아침 준비하고 있는데 문자가 들어왔다 \"띵동\"   \"오늘 이직하고 첫 월급날인데 장모님하구 맛있는 저녁 사먹어 사랑해 ♥\"하는 문자.

진짜 이런 기분을 뭐라고 해야 하나.말로 진한 사랑을 말해주지 않는 남편이지만 내 마음을 이정도로 헤아려 주는 신랑이 있어 오늘도 애들에게 이렇게 다정다감하게 말할수 있다.

\"애들아 얼른 일어나 햇님이 반짝 떴어 우리 귀염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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