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탁입니다. 남편이 깻잎을 하나 들었습니다. 늘상처럼 뭔가 도와주어야할 것 같아 접힌 깻잎이 떼어줄려고 했습니다. 둘 다 시력이 시원찮으니 깻잎 한장이 공중에 매달린채 첫가락 네짝이 애를 씁니다. 하지만 두장이 아니고 한장이었습니다. 잠시후 잘 구워놓은 조기에 남편의 손이 가질 않습니다. 나의 옛날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 옛날 내 어머니가 아버지 생선 가시를 발라 밥숱가락 위에 올려놓아주는 것을 보고 못 마땅했었노라고 아기도 아니고 다 큰 자식들 앞에서 남부끄럽게 그게 뭐냐고 아예 먹여드리지 그러느냐고 공연히 노부부 사이 좋은 것을 투정했던 이야기를 합니다. 어느새 조기는 가시가 발린채 밥위에 얹혀 그 남자의 입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 그 이야기 몇번만 더 들으면 백번째 듣는 이야기일껄\" 생선가시를 발라줄 때마다 쑥스러워 같은 이야기를 여러번 했던 모양입니다. 추석이라고 값비싼 굴비세트가 선물로 보내왔는데 어찌나 포장이 거창한지 한마리에 3만원은 족히 될 것 같습니다. 잠시후 식탁을 치우려고 보니 조기가 남아있습니다. 왜 남겼느냐고 했더니 그 비싼 것을 혼자 어찌 다먹겠는가 아내 먹으라고 남겼다는군요 신파극 춘향전 쓰고 있습니다. 지금 어쩔 수 없이 우리도 그 옛날 어머니 아버지가 보여주신 모습을 재상영하고 있습니다. 그 나이 되어보아야 하는 삶의 깊이가 있다는 것을 어렴프시 깨닫습니다. 그리 아니할 것이라던 짓을 똑같이 하면서 허허로운 웃음이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