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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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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요


BY 그대향기 2007-11-22

 

저는요 _ ,
늘 좋은 사람일수는 없겠지만 , 좋을 때 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푼수 같다는 말 좀 들으면 어떻습니까 ?
내 마음이 편안하고 곁에 있는 사람이 불편하지만 않다면 주책 맞다는 소리 좀 들으면 어떻습니까 ?
좋은 사람으로 살 수만 있다면요.
여우같은 변덕도, 뱀과 같은 교활함도 알지 못한 채,
그저 그저 큰바위 얼굴  가득, 사람 좋은 웃음으로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요_,
넘쳐서 교만함보다는 부족하여 겸손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하면 아쉬움이 많겠지만 넘쳐서 교만하지 않을 자신이 없으니 차라리 부족한 쪽이 저에게는 훨씬 행복할 것 같습니다.
욕심도 없는 사람 같지만 그렇지는 않아요.
필요할 때 채워주시마 약속하신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믿으니까요
타인으로 하여금 없어서 염려스러운 이웃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준 만큼 받아야 한다면 사랑이 아니라 거래라고 하던가요?
들은 것은 쉽게 잊고, 본 것은 오래 기억하게 되고, 행동하는 것은 이해하게 된다고 했는데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며 행동으로 실천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요_,
무늬만으로 사랑한단 말 남발하지 말고,
겉 사람과 속 사람이 같이 사랑한단 말을 소중하게 전해주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으로 살고싶습니다.
동전만 집어먹으면 무엇이든지 토해 내는 자동 판매기의 사랑처럼
마구마구 뱉어내는 인스턴트사랑이 아니라
뚝배기처럼 은근하고, 해 묵은 된장처럼 맛 깊은 사랑의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저는요_ ,
머물다 간 빈자리가 그리움으로 채워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한 여름에 깊은 산 속 소나무가지 위에서 졸다 산새들의 지저귐에 놀라 도망 나온
서늘한 한줄기 바람같이, 더운 이마를 식혀주는 그런 사람이고 싶고,
토끼가 베어먹다 남겨둔 것 같은 둥글지 못하고 기운 달처럼
늦은 밤, 낯선 도시를 헤매는 나그네 발길을 비춰 주는 은은한 달빛 같은, 

어둠 속에서 더욱 빛이 나는 사람, 
또 새벽 같은 사람이어서 곁에만 있어도 밝아지는 아침처럼 환해질 것 같은 사람,
새벽같이 늘 새로우면서도 변함없이 다가서는 그냥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저는요_ ,
저의 건강이 저를 기억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도 제목이고 싶지 않습니다.
큰 바위얼굴만 기억하셔도 좋고 이름까지 기억해주시면 더 고마운 분들이
나보다도 기도가 더 절실한 이웃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가깝게는 모시고 계시는 아홉분의 할머님들이  천국가시기 전까지는 고통속에서 하나님을 잊어버리지 않으시기를,
 수족이 불편하셔서 예배시간이나 식사시간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게 하시고,   가장 기초적인 생리현상도 혼자서 처리하셔서  자존심 상하시지 않게 하시고,
 회관 수련회 때문에 바쁜 중에 천국 부르심을 받지 않기를 빌어 주세요..
 경황없이 사랑하는 할머님들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멀게는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포화 속에서 평화의 깃발이 새하얗게 펄럭이게 하시고
 배고픔과 질병 때문에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연약한 그들에게는 주린 배를 채워주는   사랑의 빵과, 포탄이 할퀴고 간 상처에는 의약품이 전달되어
 몇 백원 짜리 소독약이 없어 사랑하는  어린 자식을 품안에서 떠나 보내야하는 
 빈 손인 엄마의 슬픈 눈물이 거두어 지기를 기도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저는 그냥 가끔씩 잊지 않고 \"잘 지내고 있겠지?\"라는 안부전화 한 통이면
충분히 행복합니다.

