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딸들은 엄마처럼 살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푹 퍼지는 아줌마 옷에 머리는 언제나 꼬불꼬불한 파마머리.
가부장적인 아버지에 눌려 기도 한번 못피고, 아이들 뒷바라지와 시댁식구의 뒷처리에 정신없는 울엄마.
그런 엄마가 싫어 성인이 되자마자 도망치듯 해외로 떠나버렸던 나.
난 그런 엄마를 보며 정말정말 엄마처럼 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건만...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왜그래 엄마와 빼다 박았는지 모르겠다.
가끔 그런 나 자신을 보면 소스라치듯 놀라기도 하고, 기가막혀 혼자 펑펑 울기도 했다.
울엄마의 삶이 난 엄마가 바보이거나 많이 배우지 못한 무지함이라고만 치부해 나또한 엄마를 무시하고 살았건만, 많이 배우고 똑똑하다고 생각한 나라는 존재도 별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울엄마 또한 예전 할머니의 삶을 보고 나와 같은 생각을 했으리라...
그러면서 절대 그런 삶을 살지 않겠다 다짐했으리라...
그리고 딸들이 엄마처럼 살지 않기를 바랬겠지?
지금 30이 넘고, 딸아이를 키우면서 왜이리 엄마가 보고 싶은지 모르겠다.
엄마라는 단어에 가슴이 저며오고, 눈물이 흐르는 이유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피한방울 나지 않을 정도로 독하다고 흔히 듣고 살아온 나인데.
엄마...
당신이 왜이리 보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주름 하나하나가 바늘이 되어 내 온몸을 찌르네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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