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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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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않았어요?


BY 낸시 2007-10-02

남편이 한국에 간 사이 내가 다니는 교회 사모님이 도와주러 오셨다.

\"경험도 없이 식당을 하려고 할 때 무섭지 않았어요?\"하고 묻는다.

이 년 반 전을 뒤돌아 생각해보니 무서웠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남편과 아들과 아니면 일하는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속상하고 화가 난 때는 많았지만...

\"원래 난  무서운 것이 없는 사람이예요.\"

대답해 놓고 보니 그런 것 같다.

내가 가끔 농담처럼 말하는 대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세상을 너무 몰라서인가...

하긴  울이모가 그랬다.

사람들이 날 바보로 알거라고,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내 생각은 다르다.

내가 세상을 모르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지나치게 겁이 많다고 느껴진다.

까짓거 빈손으로 태어난 세상 잃으면 잃을게 얼마나 있다고...

가끔 서커스에서 줄타기 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연습할 때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무척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들었다.

어쩌면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두려움이 없으면 성공할 수 있는 삶도 필요없는 염려와 걱정으로 망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면 정말 쓸데없는 남편의 염려와 걱정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살았다는 생각을 한다.

남편은 내가 철없다고 생각하고 나는 남편이 내 발목을 잡고 방해한다고 생각하고...

 

음식점 부엌을 구경해 본 적도 없고,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그런 내가 식당을 열고 이년이 지났다.

하필이면 왜 식당이었느냐고...

남편 때문이었다.

울남편 항상 그랬다.

한국음식은 외국사람들에게 팔아먹기 힘든 음식이라고...

중국음식이나 일본음식은 세계화 하기 쉬운 것이지만 한국음식은 아니라고...

그래? 그럴까?...

청개구리 기질이 있는 나는 남편의 말에 반박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그래? 그럼 보여주지...

 

city search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다.

사람들이 자기가 가 본 음식점에 대해 이렇쿵 저렇쿵 떠드는 곳이다.

그것을 기초로 각 음식점의 순위를 정하기도 하고...

그곳에서 우리가 넘버원이다.

yelp라는 인터넷 사이트는 이곳 오스틴 사람들만의 인터넷 사이트다.

역시 사람들이 이렇쿵 저렇쿵 하면서 음식점 순위를 정하는 곳이다.

날마다 순위가 달라지지만 탑10 안에 들 때가 많다.

그 밖에 많은 인터넷 사이트에 사람들이 우리를 두고 말들이 많다.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나는 큰소리치는 것을 좋아한다.

떠벌이라고 불러도 좋다.

삼 년 후에는 drivethrough가 딸린 단독 건물에 두번째 음식점을 열겠다고 큰소리친다.

그 후 해마다 새로운 가게를 하나씩 더할 거라고 한다.

십 년 후에는 다른 도시로 후렌차이저 비지니스를 확장하겠다고 큰소리친다.

그 곳 주요 일간지가 우리 식당이  오픈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광고가 아닌 기사로 다룰 것이라고 함시롱...

어떻게?

나는 그냥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잃을 게 없는 것을...

그냥 해보는 거지...

겁날게 뭐 있다고...

그래서 오늘도 남편 말을 무시한다.

싸우는 것도 겁내지 않는다.

마음으로 다진다.

아무리 발목을 잡아도 난 내 갈 길을 갈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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