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갸가 남자가 있다고 그런 게 이젠 찾지 말라고 전화가 왔는 디..
정말 황당하더라.
지 자식이 셋이나 되는 디...
글고 나 보고 울 엄니 엄니 하면서 우덜이 부모님 모신다고 얼마나 잘 했는 데.
우덜을 이렇게 배신을 때려!
이런 애길 시어머니한테 전해 들을려고 간 밤에 꿈이 뒤숭숭한 건가,
어제 난 데없이 막내시동생이 찾아왔다.
\" 아버지가 재발해서 또 수술해요. 내일 아침 아홉시라네요\"
봄에 암 수술을 하신 아버지는 가을에 또 재발했다고 전화를 해도 되는 것을 일부러 찾아온 것은 이젠 막내아들 노릇도 힘들다는 표시다.
그러게 진즉 형님들 잘 모시지. 이런 어려운 일이 닥치면 그래도 큰 형보다 더 비빌 언덕이 어디에 있을까.
밤 새 뒤척이다가 또 그 때 그 일이 아프게 도지고 저려온다.
이런 저런 애경사들을 외며느리도 아닌데, 외며느리처럼 되버린 나다.
그런 며느리앞에서 막내동서가 왜 집을 나갔는 지. 왜 헤어졌는지 묻지도 않았건만
어머니는 소상하게 큰 며느리인 나에게 일른다. 무슨 위로를 받을실려고 그러시나.
이미 집 나간 동서를 불러들여서 삼자대면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러자고 해도 내가 말릴 일이다.
이미 말짱 황이 된 자식들 흉을 부모는 무조건 덮어줘야 한다.
\" 세상에 에미가 그렇게 남자가 있다고 해도 다시 집으로 돌려 보내야지.. 사돈도 어지간한 거여...어떻게 지 자식이 셋이나 되는 데 그렇게 내 버려 두냐?\"
시 아버지는 수술실에서 수술중이라고 화면에 뜨고, 시어머니는 내 옆에서 한 말 또 하시고 또 하신다. 그렇다고 나는 누구 편을 들겠는 가 그것도 고민이고.
\" 에궁..어머니..그래도 다행인 줄 아세요... 셋째동서도 이혼을 했지만 지 자식은 거두고 키우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워요. 아랫동서라도 전 절을 하고 싶어요..글고 어머니 막내 아들은 마음데로 못하시면서 사돈댁 딸내미는 억지로 끌고 온다고 발 달린 사람 또 나가는 거 시간문제인디.. 뭐라고 할 수는 없죠. 따지고 보면 거기도 우리도 입장이 같아요\"
한 참 시어머님이 말이 없으시다.
\" 그려,,셋째는 막내보다 훨 나은 겨...고맙지..암!\"
어머니 이젠 아들들 이렇게 산들, 저렇게 산들 그냥 내버려 둬요..요즘 효자들은 지 가정만 잘지켜도 큰 효자난다고 하는디 괜히 신경쓰셔서 아버지 병나고 동서들 집 나가고 어머니는 이런 걸 원했어요?
나도 말하고 보니 울컥 옛날 일이 또 입까지 걸렸으나 말하면 뭐하나..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어머니도 이젠 곧 고희를 바라보시는 할머니인데.
이래저래 하필 아버지 암 수술하시는 날 울 어머니 마음이나. 며느리 마음이나 바깥에 눈 내릴려고 하는지 그 색이나 같았다.
\" 어머니 나 배고파요..개운한 짬뽕 먹으러가요?\" 했더니
니도 짬뽕 좋아하냐?
예..
어머니하고 나하고 팔짱을 낄려고 얼굴을 뵈니 어머니 눈가가 물기로 축축하다.
덧) 오늘은 아버지 암 수술을 하시고, 나는 어머니하고 짬뽕먹고 소주 한 잔 했습니다.
사는 게 이렇게 쓰고 쌉싸름하다가 화닥화닥 하나 봅니다. 겨울이 오고 있네요.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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