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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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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55 \'댄장 25시\'


BY ㄴㄴ(된장녀) 2007-10-17

된장녀의 25시,

새벽3시 기상, 기상이라기 보다 잠이 안와서 깼다

잠 안오면 오밤중에라도 습관처럼 하는 거, 더듬더듬 더듬어 스탠드 스위치보다

더 빨리 찾는것, 컴퓨러 파워 클릭!

\'생명의 삶\' 큐티 한프로 들으며 마음을 깨끗이 정돈하고 새벽기도(하나님아부지

오늘도 내게 새날, 새생명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하루를 사는동안 넘어지고 다치지

말게 하시고 내 하는일이 기쁘고 즐거워 신바람나게 해주세요. 아멘())

Go go==>>> 아직도 어둠이 깔린 새벽장으로,,

안개에 폭 쌓인 경주역앞 새벽시장이 막 열리는데 이분들은 캄캄할때 집을 나와

어둠이 가시기 시작하면 장을 편다.

가로수 끝이 경주역사인데 안개로 덮혀 잡히지 않고

두차선을 가득메운 장꾼들 틈에 자동차가 슬로슬로 비켜 다닌다

장꾼할매는 까만 밤을 뽀얗게 걷어내고 고추,배추, 노란콩닢과 함께 희망을 판다.

두사람이 모로 비켜가며 다니는 좁은 길에 자전거로 다니는 할아버지,

나처럼 손수레를 끌고 물건을 담는 아줌마와 손님을 기다리며 \'사소~사소~\' 하는

장꾼할매들로 꽉 차고 노란콩닢은 최고시세를 누린다.

어떤 할매 앞에 바글바글 호떡집에 불난 것 같아 들어서면 콩닢할매,

낡은 전대를 차고 앉아 한꺼번에 바글거리는 손님에 정신없어 계산이 안된다고 난리다

나, 오늘은 고추사려 나왔는데 콩닢할매만 눈에 들어온다.

\'콩닢 주소, 몽땅요\' 여기도 몽땅 저기도 몽땅, 콩닢만 잔뜩 샀다.

내가 고추를 사려 나오면 콩닢장사가 많고, 내가 콩닢을 사려 나오면 고추가 많다.

그래서 보이는대로 사기로 마음 먹었다. 흐흐

고추 10kg, 콩닢 네봉지, 찰옥수수 몽땅사고 (이건 삼영언니가 좋아한다)

엿기름 살려니 보리싹을 판다. 고거 방깐에 가서 빻아볼까? 해서

보리싹을 사고.. 남은돈 톨톨 털어 깻닢도 사고.. 집으로~ 

일찍 출근하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7번국도와 느긋한 나,

남산의 아침이 아름답다. 새벽안개 걷히는 하늘이 아름다와 차를 세우고 한컷!

옆에 현수막, 천년에 한번 핀다는 우담바라가 피었다고 광고한다.

작년에도 천성산 어느 절에 우담바라 피었다더니.. 요새는 천년이 하루같고

하루가 천년같아 해마다 절마다 피능갑다. 우담바라

집에 와서 바쁘다. 

1, 콩닢과 깻닢을 큰 다라에 솓아놓고 찬물 가득 부어 울거놓고

 

2, 아침밥 먹기 전에 가마솥에 장작불 지펴놓고 어젯밤 담가놨던 콩을 앉혀놓고

밥 먹으면서 불보려 들락거리고, 다 삶은 콩을 양은바켓츠에 퍼 담고

 

3, 얼른 가마솥 부셔내고 콩닢 깻닢을 꼭꼭 짜서 가마솥에 물붓고 또 삶아내고

콩깻닢 건져 찬물에 씻고 또 씻고 물에 담궈 또 울겨 놓고

 

4, 삼영언니 좋아하는 옷수수를 넣고 또 삶고..  으아! 찰옥수수 삶기 실패했다.

옥수수가 팅팅 불어 찰밥이 다 튀 나왔다. 손에 쩍쩍 붙는다. 큿!

 

5, 옥수수 삶는동안 누렁호박을 잘라 다듬어 가마솥에 또 넣고 삶고

호박 삶는 동안 고추 씻어 다듬어 자루에 넣어놓고, 어제 만들어논 시금장에

고추 넣어 소금간 버무려 단지에 꼭꼭 담고

부지런히 고추를 다듬어 구멍을 송송 뚫는데 벌써 해가 뉘엇뉘엇..

클나따. 해넘어가면 아무일도 몬한다. 우리 전원에 전깃불이 부실해..

 

6, 엄마네 달려가 된장 하나, 둘, 세통 담아 끙끙

***헐레벌떡 뛰다니는 딸래미를 잡고 뭐라도 이야기 하고싶은 울엄마, 

적적하고 외롭고 쓸쓸하고 아프고 기운없고.. 약묵고 죽어삐나, 굶어서 죽어삐까

넋두리 하심을 \'엄마엄마 내 바뿌거던 낼 올께요. 쪼매마 참으소

낼와가 엄니 시킨대로 할끼~ 맬젓뜨고 지렁담.. 낼요 낼~ *** 

장단지 끙끙 들고와 큰단지에 켜켜이 담으면서

호박넣고 매주가루 넣고 된장넣고 고추넣고..

(이렇게 하는 이유: 여름에 담근 된장이 좀 짭아서 간을 고르는 중)

으미야~ 해가 꼴딱 넘어가고 댄장녀 허리아퍼..

 

시커먼 가마솥에 두솥 동시에 불을 땔수 있지만 한꺼번에 이것저것 나오면 처리 불능이므로

한솥씩 네번 끓이고 달이고 삶아내니 햇님이 서산에 꼴딱 넘어 가뿌네~ 오늘도 일 마~이했따.

삼영언니랑 마루에 앉아 찰떡이 된 찰옥수수 한입 베 물으니 전화가 띠리리리~

 

전화: 집사님 그동안 잘 지내십니깡? 

흐미야~ 봉천님! \'거기 어디셔요? ㅎㅎ\'

경주 오셨단다 (으메~ 내꼬라지 집꼬라지 이기 머꼬? 정신 한개도 엄따)

거기 어디쯤이냐고.. 여기 와보고 싶으신갑따. 클났따.

나: 장로님 어디셔요? 제가 달려갈께요. ㅎㅎ

 

댄장 25시, 오늘의 뽀나스..

보문 콩코드호텔 세미나 오신 사랑하고 존경하는 님들,

심욱섭목사님, (리들 심)남진목사님, 박강도(?)님은 오늘 목사안수 받으시공

권용직목사님과 윤장로님, 김장로님, 또장로님,,

너무느무 반가와 한걸음에 달려갔지만 자꾸 내꼬라지 걱정되는 것이

새벽기도 나와서 하루종일 불때고 곤두박질 치던 몰골 그대로 얼굴에 숱껌댕이

항~거 묻은 기분이지만 그래도 방갑다고 호호헤헤 깔깔거렸다.

저녁 7시 30분, 그분들 세미나에 들어가신다해 빨리 왔지만 룰루~

해운대시절과 해젤(해운대제일교회), 조그만 예쁜 기도실의 추억이 새삼 떠올라

있잖아요 하나님~  너무 기뽀효 *^^*

피곤에 지친 댄장녀 이른 잠에 골아 떨어져 도독넘이 업어가도

코골매 다리 만질끼다. 큿!

 

보람찬 하루가 또 시작되는 가을날 아침에 어제 일기를 오늘에 쓴다.  ㅎㅎ

 

 

출처: http://cafe.daum.net/jerone3 토함산 된장녀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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