 

 저는요_ ,
자식 농사를 포도처럼 잘 짓는 포도과수원의 농부이고 싶습니다.
저의 포도원은 약간 비탈진 산 중턱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 빠짐도 좋고 하루종일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정 남향에 포도나무를 심고 싶습니다.
수확이 조금은 늦더라도 어린 포도나무를 구해 다 심고,
차근차근 키우면서 철 따라 거름도 그루 그루마다 내다 넣고,
잔 가지치기, 지주대 세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낮은 울타리도 만들고,
원두막도 자그마하게 짓고 싶습니다.
목마른 벌들이 쏘아 먹고 간 빈 포도 알도 솎아 내주고,
까치가 지나가다 수다 떨며 침튀긴 못생긴 포도 알도 떼어내 주어
포동포동한 송이만 매달린 멋진 포도원의 농부이고 싶습니다.
 자그마한 원두막은요~~~~
여름날에 잘 익은 포도송이를 골라 따서 윤이 나게 곱게 씻어
하얀 쟁반에 소담스레 담아 놓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따사로운 햇빛과 충분한 비와 그리고 사랑으로 이룬 가족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릴려구요.


저는요_ ,
줄 것이 없어 슬픈 여자이기보다는,
쬐끔 이라도, 적은 것이라도 저를 사랑하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나누면서 사는 마음의 여유가 마르지 않기를 소원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받는 기쁨이 주는 기쁨보다 가볍진 않겠지만, 주는 기쁨은 늘 주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하고,  받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시간이 있게 하니까 더 큰 기쁨이 되는 것 같습니다.
부디 오래토록 줄 것이 있는 여자이고 싶습니다

 

 저는요_,
가끔씩 세 아이들이랑 저녁노을이 곱게 물든 해 질 녘 들판에 화려한 외출을 한답니다.
저녁반찬으로 쓸 계란을 사러 토요일 학교를 일찍 마친 세 아이들의 조잘거림을 노래처럼 들으며 양계장으로 가는 길은 논두렁 사이로 난 길을 가야 합니다.
길 양쪽으로는 감자 꽃이 하얗게 피기도 하고 마늘, 양파가 솟아올랐다 쓰러지면 수확 철이 됩니다. 마늘, 양파 가 뽑혀 나간 자리엔 벼가 심기어 졌다가 누-런 황금 들판으로 변하는 자연학습장이랍니다.
무르익은 벼들의 도열을 받으며 세 아이들이랑 걸어가는 그 시간은 영원처럼 행복하답니다.
많은 순간들이 지난 먼 내일에도 세 아이들이랑 수채화 같은 외출을 하고싶습니다. 반백이 된 머리칼을 바람에게 맡기고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을 더 달고
어미 닭처럼 그 논두렁길을 또 걷고 싶습니다.

 

저는요_ ,
홀로된 시간이 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나 제 사랑하는 사람이 홀로되는 시간이 길어서 먼저간 사람의 추억으로 인해 오래오래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날 이 땅에 축복으로 오지 않았기에
같은 날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는 어렵겠지만
웃을 일도 함께 눈물나도록 슬픈 날도 함께 서로 등 기대며
한 쌍의 비둘기처럼 그렇게 그렇게 부비며 살다가 누구든 먼저 떠나고 나면 조금만 슬퍼하고,
아-주 조금만 울다가 오랜 세월동안 함께 누렸던 즐거움과 기뻤던 나들이들의 좋은 추억을 가슴으로 품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싶습니다.

 

 저는요_,
많은 오늘들이 내일들로 모인 어느 날에 빈 가슴으로 허전해하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많이많이 사랑하고 사랑 받았음에 감사하고,
들꽃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길가는 이의 시선을
한번쯤 길-게 받았음직한 한 송이 꽃이었기에 감사하고,
가을날에 부는 결실을 재촉하는 바람결에 생명을 잉태한 씨앗을 멀리 멀리로 날려보낼 수 있었으매 감사하고,
눈 덮인 오솔길을 두 개의 발자국을 나란히 찍으며 걸을 수 있었던 소중한 사람을 제게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깊이깊이 감사 드리며 편안한 호흡을 가다듬고 싶습니다. 

     
                                                       
                2004년 6월 능소화의 이별을 재촉하는 장마비를 아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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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를 이 글처럼 살아가기를 부단히 노력하면서 닮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생활 고백서 일런지도....

힘겨움게 순간 순간 다가오는 삶의 무게는 천성적으로 털털한 탓에

날려 버리고 좋은 것만 앙금처럼 남기려 합니다.

날마다가 감사요일로 지극히 낮아지는 자세로 주어진 시간들을

소중하게 아낌없이 태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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