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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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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그리고 남편.


BY 오월 2007-10-01

아내는 바보입니다.

첩첩산골 사람도 없는 곳에 자연을 벗삼아 유년을 보내고

더불어 놀수있는 친구들을 사귈 학창시절은 짧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과거의 밧줄을 잡고 당기면 우드랑 탕탕 요란한 소리를

내고 빈 깡통들이 끌려 올텐데요. 어찌 여물어 지지 못하고

마음은 그리도 물러 터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부대끼며 사는 것을 배우지 못해 가끔은

내 마음과는 다르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그나마 조금씩

열려지든 마음은 오징어 오그라들 듯 오그라 들고 맙니다.

 

누구와 맞붙어 싸울줄도 모르고 적은 나이도 아닌데 물건 흥정도

못하고 타인이든 아이들이든 날 서운하게 하면 눈물 부터 흐르니

참 기막히고 한심한 여편입니다.

살아온 세월 구비구비 눈물 뿌렸던 날들은 몇 권의 일기장으로

쌓여있고 이제 성인이 된 딸년이 가끔 눈물 콧물 범벅이고 읽곤

합니다. 글쓰기라도 안 했다면 그 많은 앙금들이 켜켜히 쌓인

가슴은 시궁창이 되어 있겠습니다.

글쓰기를 하며 아픔도 슬픔도 답답함도 모두 치유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경험했고 그래서 아직도 내가 푼수같은 웃음을

헤헤 달고 살 수 있나 봅니다.

 

그런 푼수 아내가 유독 큰 소리를 칠 수 있고 당당할 수 있고

눈물 흘리지 않고도 조목조목 따질 수 있는 한 사람.

있지요.!!\"난,세상 사람들이 모두 당신만 같았으면 살 맛 나겠수.\"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한 사람.

 

남편. 세상에 아무것도 겁나는게 없는 사람.

들풀처럼 살며 이루어논 작은 재물도 우리는 빈 손으로 시작했기에

처음부터 없었으니 다 망해도 우리는 억울할게 없다는 사람.

안 되는 일 없다는 고집 때문에 고집 불통이라 대화가 안 통한다는 사람

거침없는 호통으로 모두 무서워 하는 사람.

한끼 굶는다고 죽는 거 아니라며 밥 굶기를 수시로 하는 사람.

이 하나 없다고 세상사는데 지장없다며 빠진이로 시댁가서 어머님께

며느리를 면목없게 만드는 사람.

일 외에 아는 것은 아내 자식이 전부인 사람.

지독한 인천 짠물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사람.

 

그런 남편이 꼭 한 사람 무서워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이

푼수 아내입니다. \"당신,목소리가 커지면 난 무서워 어쩔땐 섬뜩

하다니까!\" 그런말을 들으며 살아온 세월이 언 23년

어느 날 문득 남편에게 그리 물었습니다.

세상에 겁날 거 없이 사는 당신이 잘난거요.?

그런 당신을 절절 매고 살게하는 이 푼수 마누라가 잘 난 거요.?

남편이 그럽니다.

둘다 등신이지....

그래서 우리는 마주보고 이렇게 웃었습니다.\'헤헤헤\'

바보들은 그렇게 웃는 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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