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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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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세 개의 행방은...


BY 오월 2007-12-24

억울하다는 말보다는 아쉬움이란 표현이 맞을 것이다.

십대,이십대,삼십대,그리고 사십대 그것도 중반을 넘어

서버렸다.어떻게 살아 냈는지 기억이 없다.

몸도 약했지만 지지리 궁상에 늘 지친 삶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세월에 끄달려 살아온 삶이였다.

가버린 날들이다

어차피 아쉬움이 남든 후회가 남든 가버린 날들이다.

아픔과,아쉬움과,복잡 미묘한 감정들까지 싸 포개어 나의

일모작 인생을 접어놓는다.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본다.

참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내가 바른 정신으로 날 바라볼 수 있어서

비록 머지않아 오십이라는 나이가 되겠지만 지금이 참 좋다.

소심하기만 했던 성격도 남성호르몬의 활발함 때문인지 아줌마의

저력인지 많이 씩씩해 진듯하고 없던 용기도 많아 졌다.

마약 이라도 복용해 하루라도 힘나서 거뜬하게 살아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를만큼 허약했던 몸인데 하루도 한달도 일년도 거뜬해 졌다.

아이들이 모두 집을 떠나니 많아진 시간에 공부도 책도 마음대로

볼 수 있고 가고싶은 곳도 마음편히 다닐 수 있어 좋다.

 

이제 이모작의 시작.

정말 잘 살아내고 싶다.

다시 살 삼모작은 나에게 없기에...

아가씨와 아줌마의 차이점은 뭘까.

난 아가씨로 살고싶다. 그렇게 살아보질 못했기에..

탱탱한 피부,긴 생머리,잘록한 허리,미니스커트 그런 것들이 아가씨들의

전유물인가.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추어본다.

탱탱한 피부를 위해 먹기 싫은 물도 하루 몇 잔씩 마셔줘야지

동배가 조금 나오긴 했지만 아직 살아있는 s라인 봐줄만 하고.

결혼식 때 외엔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맛사지.

가루 녹차에 꿀 흑설탕 밀가루를 섞어 얼굴에 맛사지를 한다.

 

머리는 열심히 기르는 중이니 잘 손질하면 될 듯 하고...

까짓것 남들이 뭐라거나 말거나 미니스커트도 한 번 입어볼 참이다.

살아온 세월이나 살아가는 세월이나 살아갈 세월이나 힘이든건 언제나

똑 같지만 내가 어떤 정신으로 맞느냐에 따라 그 차이는 너무나 크다.

혼미한 상태로 지금까지의 세월을 살았고 나이와 세월을 이기고

승리하겠다고 큰 소리 치며 내 인생 이모작의 시작을 살고 있다.

그런데 그런것들이 자만이였나보다.

 

손톱을 길러 예쁜 매니큐어를 발라보고 싶었다.

하지만 자꾸만 찜찜해 신문을 깔아놓고 손톱을 깎았다.

톡톡 튀어 달아나는 손톱들 아무리 찾아도 일곱 개 밖에 없다.

찾다찾다 못찾고 청소기를 들고와 소파 위까지 샅샅이 훑었다.

이제 내 눈으로 확인은 못했어도 분명 빨려 들어갔겠지 ..

욕실에 들어가 변기에 앉아 손톱이 잘 깎였나 들여다 보다.

내 눈을 의심하며 다시 들여다 봐도 역시나.손톱 세 개는 깎여지지도

않은채 내 손가락 끝에 그대로 있는게 아닌가.

왜 일곱 개만 깎고 중단을 했을까.

깎지도 않은 손톱을 찾아 방바닥을 그렇게 쓸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세월이나 나이는 과연 숫자에 불과 한 건지.

그 야무진 이모작의 계획들이 사정없이 흔들리는 순간이다.

 

깜빡 깜빡 건망증 아니면 침해끼?

물러설 내가 아니지 그래도 한번 붙어볼 참이다.

내가 세워둔 계획들이 너무 신나고 생각만해도 즐거워 후회없는

삶들을 정말 잘 살아보고 싶다.난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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