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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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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없는 남자


BY 정자 2007-09-28

집에 돌아와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고 한다.

애들은 셋이고 방은 하나고 주방도 하난데 치워도 치워도 어디서 끝이 없는 청소라고 했다.

제일 애매한 것은 아이들 목욕 시킬 때란다.

목욕탕 갈 때 아들만 데려 갈 수 있고.

일곱살  여섯살 연년생인 딸들은 목욕탕 관리사에게 맡긴단다.

그렇다고 진짜 잘 닦아주나 못 닦아주나 용의검사는 옷을 벗겨 검사할 수는 없다.

딸들은 그렇게 아빠하곤 전혀 틀린 여자애인데다.

벌써 눈치가 빼드룸한 큰 딸은 엄마가 멀리 외국으로 간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단다.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외할머니네 가자고 졸라대는 둘쨋딸이다.

툭하면 감기에 잔병치레를 골라서 하는 통에

정이라면 외할머니가 한 삼년 키워 준 그 정을 모조리 기억하고 있는 데.

특히 배가 아프거나 어디가 아프다고 하면 외할머니 손은 약 손 하시면서 슥슥 문질러주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그런데 나와 이혼한 아내는 아이들에게 외갓집도 남의 집이 되었다.

 

내가 제일 후회하는 것은 이혼도 아니고 아이들 키우느라 힘들어 투정하는 것도 아니다.

나랑 같이 살면서 제대로 청소를 한 번 도와 준 기억이 없고.

술마시고 그 술기운으로 내 친구들을 주르르 데려와

술상 봐오라..더 갖고 오라..안주가 부실하다...

손님을 왕같이 모셔라...

이루 말 할 수 없는 갖가지 만용들이 두고 두고 그렇게 아내에게 미안하고 미안하다는 말만

자꾸 하는 버릇이 생긴거다.

 

한 때는 누가 아내를 더 휘어잡고 내 맘데로 용기백배로 잘사나 내 친구들과 내기도 한 게

참 부끄럽다.술값이 지금의 생활비보다 더 지출이 되고, 멋모르고 친목도모를 한다는 계원이 되어 경마네 고스톱에 정신팔려 아이들 얼굴보는 것도 힘들어었다.

 

아내는 나에게 더 이상 경고도 하지 않고 느닷없는 붉은 카드를 보냈다.

그렇게 나는 당할 수 없다고 싸우고 싸우다가

양육권도 모두 내가 더불어 이혼 후 양육비도 줄 필요없는 것을 알기에

거의 아이들을 강제로 데려왔다.

 

나의 어머니는 그렇게 말리지 않으셨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며느리가 지 알아서 이혼을 한다는 데도 말릴 생각을 접으셨는지.

나는 아들로서 나의 아이들을 당연히 같이 키워 주실 주 알았다.

 

그러나 그건 단지 나의 생각이었다.

내가 한 번도 부탁을 하지 않아도 으례 당연한 손자들을 키워 줄 타산으로 용감히 이혼을 햇는 데... 그 후 나의 어머니는 아예 나의 집근처에서 더 먼 곳으로 이사를 가셨다.

 

아내가 잇을 땐 아무때나 늘 자주오셔서 아내와 티격태격하시더니

그나마 이혼 후 아예 멀리 가서 오는 것도 하루가 걸린다고 핑계가 된 거리로 가시니

나 혼자 아이 셋을 키워야 했다.

 

덧)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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